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산과 계곡

모처럼의 제대로 된 눈구경과 눈썰매를 즐긴 러닝스프링스(Running Springs) 산장으로 1박2일 여행

위기주부 2013. 1. 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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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마지막으로 눈(snow)을 본게 2011년 1/1일에 마운틴하이(Mountain High)였으니까, 딱 2년만에 정말로 제대로 된 눈구경을 하고 눈썰매도 탔던 '감동적인' 여행이었다.

2012년의 마지막 토요일 오후, 도로위에 펄펄 눈이 내리는 이 곳은 LA에서 동쪽으로 불과 약 1시간반 거리에 있는 샌버나디노(San Bernardino) 산맥의 해발 약 1,800m에 위치한 러닝스프링스(Running Springs)라는 곳으로, 우리는 지금 이 산속에 있는 이웃가족의 산장을 찾아가는 중이다. (구글맵 지도는 여기를 클릭)

집 바로 앞까지는 체인없이 잘 왔는데, 마지막 집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은 눈이 그대로 쌓여있어서, S자 언덕길의 중간에 있는 이 주차장까지 올라오기 위해서 체인을 달았다. 그런데, 그만 주차장으로 들어가는데 눈이 너무 깊어서 허술하게 맨 체인이 그만 빠지면서 차의 앞쪽이 눈에 박혀 버렸다~ (사진처럼 뒷바퀴가 들릴 정도로 완전히 푹 빠졌음) 삽으로 양쪽 앞바퀴의 앞뒤로 눈을 다 파내고, 빠진 체인을 다시 감으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사이에 남편 모자와 파카 빌려입고, 아래쪽 올라오는 길에 눈 치운답시고 '삽질'하고 있는 사모님... (재미있다고 저러고 있는거지, 실제로 눈은 거의 하나도 안치웠음^^)

지혜야 2년만에 보는 제대로 된 눈세상에서 벌써 혼자 신이 났고...^^

약 30분의 사투끝에 후진으로 차를 다시 빼냈고, 잠시 후에 집주인 가족이 도착을 했다. 이후에는 곧 날이 어두워져서, 그냥 집에서 삼겹살 구워먹고 두 가족 7명이 둘러앉아서 007빵, 디비디비딥, 곰발다박-소발바닥 등의 클래식한 놀이들을 아주 즐겁게 하고는 산장 2층의 마루바닥에서 침낭에 들어가 잤다.

다음날 일요일 아침, 밤 사이에 눈이 더 내려서 나뭇가지 위에도 눈이 소복히 쌓인 정말로 멋진 설경을 보면서 잠에서 깼다.

스노보드를 좋아하는 준호네가 이번 겨울에 구입한 산장으로 빨간 대문이 인상적인데, 준호네도 이 집에서 잔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아침을 먹고는 두 아빠가 아이들 3명만 태우고 눈썰매를 타러 인근의 학교로 갔는데, 너무 일찍이라서 사람들이 아무도 없고 눈이 다져지지가 않아서 타기가 망설여졌다.

그래서, 눈썰매는 산장 앞의 언덕에서 타기로 하고, 여기 러닝스프링스(Running Springs) 다운타운의 가게에 들러서 필요한 몇가지를 사서 산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러닝스프링스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사계절 휴양지로 유명한 샌버나디노 산맥 정상의 레이크 애로우헤드(Lake Arrowhead)빅베어 호수(Big Bear Lake)의 딱 중간에 있는 교통의 요지로, 산 아래에서 올라오는 330번 도로가 산 위의 18번 도로와 만나는 삼거리에 위치해 있다. (구글맵 지도는 여기를 클릭)

실제 산장이 있는 곳은 러닝스프링스를 지나면 나오는 애로우베어(Arrowbear)라는 마을인데, 이 길로 4마일 정도만 더 가면 준호네가 연간회원권을 끊은 스키장인 Snow Valley Mountain Resort가 나오고, 15마일을 가면 아주 큰 도시와 스키장 등이 있는 빅베어레이크(Big Bear Lake)가 나온다.

짜잔~ 그래서 눈썰매는 18번 도로 바로 옆으로, 산장으로 올라가는 S자 언덕길의 아랫부분에서 타기로 했다. 내가 먼저 몇 번 코스를 잡아서 눈을 다진 후에 아이들이 교대로 눈썰매를 탔다.

2년만에 타보는 눈썰매... 코스는 짧았지만, 경사가 제법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다.

하늘이가 던지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내려오는 지혜의 모습이다.

아래쪽 코스를 마스터하고는 경사가 더 급한 위쪽 코스로 이동을 했다. 저 위에서부터 내려오면 전날 우리집 자동차 바퀴가 빠졌던 울퉁불퉁한 곳을 지나면서 점프까지 하고는 중간의 주차장 끝에서 멈추게 되었다.

지난 추수감사절에 세도나(Sedona) 여행을 같이 갔던 준호네 가족인데, 우리는 1박만 하고 내려왔지만 준호네는 이번 토요일까지 일주일동안 산장에서 머물면서 스노우밸리리조트에서 스노보드를 탈거라고 한다.

눈밭에서 빠질 수 없는 놀이인 '스노우앤젤(snow angel)' 만들기를 하고 있는 지혜와 하늘이~

그리고, 나이를 잊고 집 앞마당의 눈을 열심히 뭉치면서 굴리고 계신 저 분... ㅋㅋㅋ

원래는 저 몸통이 머리가 되도록 훨씬 큰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는데, 힘들어서 더 크게 만들 수가 없었다. 흑흑~ 새해에는 정말 운동 좀 해야겠다.^^ 이렇게 오전 내내 눈 속에서 놀다가,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먹고는 또 날씨가 흐려지는 것 같아서 우리는 일찍 하산을 했다.

이런 산 속의 통나무집들에서 자면 좋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는데, 준호네 덕분에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던 1박2일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이번 여행은 물론, 앞으로 몇 번 더 신세질 것까지 미리미리 감사를 드린다.

산을 다 내려와서 210번 프리웨이를 타고 서쪽의 LA로 돌아가는데, 정면에 LA의 뒷산인 마운틴볼디(Mt. Baldy)가 있는 샌가브리엘(San Gabriel) 산맥에도 눈이 하얗게 덮인 것이 보였다. 잘 하면 이번 주말에는 또 저 산속으로 눈썰매 - 튜빙(tubing)을 하러가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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