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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오후에 뒷산의 호수에 잠시 올라갔다. 말 그대로 집에서 20분도 안걸리는 동네 뒷산이기는 하지만, 베벌리드라이브(Beverly Dr)를 따라서, 윌로저스(Will Rogers) 기념공원 옆을 지나고, 선셋(Sunset Blvd)을 건너서 100억원이 넘는 주택들 사이로 언덕을 조금 올라가면, 목적지인 프랭클린캐년(Franklin Canyon) 공원이 나온다.
이 계곡에는 두 개의 호수가 있는데, 트레일과 시설이 잘 만들어져 있는 곳은 위쪽에 있는 호수이다. 호수 주위를 도는 일방통행 도로를 잘 따라서 끝까지 올라가면 넓은 주차장과 함께 이런 표지판이 나온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확인하려면 여기를 클릭하고, 공원의 지도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하기 바람)
주차장에서 약간을 걸어 올라오면 William O. Douglas Outdoor Classroom이라는 야외학습장과 Sooky Goldman Nature Center라는 건물들이 나오는데, 아래쪽에는 커다란 야외 원형극장도 있다.
처음에는 이름이 '스푸키(spooky)'인줄 알았다...^^ 그러고보니, 10월말 할로윈(Halloween)이 얼마남지 않았네~
로스앤젤레스의 북서쪽에 해안을 따라 동서로 길게 솟아있는 산타모니카 산맥의 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는 셈인 프랭클린캐년(Franklin Canyon) 공원도 산타모니카산맥국립휴양지(Santa Monica Mountains National Recreation Area)의 일부로 지정되어 있어서, 여기 Nature Center에도 국립공원관리국 직원이 근무를 하면서, 트레일을 안내해 주었다. 입장료도 없는 공원인데, 내부에 전시된 이 지역의 역사와 동식물과 광물에 대한 전시 수준이 정말로 높았다.
왜 이런 인공의 호수를 많이 만들어야 했는지와 어떻게 수자원을 이용하는지를 별도의 공간에 잘 설명을 해놓았다.
직원이 가르쳐 준데로 먼저 호수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곳까지 올라왔는데, 역광이고 나무들에 가려서 좀 별로였다.
뒤쪽 위로는 산타모니카 산맥의 능선을 따라 달리는 유명한 도로인 멀홀랜드드라이브(Mulholland Drive) 옆에 지어진 성같은 저택이 보이는데, 야경 드라이브로도 유명한 이 길의 이름은 바로 1920년대에 로스앤젤레스의 수도국장으로 수많은 댐과 운하를 만들어서, LA에 물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완성한 William Mulholland의 이름을 따온 것이라고 한다.
언덕을 내려와 호숫가를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의 나무그늘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를 만났다.
댐 위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호수의 전경인데, 가을이라서 물이 많이 줄어있는 것 같았다. 호수에서 놀고있는 오리들은 댐을 건너면 나오는 Heavenly Pond라는 작은 연못에서 더 많이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서식하는 오리들 대부분이, 한국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원앙(Mandarin Duck)이었다! 원래 원앙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자생하는 종인데, 서양에서 관상용으로 많이 가져갔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1920년대에 만들어진 이 인공호수에 원앙들이 서식하고 있는지는 누구도 확실히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몸에 하얀줄이 있고 부리가 빨간 이 새는 '아메리카원앙(Wood Duck)'으로 원앙과는 약간 틀린 사촌지간인데, 이 종은 북미지역에서 원래 자생하는 종이라고 한다. 이름처럼 연못에 반쯤 잠긴 나무에 올라가 있는 모습이 특이했다.
호수를 돌아 다시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길... 건너편에 놀러나온 가족과 그림을 그리던 화가의 모습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혹시 여기 프랭클린캐년의 호수를 찾아오실 분들이 있을까봐, 중요한 사실을 하나 알려드리면, 호수와 주차장 주위에 있는 'STOP' 표지판에는 카메라단속을 하고 있으므로, 꼭 3초간 정지했다가 출발해야 한다. 위 사진에서 서 있는 자동차 뒤쪽에 보이는 갈색통 안에 비디오카메라가 있어서, 자동차가 스톱을 확실히 하는지를 동영상으로 기록하고 있다. 대충 지나가다가 걸리면, $175짜리 티켓이 집으로 날라온다고 하니 정말 조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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