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뉴욕

뉴욕 허드슨 강의 3천억짜리 인공섬 공원인 리틀아일랜드(Little Island)와 첼시마켓, 하이라인파크 등

위기주부 2022. 7. 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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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3명이 함께 미국 뉴욕을 처음 방문했던 것은 2011년 봄방학의 워싱턴/나이아가라/뉴욕 여행 때였다. 당시 여행계획을 담당했던 아내가 뉴욕에서의 첫날에 타임스퀘어를 구경한 후에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이 맨하탄 미드타운의 첼시(Chelsea) 지역이었는데, 오래된 공장과 고가철로를 재활용해서 관광지로 탈바꿈을 시켰던 것이 흥미로웠었다. 그 첼시의 허드슨 강변에 또 다른 볼거리가 작년에 새로 생겼다고 해서, 7월 뉴욕 당일치기 여행의 두번째 목적지로 찾아가기로 했다.

첼시마켓 부근 두 바퀴를 돈 끝에 겨우 스트리트파킹 자리를 찾아서 10th Ave 쪽으로 걸어나오니 테레사 수녀와 간디가 그려진 벽화가 눈에 띄어 사진을 찍었다. 그랬더니 지혜가 모퉁이에 보이는 동글동글한 유리창을 가진 건물이 Lantern House라는 럭셔리콘도로 유명한 영국 건축가인 토마스 헤더윅의 작품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래? 한 달 살더니 뉴요커가 다 되셨네! 뮤지컬 헤드윅(Hedwig)은 들어봤는데, 건축가 헤더윅이 누구야?"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이 쇼핑몰이나 공원에 가면 요즘 자주 보이는, 그가 발명한 '팽이의자' 스펀체어(spun chair)에 앉아있다. 그는 새로운 런던의 이층버스와 2012년 런던올림픽 성화대를 설계한 디자이너 겸 건축가로, 현재 이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사람이다. 여행기에 이렇게 건축가의 사진까지 찾아서 보여드리는 이유는 아래의 글을 계속 읽어보시면 차차 알게된다~

10번가를 따라서 남쪽으로 조금 걸어가니 먼저 첼시마켓(Chelsea Market)의 입구를 알리는 '소 그림'이 나왔는데, 왜 소가 그려져 있는지 등등 이 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는 여기를 클릭해서 지난 2011년 여행기를 보시면 된다.

첼시마켓 내부를 일단 먼저 들어가 보았는데, 10여년 전에는 생선이나 고기를 파는 진짜 시장의 분위기가 있었다면... 지금은 그냥 전체가 푸드코트와 기념품가게로 바뀐 것 같았다. 옛날 방문했을 때를 떠올리며 조금 둘러보다가 진짜 목적지를 찾아서 다시 밖으로 나와 강가로 걸어갔다.

서울에 한강공원이 있다면 뉴욕에는 허드슨리버파크(Hudson River Park)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강변 자전거 도로를 건너서 찾아가고 있는 저 멀리 보이는 언덕이 이 날 우리의 두번째 목적지였다.

55번 부두가 있던 허드슨 강변에 작년 5월에 문을 연 리틀아일랜드(Little Island)는, 사진과 같이 높이와 모양이 다른 튤립 모양의 콘크리트 기둥 132개를 강바닥에 박아서 만든 인공섬 공원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순전히 저렇게 아랫부분을 멋지게 만든다고 총 공사비가 무려 2억6천만불, 즉 3천억원이나 들었다는데... 리틀아일랜드를 이렇게 비싸게 설계한 사람이 앞서 소개한 토마스 헤더윅이다.

다리를 건너 인공섬 위로 올라가보면 그냥 이렇게 자연스럽게 잔디가 깔려있는 공원인데, 맨하탄 미드타운의 평평한 빌딩숲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언덕이 만들어져 있다.

언덕 한 쪽에는 약 700석 규모의 원형극장이 만들어져 있고, 여기를 지나서 정사각형 모양 공원의 남서쪽 끝에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가면...

남쪽으로 뉴욕 로워맨하탄(Lower Manhattan)과 강 건너 뉴저지 저지시티(Jersey City)의 고층건물들이 모두 보였다.

