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과 공연장

레이건 기념관 1 - 영화배우와 주지사를 거쳐 미국의 40대 대통령, 그리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위기주부 2011. 12. 1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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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에 갤럽에서 미국인 1,015명에게 "가장 훌륭한 미국 대통령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여론조사를 했는데, 1등은 루즈벨트(Franklin Roosevelt)도 케네디(John F. Kennedy)도 링컨(Abraham Lincoln)도 아니고, 영화배우 출신의 미국 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이었다고 한다.


LA에서 북서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내륙의 주택가인 시미밸리(Simi Valley)의 작은 언덕 위에 그 레이건 대통령의 기념관이 있다. 정식 명칭은 Ronald Reagan Presidential Library and Museum인데, 보통 줄여서 '레이건 라이브러리'라고 많이 부른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기념관 입구의 동상 주위로 연말을 맞아서 빨간 포인세티아로 장식을 해 놓았다.


카우보이 모자를 벗어 들고는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미는 듯한 자세인데, 거칠게 다듬은 동상을 보면서 쵸콜렛으로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은 나만 들었을까?


어른 $15의 입장료를 내고 (11세 미만은 무료, 청소년은 $9), 우측으로 들어서면 대리석 바닥에 새겨진 미국 대통령의 문장(seal)이 분위기를 압도했다. 이 곳은 미국 국가기록원(National Archives)에서 관리하는 전국 12개의 대통령 도서관 중의 한 곳이다.


그리고는 실물 크기의 레이건 대통령 부부의 동상이 우리를 맞이했다.


이 기념관은 올해, 레이건의 탄생 1백주년을 맞아서 대대적인 보수를 마쳤다고 하는데, 지금 지혜가 보고 있는 짧은 안내영화를 보는 것으로 관람을 시작하게 되어 있다.


레이건은 라디오 아나운서를 거쳐 LA에서 영화배우로 데뷔했는데, 1964년까지 약 50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미 영화배우협회 회장에 당선되면서부터 정치에 입문하게 되었고,


1967년부터 8년간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내면서 공화당의 대선주자로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1980년 선거에서 민주당의 지미 카터 후보를 압도적인 표 차이로 누르고 미국의 40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취임식 단상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 아니, 우리 딸~^^ 이 방에는 취임식 자료를 비롯해 백악관에서의 처음 70일간의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는데, 이 방의 출구는 작은 암실로 연결이 된다.


안내에 따라 암실에 들어가면 문이 닫기고, 벽면에 1981년 3월에 있었던 레이건의 암살시도 순간을 아주 긴박하게 보여준다. 지금 총을 맞은 레이건이 차에 태워지는 모습이 가운데 흑백화면에 나오고 있다.


암실을 나가면 그 때 입었던 총알구멍이 그대로 남아있는 이 양복을 비롯해 수술실에서 촬영한 영상까지도 보여준다. 총알이 심장 아래 12cm에 박혔다고 해도, 70세 노인이 가슴에 총을 맞고 살아난 것이 기적에 가깝다고 하는데, 그 후 재선까지 8년간의 임기를 건강하게 마쳐서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 최초로 '테쿰세의 저주(Tecumseh's Curse))'를 피했다고 한다.

테쿰세의 저주(Tecumseh's Curse, Curse of Tippecanoe): 미국에 무력저항을 하던 인디언 추장 테쿰세가 죽으면서 저주를 내렸는데, 그 후로 20년마다 당선된 미국 대통령은 모두 임기중에 죽게 된다. 1840년에 당선된 해리슨(테쿰세를 죽인 장본인)은 폐렴으로, 1860년에 당선된 링컨은 암살, 1880년에 당선된 가필드도 암살, 1900년에 재선된 매킨리도 암살되었다. 1920년에 당선된 하딩은 심장마비로, 1940년에 재선된 루즈벨트는 뇌출혈로 죽었으며, 1960년에 당선된 케네디도 암살당했다. (이들 이외에 임기중에 죽은 미국 대통령은 1848년에 당선되었다가 콜레라로 죽은 테일러, 딱 1명 밖에 없다고 함) 1980년에 당선된 레이건이 가슴에 총을 맞고도 살아나서 최초로 이 저주를 피해갔지만, 2000년에 당선된 부시가 프레첼 과자가 목에 걸려서 죽을 뻔한 것도 이 저주가 아직 유효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기념관에서 가장 큰 볼거리중의 하나인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인 백악관의 오벌오피스(The Oval Office)를 레이건 재임시의 모습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다.


이외에도 백악관에서의 일상생활에 관한 전시들이 있고, 아직도 살아있는 당시 영부인 랜시 레이건(Nancy Reagan)을 위한 별도의 전시실도 있는데, 어린 시절의 모습과 함께 전세계에서 받은 선물들과 중요 행사에서 입었던 의상들이 전시되어 있다.


복도로 나와서 뒤를 돌아보고는 깜짝 놀랐다. 죽은 레이건이 걸어 오는 줄 알고...^^ 이 복도 바닥의 카페트도 빨간색으로 하고, 사진의 각도와 위치만 잘 조정했으면 정말로 리얼했을 거다. 레이건을 뒤로 하고 이 복도를 쭈욱 걸어가면, 기념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전시물(?)인...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Air Force One)을 만나게 된다! 보잉 707을 개조한 Tail Number 27000의 이 비행기는 1973년 닉슨(Nixon)부터 2001년에 퇴역할 때까지 모두 7명의 대통령을 태웠다고 한다. 현재 미국의 대통령 전용기가 바로 이 다음에 보잉 747을 개조해 만든 식별번호 28000, 29000의 두 대이므로, 이 비행기가 일반인이 구경할 수 있는 가장 최신의 '에어포스원'인 것이다.


활주로도 없는 언덕위에 이 비행기를 전시하기 위해서, 인근의 공항에 보관중이던 이 점보기를 분해해서 가지고 와서 다시 조립을 하고 도색까지 새로 했다고 하니 대단한 정성이다.


외부는 물론 비행기의 내부도 에어포스원으로 활약할 당시와 똑같이 보존되어 있다. 7명의 대통령이 이용했지만 여기 레이건 기념관에 영구전시된 표면적인 이유는 레이건이 이 비행기를 가장 많이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념사진~^^ 이렇게 멀찍이서 찍은 이유는 저 빨간 카페트부터 비행기의 내부는 사진촬영이 절대로 안된다. 그런데 치사하게 입구에는 사진사가 있어서, 사진을 찍어주는데 돈을 내고 사야 한다... 비행기 내부에는 앞뒤로 두 명의 직원이 지키고 있어서, 어깨에 걸고있는 사진기에 손을 가져가기도 겁났다.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총 꺼낼까봐~^^)


비행기 뒷문으로 나와서 아래로 내려오면, 1980년대 당시에 레이건이 탔던 방탄리무진과 경호차량들이 전시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저 안내판 오른쪽 아래의 사진으로 이 리무진이 1983년에 한국에서 카퍼래이드를 하는 모습인데, 사진 속의 육교에는 "자유의 수호자, 한국과 미국"이라고 적혀 있다.


그리고, 전시에서 빠질 수 없는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원(Marine One)까지... 딱 여기까지 오면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와 음료를 사먹을 수 있는 카페가 나오고, 화장실도 있다.


기념관이 너무 커서 구경하기도 힘들고, 포스팅하기도 힘들고...ㅋㅋㅋ 그래서 1편은 여기서 끝내고, 다음에 2편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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