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하와이

[하와이] 나팔리코스트(Na Pali Coast)의 끝자락! 하에나 주립공원 칼랄라우 트레일(Kalalau Trail)

위기주부 2012. 10. 31.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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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해도 하와이 카우아이(Kauai) 섬에서 가장 유명한 풍경은 바로 아래의 사진이다.

날카로운 주름이 잡힌 높이가 1km나 되는 수직의 절벽이 해안을 따라 펼쳐져 있는 나팔리코스트(Napali Coast)를 사진속의 요트를 타고 바라보는 풍경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저런 요트를 탔을까? ('나팔리(Na Pali)'라는 하와이말의 뜻은 "The Cliff" 그러니까 그냥 절벽이라는 뜻임)

카우아이(Kauai) 북쪽 해안도로를 서쪽 끝까지 달리면 길이 끝나는 곳에 하에나(Haena) 주립공원의 케에비치(Ke'e Beach)가 나온다. (구글맵 지도는 여기를 클릭) 이 곳은 주차장 시설이 매우 부족하므로, 케에비치에서 수영을 하거나 우리처럼 트레일을 할 생각이라면 최대한 아침 일찍 도착해야 한다.

아내와 지혜를 내려주고, 나는 주차할 곳을 찾아 돌아나간 사이에 아내가 찍은 해변의 모습이다. 결국 거의 1km나 떨어진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내가 이리로 다시 걸어왔을 때는 거의 1시간쯤 지나서였다.

우리가 이 도로 끝까지 온 이유는 수영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팔리코스트를 따라 만들어진 이 칼랄라우 트레일(Kalalau Trail)을 하기 위해서였다. 모두 예상하셨겠지만... 우리는 요트 안탔다~ 내가 흔들리는 배를 싫어해서...^^

전날 코케에(Koke'e) 주립공원, 그러니까 절벽위에서 나팔리코스트를 내려다 볼 때, 보이던 바닷가인 칼랄라우(Kalalau)까지는 여기서 편도 11마일, 약 18km의 산길을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그냥 소박하게 'Coast Viewpoint'로 정했다. 나팔리코스트를 보러 왔으니, 해안선(coast)만 보면 되는거지... 0.5마일~ ㅋㅋㅋ

약 10분 정도 올라오니 전망이 탁 트이면서, 우리가 출발한 케에비치(Ke'e Beach)가 내려다 보인다.

"바다도 얕고 파도도 잔잔한데... 저기서 쉬엄쉬엄 물놀이나 할 걸, 이 힘든 산길을 왜 올라가고 있지?"

올라가는 길은 제법 험했는데, 사진은 못 찍었지만 비키니 수영복 차림에 등산화를 신고 15kg은 되어 보이는 야영배낭을 매고 이 길을 오르고 내리는 여성분들도 있었다.

우리의 목적지인 여기 1/2마일 지점까지는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우리가 출발한 바닷가가 북동쪽으로 제법 멀리 내려다 보이고, 반대 방향 남서쪽으로 보면...

나팔리코스트의 끝자락이 바다안개 너머로 뿌옇게 보였다. 맨 위의 사진과 같은 모습을 기대한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주름잡힌 수직의 절벽이 나타날 줄 알았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조금 허탈했다. 그러나 "숲속에서는 숲을 보지 못한다"는 말처럼, 맨 위 사진과 같은 풍경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 풍경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그래도, 저렇게 모터보트를 타고 바다 위에서 나팔리코스트의 풍경을 직접 눈과 사진에 담았을 사람들이 부럽기는 했다~ ㅋㅋㅋ

"이제 뭐 하지?"

"바람도 많이 부는데, 빨리 돌아서 내려가야지~"

4일전에 마우이(Maui)의 와이모쿠(Waimoku) 폭포 트레일에서 봤던 부부를 이 길에서 우연히 다시 만났는데, 그들은 4마일 떨어진 하나카피아이 폭포(Hanakapiai Falls)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까지...^^ 아내와 지혜가 씩씩하게 걸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앞서 내려가는 모녀를 불러 세워서는 찰칵~ 결국은 요트도 또 헬기도 타지 않았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우리 가족의 나팔리코스트 칼랄라우 트레일이었다.^^ 그런데, 11마일 트레일 끝까지 가면 뭐가 나올까?



트레일이 끝나는 칼랄라우비치(Kalalau Beach)에는 나팔리코스트 주립공원에서 만든 캠핑장과 간이화장실이 있어서, 젊은 야영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어차피 왕복 35km를 하루에 다녀가는 것은 힘드므로) 재미있는 것은 허가를 받고 단기 캠핑만 가능한 이 바닷가에서 1년내내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세상을 등진 히피족과 월남전 참전군인들, 누드족 등이 그들만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단다. (아주 드물게 주립공원 직원이 단속을 나올때는 계곡 깊숙히 숨어있는다고 함) 여하튼 칼랄라우 트레일은 여기서 끝나지만, 여기가 또 끝이 아니다!

칼랄라우 아래쪽 절벽 너머에는 호노푸비치(Honopu Beach)라는 이런 비경이 또 숨어있다고 한다. (헬기에서 찍은 사진으로 왼쪽 절벽 건너편이 칼랄라우비치) 사진에 보이는 두 개의 백사장은 높이 27m의 바위아치 아래로 연결이 되어 있으며, 이 곳으로 가는 방법은 절벽 너머에 있는 칼랄라우비치나 바다 위 요트에서 카약이나 수영으로 가는 것밖에는 없다고 한다. 이 비현실적인 절경은 영화에도 자주 나왔는데, 1976년작 <킹콩>에서 해골섬으로 나왔으며, 최근의 영화로는 해리슨포드가 주연한 1998년작 <Six Days Seven Nights>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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