미국생활 이야기/딸아이의 학교 생활

베벌리힐스 소방서 앞에서 열린 미국 9.11 테러 12주년 기념음악회 (9/11 Memorial Concert)

위기주부 2013. 9. 1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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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9월 11일, 그러니까 2001년의 9.11 테러가 일어난지 12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미국 전역에서 많은 추모행사가 열렸는데, 우리 동네 베벌리힐스(Beverly Hills)에서 열린 기념음악회에 참석을 했다.

유명한 베벌리힐스 시청타워 아래쪽 건물이 행사를 주최하는 소방서(Fire Department)인데, 그 앞의 도로를 완전히 막고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고가사다리차에 대형 성조기를 걸어서 객석 머리 위에서 펄럭이도록 한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소방서 옆으로는 2011년에 10주년을 기해서 만들어진 작은 9.11기념정원(9/11 Memorial Garden)이 있는데, 오른쪽에 보이는 녹슨 철골이 바로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의 잔해라고 한다.

그런데, 큰 길 건너편 건물의 옥상에는 쌍안경을 든 두 명의 경찰이 있었는데, 난간에 걸쳐진 것은 그냥 막대기가 아니라...

바로 이런 저격용 소총이었다. 이 분은 행사장 바로 뒤 도서관 건물의 2층에서 감시를 하고있는 경찰인데, 동네 9.11 기념행사에 이렇게 저격수까지 배치를 해야하는 미국의 상황이 많은 생각을 하게했다.

여하튼 우리가 일찌감치 이 9.11 기념행사에 참석해서 자리를 잡은 이유는 가운데 앉은 지혜 때문이다.

날이 어두워지고 저녁 7시가 되자, 베벌리힐스 소방서장의 인사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이어서 경찰서장의 인도로 미국의 국민의례가 진행되었는데, 대형 성조기가 걸린 시청쪽에서 경찰 3명이 성조기를 들고 입장해서,

소방대원과 경찰들의 거수경례를 받으며 소방서 옆 국기계양대에 조기로 계양을 했다.

미국국가를 열창하던 이 소녀는 혹시 내가 모르는 베벌리힐스 출신의 가수일지도? ㅋㅋㅋ

인상적이었던 이 장면은 9.11때 희생된 소방관들을 기리는 의미로 조명을 받고있는 2층에 서있는 소방관이 종을 5번씩 끊어서 울리는 것이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옛날부터 소방서에서 종을 울려서 마을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했다는데, 5번을 울리는 것은 중요한 사람이 죽었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리고, 단상에 올라간 지혜와 다른 학생들...^^ 바로 베벌리힐스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9.11에 대한 간단한 에세이 - 글짓기를 했는데, 지혜가 각 학교에서 2명이 선발되는 것에 포함되어서 이 행사에 초대를 받은 것이었다.

처음에는 6명의 학생이 모두 자신이 쓴 에세이를 낭독할 계획이었는데, 시간관계상 행사진행자에 의해서 막판에 취소되었단다.

기념비가 있는 곳에 한 명과 또 여기 소방서 2층에 한 명해서 두 명의 소방관이 떨어져서 트럼펫 연주를 한 것도 아주 멋있었다.

에세이 낭독은 취소되었지만, 뽑힌 여섯명의 학생들은 베벌리힐스 시장(소방서장과 함께 조화를 들고 가는 사람)과 함께 기념비에 헌화하는 행사에 같이 참석을 했다. 특이했던 것은 베벌리힐스의 시장은 국민의례때만 단상에 잠시 오르고, 조용히 헌화만 했을 뿐 따로 연설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명색이 시장인데...?

아까 국가를 부른 여학생과 다른 남성이 무대에 올라가서 듀엣곡을 불렀는데 어떤 9.11 추모곡(?)으로 생각이 되었다.

이상의 프로그램이 모두 끝나고, 기념음악회의 주인공인 LA 변호사 오케스트라(Los Angeles Lawyers Philharmonic Orchestra)의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콘서트가 생각보다 길어서 사진사는 카메라를 들고 주위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9.11기념정원에 세워진 뉴욕 쌍둥이 빌딩의 모형과 저 멀리 조명을 받고있는 고가사다리에 매달린 대형 성조기~

테러, 전쟁, 알카에다... 이런 단어는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베벌리힐스의 9.11 기념식이 오케스트라가 미국국가를 다시 연주하는 것으로 모두 끝났다.

지혜가 글짓기상 받는줄 알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안 줬음 ㅋ), 구경온 친구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는 집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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