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뉴욕

뉴욕 월스트리트(Wall St)의 황소상과 소녀상, 세계무역센터 911 메모리얼과 쇼핑몰 오큘러스(Oculus)

위기주부 2022. 9. 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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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초에 시작해서 두달반 동안 뉴욕시(New York City) 맨하탄에서 진행되었던 지혜의 여름인턴 덕분에, 우리 부부는 6월과 7월에 모두 당일치기로 두 번 뉴욕을 잠깐 구경했었다. 그리고 지혜가 인턴을 마치는 8월의 주말에 맞춰서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누나 가족이 처음으로 뉴욕여행을 하기로 하셔서, 우리도 함께 1박만 하면서 '가이드'를 해드기로 했던 것이다. 도착하신 일요일 저녁에는 요즘 가장 인기있는 전망대에 올라가서 야경을 구경했고, 다음날 오전에 페리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을 갔다가 이제 로워맨하탄(Lower Manhattan)으로 돌아온 이후의 이야기를 할 차례이다. 우리집 3명은 이 날 오후에 차를 몰고 버지니아의 집으로 먼저 돌아갔기 때문에, 이 포스팅이 당분간은(?) 위기주부가 보여드리는 뉴욕의 마지막 모습이 되지 싶다.

페리에서 내려 사람들을 따라 걸어 나오면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작은 공원인 볼링그린(Bowling Green)이 나오고, 그 정면에 1907년에 만들어졌다는 멋진 건물이 서있다. 안에는 스미소니언 재단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국립 인디언박물관(National Museum of the American Indian)의 뉴욕별관이 있지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내부 구경은 또 다음을 기약하고 공원 건너편으로 시선을 돌렸다.

다운타운의 빌딩에 둘러싸인 작은 공원의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 너머로 관광버스와 인파가 가득 몰려있고, 그 가운데에 뭔가가 반짝거리며 우뚝 솟아있는 것이 보인다.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반짝이는 커다란 물체는 황소의 엉덩이였다~ 그 아래에 노랗게 더 반짝이는 '쌍방울'에 양손을 갖다데고 사진을 찍으신 분이 막 일어나시는 참인데, 그런 포즈로 자신도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의 긴 줄이 왼편에 만들어져 있었다. 별도로 또 오른편에도 철제펜스 너머로 만들어진 줄을 지나서 앞쪽으로 가보면,

세계금융의 중심인 맨하탄 월스트리트(Wall Street)의 상징이 된 유명한 '돌진하는 황소(Charging Bull)'를 볼 수 있었다. 이 황소상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져서 우여곡절 끝에 뉴욕시를 대표하는 명물로 자리잡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래의 2011년 여행기에 설명이 나와있다.

저 때 10여년 전에는 황소상 주변에 펜스도 없고 줄도 없어서, 낮에는 무조건 저렇게 '단체사진'만 가능했던 기억이고, 클릭해서 보시면 황소에 올라타고 안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고 그랬었다. 지금은 주변에 펜스가 쳐져서 독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하지만, 많이 기다려야 해서 우리 일행은 황소뿔을 잡고 사진을 찍는 것은 생략했다.

뾰족한 교차로 모퉁이에 이렇게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위험성 때문에, 2019년에 뉴욕시에서 안전을 위해 다른 위치로 옮기려고 했지만, 30년 이상 전시된 이 자리에 계속 남아있기를 바란 조각가의 의견에 따라 철회되었다. 그런데 작년 2021년에 그 이탈리아 조각가가 80세의 나이로 고향 시칠리아에서 숨졌기 때문에, 앞으로는 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란다.

근처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은 후에 다음 목적지를 찾아가는 모녀가 서있는 곳은 브로드스트리트(Broad St)이고, 이 길이 교차하는 월스트리트(Wall St)와 만나는 모퉁이에 저 성조기가 걸려있는 건물이...

월가를 대표하는 뉴욕 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 NYSE)로 빌딩의 전면만 커다란 돌기둥을 세워 신전처럼 보이게 1903년에 만들어서 국가유적으로도 지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 건물의 정면사진을 찍는 위기주부 옆에 왠 작은 소녀 한 명이 당돌한 자세로 서서는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뉴욕 월가의 용감한 소녀상이라고 많이 부르지만, 원제를 직역하자면 '겁없는 소녀(Fearless Girl)'인 이 조각은 원래 2017년 3월에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서 앞서 소개한 황소상을 마주보는 위치에 처음 세워졌다. 하지만 황소의 돌진, 즉 주식시장의 상승을 막는 것 같다는 의견과 황소상을 부정적으로 보이게 한다는 조각가의 항의에 따라서 2018년 11월에 현재의 이 위치로 옮겨졌다.

"앞으로 이 곳은 내가 접수한다!" 이 소녀상이 남성 중심의 월가 금융계에서 여성 참여의 확대와 승진에서의 성평등을 주장하는 의미의 조형물로 만들어진 것은 맞지만, 제작을 후원한 곳이 성별다양성지수(Gender Diversity Index)가 높은, 즉 쉽게 말해서 여성 임원이 많은 상장사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를 운용하는 나스닥 투자회사라는 점에서, 공공예술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도 따른다고 한다.

여기서 월스트리트 바로 건너편에... 황소상과 소녀상에 밀려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동상이 정면에 세워져 있는 페더럴홀 국립기념관(Federal Hall National Memorial)이 자리잡고 있다.

