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과 공연장

작지만 재미있는 볼거리가 많은 공예품 전용 미국 미술관인 스미소니언 렌윅갤러리(Renwick Gallery)

위기주부 2022. 8. 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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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서 가까운 렌윅갤러리(Renwick Gallery) 건물은 1874년에 워싱턴DC 최초의 미술품 전시관인 코코란 미술관(Corcoran Gallery of Art)으로 건설되었는데, 스미소니언 캐슬과 뉴욕 세인트패트릭 대성당 등을 설계한 건축가 James Renwick Jr.의 작품이다. 개관 후 20여년이 지나서 코코란은 더 큰 건물을 지어서 이전하고, 1899년부터는 연방정부의 사무실로 1960년대까지 사용되다가 오래되고 협소해 철거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시 영부인인 재클린 케네디의 노력으로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후에 1972년에 스미소니언 재단 산하의 미술관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되었다.

이 날도 실버라인 전철을 타고 DC 구경을 나왔지만, 내셔널몰까지 4개 정거장 전인 Farragut West 역에서 내렸다. 지상으로 올라오니 북쪽의 Farragut Square의 공원이 나왔는데, 모두 저 동상의 주인공으로 미해군의 첫번째 제독인 데이빗 패러것(David Farragut)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그는 불과 11살의 나이에 양부를 따라 배에 올라서 1812년 전쟁에 참여했고 21살에 지휘관이 되었다. 멕시코 전쟁을 거쳐서 남부 테네시 출신이지만 북군의 해군을 이끌고 남부 봉쇄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거기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스미소니언 미국미술관 렌윅갤러리(Renwick Gallery of the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가 나오는데, 19세기 이후의 공예품(craft) 위주 전시를 하는 작은 별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건축가 렌윅이 이 건물을 설계할 때 프랑스 루브르의 튈르리 궁전(Tuileries Palace)을 본땄기 때문에, 완공된 후에는 '미국의 루브르(American Louvre)'로 불리기도 했단다.

올해로 정확히 개관 50주년을 맞아서 This Present Moment: Crafting a Better World 기념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예전에 뉴멕시코 산타페(Santa Fe)에서 봤던 '기적의 계단'을 떠올리게 하는 원형의 나무계단이 있었다. 이러한 장식미술(decorative arts)도 공예품과 함께 이 미술관의 중요한 주제라고 한다.

또 행위예술(?) 작품도 있었는데, 전시된 유리로 만든 고글과 헬멧 및 물주머니에 슬리퍼까지 유리로 만들어서 신고는 뒤쪽 사진과 같이 멕시코 국경장벽 앞을 걸었단다. 하지만 유리 슬리퍼가 깨지는 바람에 얼마 못가서 포기했다고... '국경의 신데렐라'인가?

빠질 수 없는 기념품 가게 구경인데, 벽장 위의 사다리와 문 위에 걸린 물고기(?)도 파는 건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레드카펫이 깔려있는 줄 알았으면 드레스라도 준비해 올 걸...^^ 반짝이는 샹들리에 아래를 지나서 정면에 오렌지색 빛이 나는 방으로 들어갔다.

넓은 공간에는 색색의 조명을 받는 커다란 그물(?)이 사방으로 매달려서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고, 바닥에는 등고선처럼 보이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멀리 벽에 붙은 설명에 따르면 작품명 <1.8 Renwick>은 2011년 일본 토호쿠 대지진으로 지구의 자전주기가 백만분의 1.8초 짧아진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간과 물리적 세계의 상호작용을 나타내고 있단다. "현대미술에 대한 설명은 더 이상 쓰지 않기로 다짐했었는데..."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 구멍이 뚫린 그물을 배경으로 커플셀카를 찍을 때는 조명이 보라색 계열로 천천히 바뀌었다~

만화 스펀지밥에 나오는 '불가사리'인 패트릭을 따라하는 위기주부와

노래 부르는 오페라 가수(Opera Singer)를 흉내내는 아내의 모습이다.

멀리서 볼 때는 해바라기인지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자세히 보니까 엄청 기괴하고 무서움...

팔각형의 홀에 설치된 네온사인 작품인데 'UNIMAGINABLE' 단어만 불이 꺼졌다 켜졌다 했다. "지금 이 순간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였었다."

스타벅스의 종이컵과 두껑 등의 일회용품들만 잔뜩 모아 놓았던 <Drag>라는 작품이다.

한국계 예술가의 작품도 있었는데, 찌그러진 백자에 그려진 그림을 자세히 보면 산수화 가운데에 공룡이 노닐고 있다.^^

이렇게 2층을 한 바퀴를 돌고 그랜드살롱으로 다시 오니까 이번에는 푸른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 방에는 피아노도 한 대 놓여 있었는데 음악까지 더해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건너편으로 가서 사진의 모델이 되어준 후에 함께 다시 레드카펫을 밟고 아래에 보이는 출구로 나가는 것으로 30분 정도의 짧은 렌윅갤러리(Renwick Gallery) 관람을 마쳤다.

미술관 정문 앞에는 비밀경호팀(Secret Service) 소속의 반짝반짝한 경찰차들이 옆으로 나란히 서서 도로를 막고 있다. 그 이유는 가로수 너머로 보이는 아이젠하워 행정동(Eisenhower Executive Office Building)의 바로 왼편으로, 이 날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 '펜실베니아 애비뉴 1600번지' 주소의 백악관(White House) 정문이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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