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봄방학때 처음으로 워싱턴DC에서 보스턴까지 750 km를 1박2일로 운전해서 올라간 것과, 또 지혜를 픽업해서 2박3일로 여행하며 내려온 것을 이미 소개해드렸었다. 두 달이 지나서 여름방학을 한 지혜가 기숙사의 짐을 모두 빼야해서, 또 다시 차를 몰고 보스턴까지 그 먼거리를 그냥 1박2일만에 빡세게 왕복을 했는데... 우리 가족 여름휴가 여행기의 프롤로그로, 둘쨋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린 펜실베니아 주의 관광지 한 곳을 보여드린다.
그 전에 먼저 첫쨋날의 사진 한 장만 보여드리면, 토요일 오후 3시반에 출발을 해서 밤 9시반에 기름을 넣고있는 여기는 코네티컷 주의 뉴타운(Newtown)이라는 시골 마을인데, 10년전에 발생했던 가장 슬프고 끔직했던 총기난사 사건으로 어린이들이 희생되었던 샌디훅(Sandy Hook) 초등학교가 있는 곳이었다. 원래 계획은 지난 번처럼 이쯤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었는데, 전날 예일 대학교가 졸업식을 해서 그런지 적당한 가격의 방이 부근에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2시간여를 더 운전해서 자정 가까운 시간에 보스턴 근교까지 가서 숙박을 했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 일찍 지혜의 기숙사로 가서 짐을 뺄 수가 있었다. 원래 계획은 추가로 1박을 하면서 근처의 다른 여행지들을 둘러보고 월요일에 집에 돌아가는 것이었지만, 곧 비행기를 타고 여름휴가를 떠날건데 굳이 1박을 더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아서, 집으로 그냥 바로 내려가기로 했다. 대신에 경로를 조금 돌아가더라도 일부러 내륙쪽으로 잡아서, 이제부터 보여드리는 '달달한 여행지' 한 곳을 잠깐이라도 들러서 구경하기로 했다.
펜실베니아의 주도인 해리스버그(Harrisburg) 동쪽에 있는 허쉬초콜릿월드(Hershey's Chocolate World)는 1894년에 창업한 미국 허쉬 초콜릿 회사의 첫번째 공장이 있던 자리에 만들어진 비지터센터로 1973년에 문을 열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소나기가 내리던 날씨라서 모녀가 우산을 받쳐쓰고 입구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허쉬초콜릿월드는 이 곳을 시작으로 해서 현재 전세계에 5곳이 있는데, 나머지는 차례로 라스베가스 스트립, 나이아가라 폭포, 뉴욕 타임스퀘어, 그리고 아시아 싱가포르에 만들어졌다.
반짝이는 포토부스에서 사진을 찍는 방문객들인데, 우리도 다른 사람들을 찍어 준 후에...
허쉬스(Hershey's), 키세스(Kisses), 리세스(Reese's) 마스코트들과 함께 사진을 부탁해서 찍었다~
비지터센터 관람과 잠시 후 소개할 투어는 무료이지만, 나머지 여러 체험이나 4D영화 등은 유료이기 때문에 여기서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차피 시간도 별로 없었기에 그냥 이렇게 달달한 초콜릿 향기가 가득 풍기는 기념품 코너를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가게 안에는 여러 초콜릿 제품과 관련된 많은 상품들을 살 수 있는데, 여기는 허쉬에서 1907년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판매하기 시작한 작은 원뿔형의 초콜릿인 키세스(Kisses) 관련상품 진열대이다.
의외로 허쉬 회사에서 가장 매출액이 많다는 리세스 피넛버터컵(Reese's Peanut Butter Cups)은 1923년에 Harry Burnett Reese라는 사람이 개발한 것인데, 1963년에 허쉬가 그의 회사를 인수했다고 한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다랗고 말랑말랑한 캔디인 트위즐러(Twizzlers)도 1929년에 다른 회사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역시 1982년에 허쉬가 합병을 했단다.
재미있는 것은 위기주부도 좋아하는 이 킷캣(Kit Kat)인데... 이 또한 다른 회사의 제품으로 1969년부터 허쉬가 라이센스를 받아서 생산과 판매를 해왔는데, 문제는 그 회사가 1988년에 허쉬의 경쟁사라 할 수 있는 유럽의 네슬레(Nestlé)에 인수가 된 것이다. 하지만 허쉬의 라이센스는 계속 유효하기 때문에 미국내의 킷캣은 지금도 허쉬의 제품이라는 사실...!
캔디머신에 들어있는 작은 알갱이들도 모두 허쉬에서 생산하는 제품들과 관련이 있는 알갱이들로 채워져 있었다.
앞서 소개한 전세계 5곳의 허쉬초콜릿월드들 중에서도 여기 발생지에만 있는 투어를 하기 위해서 입구로 들어가고 있는데, 벽에 그려진 인상 좋은 노신사가 바로 밀턴 허쉬(Milton S. Hershey)이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 투어가 우리 가족 여름휴가의 전초전이라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투어로 향하는 기다란 통로를 따라서 2층으로 올라가니까, 이렇게 기념품 매장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는데, 기둥과 벽면을 허쉬바처럼 만들어 놓은 것도 눈에 띄지만, 무엇보다도...
이 계산을 기다리는 기다란 줄... 기념으로 뭐 하나 사려고 해도,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를 했다. 문 닫을 시간이 다 되어서인지 통로에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끝까지 바로 걸어갔는데, 거기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탑승형 어트랙션으로 움직이는 차에 타고 초콜릿이 생산되는 과정을 정말 최신의 모형과 화면으로 보여주었다. 전체 9분 정도로 조금 길지만 유튜브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시면 투어 전체의 내용을 직접 확인하실 수 있다. 탑승을 마치고 나가는 길에는 작은 허쉬바를 우리에게 하나씩 챙겨주는 것도 잊지 않아서 정말 즐거웠다.
울트라 사이즈의 키세스 초콜릿을 들고있는 모녀~ 이외에도 커다란 랩탑만한 허쉬바와 사람 얼굴만한 리세스 등도 사서 먹을 수가 있다.
구경을 마치고 입구 옆에 세워진 키세스 자동차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오른쪽 뒤로 보이는 두 개의 굴뚝은 실제 1903년에 여기 만들어진 공장의 일부이다. 왼쪽 뒤의 노란색은 놀이동산인 허쉬파크(Hersheypark)의 롤러코스터로 이외에도 커다란 스타디움과 공연장 등이 모여있는 이 마을의 이름도 허쉬(Hershey)이다. 초콜릿을 정말 좋아하는 분이 아니라면 일부러 찾아갈 필요까지는 없지만, 지난 번에 소개했던 아미시빌리지(Amish Village)와 게티스버그(Gettysburg)에서 가까우므로 충분히 함께 둘러볼만한 곳이다.
P.S. 블로그에 정치/사회적인 이슈나 의견은 쓰지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첫번째 사진 아래에 샌디훅 이야기를 해놓고 보니, 어제 또 텍사스의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로 4학년 어린이 19명과 선생님 2명이 사망한 사건을 모른척 할 수가 없네요~ 나이가 18세만 되면 순식간에 수십명을 죽일 수 있는 자동소총을 아무나 구입할 수 있는 나라, 하지만 헌법이 보장한 무장의 권리라는 이유로 총기규제가 절대로 불가능한 나라인 미국... 정말 과격한 말을 여기에 쓰고싶지만 참기로 하고, 이유없이 희생당한 아이들과 선생님의 명복을 빌 뿐입니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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