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골프장' 데블스골프코스, '소금바닥' 배드워터, '물감판' 아티스트팔레트, 그리고 사막의 노을

(전편에서 이어짐) 힘들고 허기졌던 2시간의 트레일을 마쳤으니, 이제 데스밸리(Death Valley) 국립공원에서 오늘 남아있는 볼거리들은 모두 주차장에서 가볍게 바라볼 수 있는 포인트들만 남았다.

점심도 잘 먹었으니 소화도 시킬 겸, 간단하게 골프 한게임? 그래서 찾아온 곳은 메마른 소금호수의 바닥에 만들어진 '악마의 골프장' 데블스골프코스(Devils Golf Course)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이런 울퉁불퉁한 바닥에 골프장을 만든 사람, 또는 골프를 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악마(devil)들 뿐일 것이라나...

그래서, 골프를 치고 있는 귀여운 악마들...^^ "지혜, 친구처럼 왼쪽 팔을 더 펴야지~" ㅋㅋㅋ

여기 진흙이 굳은 표면에 하얀 것은 전부 소금인데, 아주 딱딱하고 뾰족하기 때문에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다.

흔들거리는 흙덩이들도 있어서 저렇게 뛰어 다닐 때 조심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이들은 멀리까지 나가서 신나게 노는 반면에,

연로하신 어른들은 주차장에서 5m 이상 안으로 들어오지 않으신다. (심지어 주차장을 전혀 벗어나지 않으신 분도 보이심^^)

다음 볼거리는 '지구에서 가장 낮은 곳(Earth's Lowest)'들 중의 하나인 하얀 소금바닥의 배드워터(Bad Water) 지역이다.

아기를 업은 여성이 서있는 보드워크에서 내려다보는 소금바닥에 약간의 고여있는 물이 바로 '나쁜 물(bad water)'인데, 이 데스밸리 사막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이 물을 발견하고 좋아라 달려왔다가 소금바닥에 고인 엄청나게 짠 못 먹는 소금물인 것을 알고 "에잇! 나쁜 물 같으니~"라고 했다는 전설이...^^

하얀 눈밭... 아니, 소금밭에서 엄마 두 분은 팔짱을 끼고 뭘 보고 계시나? 또 따님 두 명은 바닥에 뭘 보고있나?

엄마들이 보고 있는 것은 바로 이 사진에서 노란 화살표로 표시한 주차장 건너 절벽의 중턱에 표시된 것인데, 확대 해보면...

"SEA LEVEL" 즉, 해수면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다. 절벽 중턱에 있는 이 표시보다 우리는 지금 282피트, 85.5m 아래에 있으니까, (고도상으로는) 백미터 가까운 해저에 산소호흡기 없이 서있는 것이다.

해저 85.5m의 하얀 소금바닥에서 찍은 이번 여행의 단체사진... 사진사는 사진에 안나와서,

추가로 가족사진을 따로 찍었다. 우리 가족은 여기 배드워터에 2008년 이후 5년만에 다시 찾아온 것이었다. (5년전의 여행기는 여기를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음)

스토브파이프웰(Stovepipe Wells) 캠핑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하나 더 들린 곳은, 약 9마일의 좁고 꼬불꼬불한 일방통행 도로인 Artist's Drive를 달려야만 만날 수 있는 '자연의 물감판' 아티스트팔레트(Artist's Pallete)이다.

뒤로 보이는 청록색을 비롯해 노란색, 붉은색, 갈색 등의 다양한 색깔의 광물이 지표면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마치 물감판(pallete)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시 차에 올라 캠핑장으로 돌아가면서 우리는 정말로 붉은 물감이 뿌려진 것을 보게 되는데...

바로 사막의 붉은 노을이다!

캠핑장으로 돌아와 우리 자리를 하루종일 혼자 지키고 있었던 캠핑카 위에 아이들과 대니 오빠가 올라갔다. "저 위에서 보는 사막의 노을은 더 멋있었을까? 그런데 저렇게 한꺼번에 많이 올라가도 될랑가..."

노을 구경도 잠시, 이 걸들 6명은 또 저녁이 준비될 때까지 캠핑카에 들어가서 놀았다. 캠핑카 단체여행의 가장 좋았던 점들 중의 하나가 이렇게 아이들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둘째날 밤에도 이 6명과 엄마 3명이 캠핑카 안에서 잤다.

캠핑장의 화로에는 장작이 불타고, 사막의 하늘에는 노을이 불타는 가운데 추수감사절 5가족 단체 캠핑여행의 둘쨋날이 저물고 있다.

★ 본 2박3일 캠핑여행에 사용된 RV는 캠핑카USA에서 협찬해주셨습니다. http://www.CampingCarUS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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