이렇게 보니까 가운데 104층의 원월드 무역센터가 확실히 높은 건물인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리고 '맨하탄뷰'를 자랑하는 저지시티의 고층 아파트와 콘도들... "로또 당첨되면 저기에 집 하나 사야겠다. 아니, 그냥 맨하탄 안이 더 좋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을 하면서 따님과 V자 사진 한 장 찍어다. 공원의 꽃들이 좀 지기는 했지만 날씨가 참 좋았다.

'작은섬 공원'의 전체모습을 보며 내려가는데, 오른쪽으로는 멀리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삼각형으로 잘려진 단면을 가진 높은 건물이 보인다.

저 가운데 멀리 각진 현대식 유리 건물이 서있는 곳은 허드슨야드(Hudson Yards)로, 서울의 용산처럼 강변의 옛날 철도 차량기지 땅을 고층건물군의 쇼핑몰과 호텔 및 콘도단지로 최근에 개발을 했다고 한다. 뾰족하게 옆으로 툭 튀어나온 발코니는 '에지(Edge)'라는 유료전망대이고, 저 쇼핑몰 중앙 광장에 최근 뉴욕에서 가장 뉴스가 되었던 미술작품(?)이 만들어져 있다. 오전에 바로 옆의 11번가로 차를 몰고 내려오면서 직접 보기는 했지만, 사진을 찍지 못해서 인터넷에서 아래 사진을 가져왔다.

2,500개의 계단이 154개의 경사를 따라 16층 높이까지 커다란 그릇을 만들면서 연결된 '베슬(Vessel)'도 역시 앞에 등장했던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의 작품이다. 공식적으로는 건설비 7천5백만불로 2019년 3월에 완성되었지만, 소문으로는 최대 2억불이 들었을 거라고 한다. 아름다운 이 조형물이 논란이 된 이유는... 누구나 무료로 저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던 작년 1월까지 3명이 뛰어내려 자살을 했고, 그래서 5월부터는 혼자는 못 올라가고 입장료도 10불씩 받았지만, 두 달만인 7월에 가족과 함께 올라간 14살 소년이 또 뛰어내려 죽는 바람에 지금은 무기한 폐쇄되었기 때문이다. 불과 2년 전에는 '맨하탄의 에펠탑'으로 불리며 인기와 주목을 끌었지만, 지금은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죽음의 계단'으로 불리면서 재개장 가능성도 낮다고 한다.

다시 첼시 리틀아일랜드 여행기로 돌아와서... 콘크리트 튤립 아래를 지나는 이 쪽이 정문인 것 같으나, 우리는 차를 세워둔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왔던 옆문으로 다시 나갔다. (리틀아일랜드의 설계나 건축과정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해서 박영우 건축가의 포스팅을 보시기 바람)

옛날 뉴욕여행의 추억을 또 찾아서, 버려진 고가철로를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하이라인파크(High Line Park)에도 잠시 올라가봤다. 이 날 날씨가 참 더워서 마음만은 위기주부도 맨발로 저 물 위를 걷고 있었다는...^^

철로 위의 수풀 속에 놓여진, 조금 섬뜩하게 보이던 눈물 흘리는 조각상들 모습이다.

첼시마켓 건물을 통과하는 구간까지 걸어오니 그늘에 많은 가게들이 모여 있었다. 시원한 것을 하나 사서 마시려고 하는데 그늘에는 마땅히 앉을 곳이 없어서 내려가 건물 안에 다시 들어가보기로 했다.

과일을 즉석에서 갈아주는 이 집에서 스무디를 샀는데, 우리 부부에게는 결혼 20주년 기념여행으로 갔던 페루 쿠스코의 샌페드로 시장에서 마셨던 과일쥬스의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마침 빈 테이블이 나와서 딸아이의 뉴욕 인턴생활과 미래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는 차로 돌아가서, 지혜를 아파트에 내려주고 바로 다시 4시간을 운전해서 버지니아의 집으로 돌아왔다. 8월에 인턴이 끝나면 또 데리러 가야하니까, 우리 부부의 찔끔찔끔 뉴욕여행은 그래서 다음 달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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