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데스밸리

바다 아래에 있는 골프장 - 데스밸리 Furnace Creek Golf Course

위기주부 2010. 10. 2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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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인 Coors Field를 아실겁니다. 로키산맥의 옆에 있어서 해발고도가 1,609m인 'Mile-high City'라고 불리는 도시, 덴버(Denver)에 있는 이 야구장은 지구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희박한 공기와 약한 중력의 영향으로 타자들이 치는 공이 이론적으로는 9%의 거리가 더 날아가서 다른 메이저리그 구장들에 비해 홈런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와서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여기, 정반대의 효과로 드라이버의 비거리가 가장 짧은, 다시 말해서 '골프공이 가장 멀리 날라가지 않는' 골프장이 있습니다. 지구의 중심에서 가장 가까운 골프장 - 미국 데스밸리국립공원에 있는 퍼니스크릭 골프장(Furnace Creek Golf Cours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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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데스밸리 캠핑여행의 둘째날 아침에, 텐트에서 아무리 뒤척이면서 기다려도 사막의 뜨거운 아침햇살이 비추지를 않더군요... 나와보니까 이렇게 구름이 잔뜩 끼었습니다. (데스밸리에도 겨울철에는 구름도 자주 끼고, 가끔 비도 내린다고 함) 더 자야하는 아내와 딸을 텐트에 남겨두고 카메라를 들고 산책을 나왔습니다. 위의 사진은 캠핑장 바로 옆의 공원관리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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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관리소에서 Airport Road를 건너면 주유소가 있고, 그 옆으로 야자수가 우거진 곳 앞에 사진과 같은 푯말이 서있습니다. 'FURNACE CREEK GOLF COURSE, 214 FEET BELOW SEA LEVEL' 즉, 바다 아래 214피트(65m)에 있는 골프장입니다. 여기서, 혹시 '제목을 보고 낚였다'라고 생각하실까봐 말씀드립니다. '바다 속'이 아니고 그냥 바다보다 높이가 낮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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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th Hole Grill이라는 클럽하우스의 모습입니다. 아침 8시가 안된 시간인데 사람들이 벌써 많이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골프장은 미국 국립공원내의 숙소를 운영하는 잔테라(Xanterra)에서 여기 Furnace Creek Inn & Ranch와 같이 관리하는데, 다른 많은 미국의 넓은 국립공원들 중에서, 이렇게 골프장이 있는 곳이 또 있는 지가 궁금하더군요. 여기는 1931년에 처음 9홀이 만들어졌고, 이후 데스밸리 전체가 1932년에 국가기념물, 1994년에 국립공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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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프장의 고도는 -65m로,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곳(The World's Lowest Place)에 있는 골프장입니다. 또한, 캘리포니아에서 최초로 사막 한가운데 만들어진 잔디골프장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죽음의 계곡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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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골프코스는 1997년에 Perry Dye가 완전히 재설계를 한 18홀, 파70의 코스라고 하는데, 미국의 Golf Digest가 선정한 'America's 50 Toughest Courses'에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코스가 정말 어려운건지, 아니면 한여름에 더워서 플레이하기 어렵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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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흐려서 영~ 사진이 분위기가 없지만) 누가 이 사진만 보고 여기가 죽음의 계곡, 데스밸리 사막의 한가운데라고 하겠습니까? 프로샵의 직원에게 물어보니까, 낮최고 기온이 평균 45°C까지 올라가는 한여름에도 여기서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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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운데 저 멀리로 벌써 하얀 눈이 덮인, 여기 데스밸리국립공원에서 가장 높은 해발 11,049ft(3,368m)의 텔레스코프피크(Telescope Peak) 정상이 보입니다. 여기 골프장이 해저 65m니까, 높이 차이가 무려 3,433m나 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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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비거리' 이야기를 다시 안할수가 없겠죠? 골프장 홈페이지에도 '약간 더 큰 중력과 높은 공기의 밀도 때문에, 플레이가 영향을 받는다'라고 써 놓기는 했습니다만, 사실 많은 골프장들이 바다 바로 옆인 해발 5~10m에 있는 것을 생각하면 100m도 안되는 차이는 거의 무시할 수 있죠...^^ (처음 언급한 야구장 Coors Field는 차이가 1,600m로 훨씬 큽니다) 하지만, 워낙 골프가 민감한 게임이라고 하니, 정말 차이가 느껴질지... 다음에 제가 한 번 여기서 플레이를 해보고 말씀을 드리죠. 아직은 골프에 입문한지가 겨우 두 달밖에 안되어서...^^ 대신에, 저기서 티샷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물어볼 걸 그랬읍니다...
"Is here any differe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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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Furnace Creek 골프장이 끝나는 곳에는 이렇게 작은 비행장도 있는데, 경비행기 3대와 작은 헬기가 2대나 있었습니다. 빨리 캠핑장으로 돌아가서 아내하고 딸도 깨우고, 아침밥을 해야 겠습니다. 아직 데스밸리에서 볼 곳이 많이 남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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