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요세미티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 정상에 서기 위한 우리 가족 여행에서 가장 힘들었던 8시간의 하이킹

위기주부 2012. 6. 5.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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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이어짐)

요세미티 폭포가 떨어지는 것을 보려면 이렇게 급경사의 절벽을 내려가야 했다. 지금 서있는 계단은 난간이라도 있지, 그 아래 평탄한 구간은 난간조차 없었다. 참고로 절벽 오른쪽 아래로 보이는 건물까지는 정확히 수직으로 8백미터이다...

쭈욱 내려오니 선녀탕을 만들며 폭포로 흘러가는 Yosemite Creek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 멀리 보이는 다리를 건너가면 폭포 동쪽 바위산 꼭대기의 요세미티포인트(Yosemite Point)가 나오는데, 여기서 왕복 1시간 정도가 더 걸리기 때문에 이번에는 생략하기로 했다.

여기서 턴을 해서 절벽을 깍아서 만든 아슬아슬한 길을 또 내려가야 한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마침내 저 아래로 난간이 있는 전망대와 그 난간을 넘어서 바위에 엎드려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용감한(또는 무모한) 사람들 참 많다...^^

더 내려오면 물방울들이 마구 날리기 시작하고, 마지막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오는 고소공포증 없는 우리들...ㅋㅋㅋ

Mission Complete! 지난 1월초에 메모리얼데이 연휴의 캠핑장을 예약하면서부터 계획했던 Top of Upper Yosemite Falls Trail의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사실 계곡 건너편에 보이는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글레이셔포인트(Glacier Point)에서 보는 풍경보다는 조금 못했다. 그래도 요세미티 폭포를 바로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난간 아래로 고개를 내밀었는데...

지난 겨울의 가뭄으로 수량이 적어서 인지, 물줄기가 예상만큼 멋지게 보이지는 않았다. 사실 3년전에 본 네바다(Nevada)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이 이것보다 훨씬 더 멋지다~ 그럼 도대체 풍경도 못하고, 폭포 내려다 보는 것도 별론데, 4시간동안 쌩고생을 하면서 여기 왜 올라온거야? ㅋㅋㅋ

"에라 모르겠다. 피곤한데 낮잠이나 자자~"

자다가 굴러떨어질라...^^

망원렌즈로 바꿔서 폭포 건너편 바위산을 당겨봤다. 철제 난간이 보이는 곳이 Yosemite Point인데, 저기 서면 지금은 반쯤 가려져있는 하프돔도 정면으로 보이고, 전망은 훨씬 더 좋을 것 같았다. 다음에는 저기까지... (또 올라오려고?)

그리고, 아직도 눈에 덮여있는 3천미터가 넘는 하이시에라(High Sierra)의 바위산들도 당겨보고...

아니, 저 절벽에 튀어나온 바위에서 어떻게 춤을 추겠다고 'COME DANCE WITH ME!'라니... 그래서, 내가 가줬다~^^

낮잠에서 깬 사모님이 지금 자기는 안전한 곳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면서, 아이폰으로 아래의 내 사진을 찍어 줬다.

바위끝에 걸터 앉아야 작품인데... (말이 그렇다는 거지, 실제로 8백미터 허공의 바위끝에 걸터 앉지는 마시기 바람) 또 위험하게 절벽끝으로 갔다고 아내한테 잔소리 엄청 듣고는... 하산을 했다.

1시간 정도 급하게 내려오니 Upper Yosemite Falls에 막 그늘이 들기 시작했다.

정상에서 거의 같이 하산을 시작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예닐곱살 정도밖에 안되어 보이던 귀여운 쌍둥이 자매인데, 결국은 우리보다도 훨씬 빨리 내려갔다.

석양의 폭포수를 배경으로 우리도 찰칵~ 겉으로 웃고는 있지만, 우리 가족 역사상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8시간의 하이킹이었다.

물론 위기주부야 저 하프돔 꼭대기에 갔다온 12시간의 등산이 더 힘들었지만 말이다. (하프돔 등반기는 여기를 클릭)

Lower Gate를 지나서 마지막으로 어퍼요세미티폴(Upper Yosemite Falls)을 돌아다 보았다. 아까 아내가 앉았던 동그란 바위가 제일 왼쪽에 보이고, 전망대의 난간과 사람들도 희미하게 보인다. 하산을 재촉하며 돌어서는 순간, 우리 가족이 함께 저 꼭대기에 서있었다는 쾌감(快感)이 발목과 무릎, 골반의 통증과 함께 스멀스멀 기어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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