정면 입구는 보수중이었기 때문에 뒷문으로 잠깐 들어가서 구경해보기로 했다. 지금의 그리스 신전과 같은 건물은 1842년에 세관(Custom House)으로 새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건물이 세워진 장소가 가지는 의미이다.

원래 이 자리에는 1703년에 만들어진 뉴욕 시청(City Hall)이 있었는데, 미국 독립 후에 뉴욕이 미국의 수도이던 1785~1789년 기간에 국회가 열렸고, 1789년에 워싱턴이 대통령 취임선서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시청은 1812년에 완전히 철거가 되고, 지금의 이 건물이 새로 들어선 것이다.

월스트리트는 맨하탄을 남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하는 도로인 브로드웨이(Broadway)를 만나면서 끝나고, 그 건너편에 서있는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라는 트리니티처치(Trinity Church)를 잠깐 바라보고는 횡단보도를 건너서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더 가까이 다가가면 광각으로도 사진에 다 들어오지 않는, 전체높이 1,776피트(541.3 m)의 원월드트레이드센터(One World Trade Center, 1WTC)의 사진을 한 장 찍고는 그 아래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안내판에 그려진 파란색 정사각형 두 개가 911테러로 무너진 쌍둥이 빌딩이 서있던 자리이고, 지금은 그 자리에 두 개의 정사각형 연못이 대신 만들어져 있는... 국립 911메모리얼(National September 11 Memorial) 또는 '그라운드제로(Ground Zero)'에 들어선 것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남쪽 타워가 있던 자리에 만들어진 사우스풀(South Pool)인데, 그냥 추모의 의미로 흑백으로 올려본다~ (마침 여기 그라운드제로를 방문했던 여행기를 블로그에 올리는 날이 911테러가 발생한 지 정확히 21주년!)

연못의 정사각형의 테두리를 둘러싼 사방에서 쏟아진 눈물이 모여서 다시 한가운데 깊은 곳으로 떨어지는 소리를 직접 들려드리기 위해서 찍은 짧은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가 있다.

911박물관이 추모공원 안에 만들어져 있는데, 우리 일행은 시간이 빠듯한 관계로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참고로 박물관은 유료로 운영되지만 매주 월요일 아침 7시에 그날 오후 3시반에 입장하는 한정된 수량의 무료 티켓을 온라인에서 선착순으로 예약이 가능하다고 한다.

NYPD 경찰차들만 서있는 도로 건너편으로 이제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뉴욕의 명소가 등장을 해주셨다. 여기서 봐서는 하얀 생선가시처럼 보이지만, 노스풀(North Pool) 너머 멀리에서 보면 양쪽으로 날개를 펼친 하얀 새처럼 보인다고 하는 세계무역센터 교통허브(Transportation Hub)로 2016년에 만들어진 쇼핑몰 겸 지하철 역사인 오큘러스(Oculus)이다.

회색의 고전적인 빌딩들 아래의 공사가림막에 원색으로 그려진 현대적 벽화들을 잠깐 구경하고는 총공사비가 40억불, 한국돈으로 5조원 이상이 들어가서 세상에서 가장 비싼 전철역이라는 오큘러스 안으로 들어갔다.

스페인의 건축가이자 구조공학자인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가 설계한 타원형의 내부는 한마디로 엄청났다! 뉴욕시의 지하철 노선 5개와 허드슨 강 건너의 뉴저지와 연결되는 PATH의 환승역인 동시에 웨스트필드(Westfield) 쇼핑몰이 만들어져 있지만, 여기서 바라본 느낌은 오히려 초현대식 신전이나 예배당에 더 가까운 것 같았다.

아내와 지혜는 둘만의 2017년 크리스마스 시즌 뉴욕여행에서 벌써 와봤던 곳이라서 두번째 방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거대한 역사(station)는 911테러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역할도 하는데, 양쪽의 구조물 사이에 만들어진 천정의 좁고 긴 유리창이 그러한 장치이다. 매년 9월 11일 오전에 첫번째 비행기가 충돌한 8:46분부터 두번째 타워가 무너져 내린 10:28분까지의 그 사이 동안에 태양이 정확히 저 슬릿을 통과해 바닥 중앙에 일직선의 햇빛을 비추도록 설계되어서, 항상 덮여있는 천정의 유리창을 9월 11일에만 딱 한 번 열어 놓는다고 한다.

캐나다에서 온 누나 가족 4명은 뉴욕에 하루 더 숙박하면서 저녁에 뮤지컬도 관람하고, 다음 날 센트럴파크와 현대미술관도 구경을 하기로 해서, 우리집 3명만 여기서 전철을 타고 숙박했던 호텔 건너편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찾아서 버지니아 집으로 먼저 돌아갔다. 이것으로 작년에 미동부 DC 지역으로 이사를 온 후에 아껴두었던 뉴욕을 6~8월 동안 3번 방문한 총 6편의 여행기록이 끝났고, 아마도 내년 여름 전까지 뉴욕이 다시 위기주부의 블로그에 소개되는 일은 없을 듯 하다. 내년 여름에 다시 뉴욕을 꼭 방문하게 되는 이유는... 저 위쪽의 작은 사진에 엄마와 함께 주황색 쟈켓을 입고 황소상의 콧구멍을 만지고 있던 꼬맹이가, 내년 대학교 졸업후에 첫번째 풀타임 직장생활을 뉴욕 맨하탄에서 시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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