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이야기/2014 한국방문

한국방문에서 10여년만에 찾아간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바닷가의 '상전벽해'같은 변화에 놀라다~

위기주부 2014. 7. 2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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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부산이라서 미국으로 이사오기 전까지 매년 명절때 포함해서 2~3번은 부산에 내려갔었지만, 일부러 해운대와 광안리 바닷가쪽에 나가본 적은 결혼한 직후에 한두번...? 그러니까 10년도 훨씬 넘은 것 같았다.

멀리 빨간 기와의 The Westin Chosun Hotel... 그러니까 조선비치호텔(나는 이렇게 부르는 것이 편함)이 내려다 보이는 이 곳은,

미국 LA의 베벌리힐스 같은 동네에 살던 지혜의 학교친구인 앨리의 가족이, 작년 가을에 한국으로 이사 온 부산 해운대의 고층아파트 거실이다. 이번 2주간의 한국방문에서 지혜가 가장 손꼽아 기다린, 바로 친구 앨리와 동생, 그리고 강아지 루비를 만나는 순간이었다.

"부산에 왔으면 밀면을 먹어봐야지~" 점심을 먹기 위해서 해운대 시장통으로 걸어가서 제일 유명하다는 밀면집으로 갔다. 정말 관광객이 된 느낌으로 추억의 매운 밀면을 맛있게 먹고는 바닷가로 걸어갔다. 두둥~

6월초였는데 백사장을 가득 매운 파라솔과 많은 사람들~ 외국인들도 군데군데 보이고, 무엇보다도 저 뒤로 진부한 표현이지만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있는 고층 아파트들!

심지어 저렇게 언덕 위에까지 40~50층은 되어보이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고, 해운대 백사장도 제법 넓어진 것 같았다.

이 날은 모래조각 축제가 있어서, 모래사자를 배경으로 아이들이 사진을 찍었다.

고향에서 가족사진도 하나 찍고... 본 여행기 모든 사진은 핸드폰으로 찍은 것인데, 이 정도면 무거운 DSLR 들고다닐 필요가 없겠다.

더 놀라웠던 것은 조선비치호텔 앞에서 내려다 본 이 해운대 바다의 물색깔인데, 이건 도저히 1989년까지 부산에서 살았던 내가 기억하고 있는 '해운대 똥물'이라는 표현의 그 해운대가 맞나싶었다. "저런 청록색 바다는 동남아시아 휴양지에 가야 볼 수 있는건데?!"

한국에도 많은 산책로와 등산로가 선진국처럼 정비되고 있다는 뉴스는 봤지만, 여기 해운대 동백섬을 한바퀴 돌아볼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게 만들어놓은 길도 정말 예술이었다. 해운대 입구의 설명을 보니까 '갈맷길'이라고 부산의 해안선 전체 264km를 9개의 코스로 나눠서 이렇게 산책로를 다 만들어 놓았다고 하는데, 언젠가는 정말 꼭 다 걸어보고 싶었다.

동백섬에서 바라보는 해운대 바닷가~

때 맞춰 등대도 하나 등장해주시고... 이건 뭐 미국 오레곤코스트(Oregon Coast)의 등대 저리가라 수준이었다. ㅋㅋ

동백섬을 한바퀴 돌아가니 유명한 누리마루 건물과 함께 저 멀리 광안대교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앨리엄마의 안내에 따라서 저 고층 아파트들이 있는 곳으로 갔는데...

두산건설에서 지은 위브더제니스(We've the Zenith)라고 했던가? 80층의 높이만큼이나 아파트 이름도 어렵다...^^

이런... 미국 LA에서 온 촌놈 코 베어갈라~ ㅋㅋ 이 아파트에는 가끔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견학(?)을 오기도 한다는데, 우리는 우아하게 이 아파트 상가에 디저트를 먹으러 온 것이란다.

바로 이 팥빙수(떡빙수?)로 '설빙'이라는 가게였는데, 우리 가족이 2주동안 한국에서 먹어 본 음식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맛이었다. 요즘 한국에서 '옥루몽'이라는 곳과 함께 '설빙'이 전통 팥빙수 체인으로 엄청 히트라고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미국으로 돌아와보니 LA한인타운의 CGV극장이 있는 마당몰에 LA지점이 곧 오픈 예정이라고 한다.

저녁은 유럽출장에서 돌아온 앨리아빠와 함께 예약해놓으신 광안리 횟집으로... 이 자리를 빌어서 앨리엄마/아빠에게 감사~^^

저녁을 먹고나서는 광안리 백사장으로 내려와서 광안대교의 조명쇼도 봤다. 저 멀리 유람선같은 배도 한 척 떠있고, 가까이 백사장에는 하와이에서 본 듯한 파라솔(?)도 있고... 참 광안리 바닷가도 많이 바뀌었구나~

사진이 흔들렸지만 즐거워하는 지혜와 주아의 뒤로 대연동쪽으로 백사장이 길게 이어진게 보인다. "지혜야~ 아빠도 한 때 여기서 좀 놀았단다... ㅋㅋㅋ"

민락 회센터 쪽의 건물들도 많이 바뀐 것 같았는데... (자꾸 사진을 보고 있으면 왕년의 추억을 글로 주절거릴 것 같아서, 여기까지!) 해운대 앨리집으로 함께 가서 간단하게 2차를 하고는, 지혜는 앨리와 같이 자기로 해서 놔두고 우리 부부만 대연동에 있는 처가 형님댁으로 갔다.

다음 날 오후에 앨리집에 들러서 지혜를 픽업해서, 광안대교를 건너면서 바라본 수영만 매립지에 들어선 고층아파트들의 모습이다.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뽕밭이 푸른바다로 바뀌는 것이라면, 여기는 누런바다가 빌딩숲으로 바뀌었으니 '황해석림(黃海石林)'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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