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마운트세인트헬렌스

30여년전 대폭발의 현장인 세인트헬렌스 화산, Mount St. Helens National Volcanic Monument

위기주부 2011. 3. 3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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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09.7.8 ~ 2009.7.8 (1일)
컨셉 : 30일간의 미국/캐나다 서부 자동차 캠핑여행
경로 : Forest Learning Center → Johnston Ridge Observatory


1980년 5월 18일 오전 8:32에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세인트헬렌스(St. Helens) 화산이 폭발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500배의 위력으로 산의 정상부 400m 이상이 완전히 사라졌고, 반경 10km는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으며, 모두 57명이 사망했다... (대폭발 2년후 모습인 처음의 대표사진과 위의 1980년 폭발 당시의 사진은 모두 Wikipedia에서 가져왔음)


여행 23일째, 오늘은 워싱턴주 마운트레이니어 국립공원의 Ohanapecosh 캠핑장[A]을 출발해서, 1980년에 대폭발을 일으킨 세인트헬렌스 화산이 있는 Mount St. Helens National Volcanic Monument를 들렀다가, 오레곤주 바닷가의 Fort Stevens 캠핑장[B]으로 간다. 화산을 넘어가는 길이 없기 때문에 위의 지도처럼 한참을 돌아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야하는 길이지만, 정말로 꼭 들러볼만한 곳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공원입구 주변에는 여러 개의 안내소(Visitor Center)가 있는데, 여기는 Forest Learning Center로 화산폭발 이후에 어떻게 숲이 다시 회복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건물 뒤쪽에 엘크(elk)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고 해서 올라가보고 있다. 애석하게도 엘크는 볼 수 없었지만...


아직도 화산재의 잔재가 남아있는 강물이 흐르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화산에서 10마일, 그러니까 16km 떨어진 여기까지 화산재가 50cm 두께로 쌓였었다고 하는데, 30여년이 지난 지금은 회색의 강바닥만 빼면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고 할 정도로 초목이 무성했다.


다시 차를 달려서, 공원입구 이정표에 도착을 했다. 화산폭발 이후에 생태계의 복원과 교육적인 목적으로 이 지역을 준국립공원에 해당하는 내셔널모뉴먼트(National Monument)로 지정을 했는데, 특이하게도 관리는 국립공원관리국이 아니라 산림국(US Forest Service)에서 계속 담당하고 있다.


노란 들꽃들이 피어있는 아름다운 길을 아무 생각없이 달리다가,


정면에 나타난 진회색의 황무지를 발견하고서야, 내가 지금 활화산을 찾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길이 끝나는 곳에 넓은 주차장이 있고, 언덕 위로 걸어올라오면 메인 비지터센터인 존스턴리지 관측소(Johnston Ridge Observatory)가 나온다. 그런데, 여기 워싱턴주에서는 올림픽, 레이니어 국립공원에 이어 여기까지, 뒤로 보이는 저 놈의 구름이 걷힐 줄을 모른다. 흑흑~ 그래도, 우리에게는 훌륭한 비지터센터가 있다...^^ 이 비지터센터에서 제일 먼저 꼭 해야 하는 것은 바로 30분짜리 안내영화를 보는 것!


David A. Johnston, 13 hours before his death at the 1980 eruption of Mount St. Helens

"Vancouver! Vancouver! This is it!"
2년이 다 되어가서 영화의 내용은 거의 기억이 안나지만, 깜깜한 화면에 울려퍼지던 위 사진속의 존스턴(David A. Johnston)의 목소리는 잊을 수가 없다. 그는 이 말을 하고는 곧 시속 200km가 넘는 화산폭풍에 휩쓸렸을 것이다... 다른 56명의 희생도 물론 중요하지만, 화산이 폭발하면 자신은 십중팔구는 죽을 것을 알면서도 이 언덕에서 관측임무를 수행했기에 새로지은 이 건물에 그의 이름을 붙여 기리고있는 것이다.


위의 화면을 클릭하면 거대한 산사태와 함께 화산이 폭발하는 모습을 멀리서 찍은 영상을 볼 수 있다. (폭발이전의 아름다운 모습과 화산폭발 전후의 상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은 분은 23분 길이의 영상인 <The Mount St. Helens Story>를 클릭해서 보시기 바람)


영화가 끝나고 스크린이 올라가면, 그 뒤에 다시 빨간 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그리고 잠시 후 커튼이 천천히 올라가면...


유리창 밖으로 세인트헬렌스 화산의 거대한 분화구가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데... 구름 때문에 산자락만 조금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감동이 덜하지는 않았다!


화산폭발의 충격으로 저 거대한 나무가 나무젓가락처럼 부러져버렸단다.


여기는 공원 모형도 풀 한포기 없이 만들어 놓았는데, 모형에 작은 LED들을 박아서 화산폭발의 진행상황을 알기쉽게 보여주는 것이 참 대단했다.


요즘은 큰 지진도 없고 비교적 조용하지만 2008년초까지도 산정에서 연기를 내뿜은 세인트헬렌스는 언제고 다시 터질 수 있는 활화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지진계를 설치해놓고 지금도 화산의 상태를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


야외 전망대에서 화산폭발 전후의 지형을 비교한 그림판을 본다. 왼쪽 저 멀리 Spirit Lake가 보이고, 오른쪽에 분화구가 보여야 하는데 짙은 비구름에 가려있다.


눈 녹은 물이 흘러내리면서, 두껍게 쌓인 화산재들을 깍아서 계곡을 만들고 있었다.


30여년전 화산폭발의 충격으로 부러지거나 뿌리채 뽑힌 나무들이 아직도 수 없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여기도 언젠가는 날씨가 좋을 때 꼭 다시 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올 때는 잘 몰랐는데, 산을 내려가면서 차창 밖을 보니 죽은 나무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쓰러져 있다. 하지만, 그 틈새로 풀이 돋고, 새 나무가 다시 자라고 있다.


멋진 다리를 지나서 잠시 차를 세우고 마지막으로 돌아보았다. 1991년에 개통된 이 Hoffstadt Creek Bridge는 높이가 113m로 워싱턴주에서 가장 높은 다리라고 한다. 오늘은 여기서 돌아서지만, 다시 저 멋진 다리를 건너서 세인트헬렌스(St. Helens)의 분화구를 마주할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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