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단 둘이 떠난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여행의 둘쨋날, 공원밖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한 후에 다시 30분을 달려서 공원의 남쪽 입구에 도착을 한 다음, 이번에는 전날 요세미티밸리(Yosemite Valley) 갈 때와는 반대로 입구를 지나 우회전을 했다.
바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거대한 자이언트세쿼이아(Giant Sequoia) 나무들을 볼 수 있는 마리포사그로브(Mariposa Grove)를 찾은 것이다. 이 곳은 원래 겨울에 눈이 오면 도로가 폐쇄되고, 여름에 관광객이 많을 때는 와워나(Wawona)에서 셔틀을 타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지만, 따뜻한 겨울날씨 덕분에 이렇게 직접 차를 몰고 들어갈 수가 있었다.
여기는 2년전에 한국에서 오신 부모님을 모시고 처음 와보고 이번이 두번째 방문인데, 이번에는 Upper Grove 정상에 세쿼이아 나무들로 둘러싸여있는 박물관까지 하이킹을 할 생각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위의 지도에서 부모님 오셨을 때 캘리포니아 터널트리(California Tunnel Tree)까지만 걸어갔다가 돌아내려온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하면 보실 수 있으니, 여기서는 그 위쪽의 세쿼이아 나무들과 박물관을 소개하도록 한다. 참고로 박물관까지는 여름철에만 운행되는 유료트램을 타고 올라갈 수도 있었는데, 이제는 영원히 불가능하다. 이유는 맨 마지막에...
평소에는 잘 안찍는 커플사진도 부탁해서 캘리포니아 터널트리 앞에서 찍고... 지혜 없다고 둘이서 신나게 잘 논다~^^
터널트리(Tunnel Tree)를 지나서 Faithful Couple 나무까지는 이 트램이 다니던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것이 편했다. 이 때 공기도 상쾌하고 바람도 시원하고 분위기가 아주 좋았는데 사진으로는 그 느낌이 잘 전달되지 않아서 아쉽다.
이 세쿼이아 나무는 한 그루인가? 두 그루인가? '충실한 부부'라고 번역할 수 있는 페이스풀커플(Faithful Couple) 세쿼이아 나무인데, 정말로 부부는 저렇게 따로 태어나서 나중에는 완전히 하나가 되나보다... 나무 앞의 난간에 앉아있는 나의 '충실한 반쪽'이 코딱지만하게 보인다~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박물관까지 금방이라고 하더니, 아직도 0.7마일(=1km)이나 더 가야돼? 뭐야~ 못믿을(unfaithful) 남편이잖아!"
'Clothespin Tree'라고 표지판이 있길래, 뒤로 보이는 미끈한 세쿼이아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박았는데... 알고보니 이 사진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가운데가 아주 좁고 높이 '빨래집게'처럼 갈라져있는 세쿼이아 나무가 주인공이었다! (Clothespin의 뜻이 나무로 만든 기다란 빨래집게였음...T_T)
그렇게 조금 더 올라가서 마침내 마리포사그로브 박물관... 아니, 화장실이 먼저 나온다~^^ 미국 국립공원을 여행하다보면 이렇게 화장실이 멋있어서 사진을 찍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흑흑... 겨울이라고 못쓰게 문을 잠궈놓았다. "주차장으로 내려갈때까지 1시간 더 참아야..."
드디어 세쿼이아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는 마리포사그로브 박물관(Mariposa Grove Museum)에 도착을 했는데... 겨울이라서 박물관 문과 창문을 모두 저렇게 판자로 완전히 막아놓고 폐쇄해놓은 상태였다.
그래도, 그냥 이렇게 세쿼이아 숲속의 작은 통나무 건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감동적이었는데, 왜냐하면 이 곳이야말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150년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둥~
박물관까지 이 트램도로가 연결되어 있고, 여기를 지나서도 루프를 그리면서 Telescope Tree, Galen Clark Tree, 그리고 1969년에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지기 전까지는 실제로 자동차를 몰고 서있는 나무 아래로 통과할 수 있었다는 Fallen Wawona Tunnel Tree 등의 세쿼이아 나무들이 있다.
지금의 이 통나무집은 1930년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원래 바로 이 자리에 150년 전에 요세미티가 '전세계에서 최초로' 국가보호지로 지정이 되던 1864년에, 요세미티의 첫번째 공식 관리자로 임명된 '요세미티의 수호자(Guardian of Yosemite)'라 불리는 갈렌클라크(Galen Clark)가 직접 지은 작은 통나무집이 있었다고 한다.
갈렌클라크(Galen Clark)는 1848년 캘리포니아 골드러시때 동부에서 이주를 해왔으나, 1853년 39세의 나이에 심각한 폐결핵으로 6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공기라도 좋은 곳에서 죽겠다는 생각으로 당시에 작은 깊은 산속 마을이었던, 지금은 국립공원 안에 편입된 와워나(Wawona)로 이사를 와서는 마리포사그로브의 세쿼이아 나무들과 요세미티밸리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그 후 미국의회에 이 지역을 자연 그대로 보호해야 한다고 편지를 쓰는 등의 노력으로 마침내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4년 6월 30일에 링컨 대통령이 연방정부에서 요세미티의 보호를 지시하는 "The Act for the Yosemite Grant" 법령에 서명을 하게된다. 그 후 공식적으로 24년동안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관리인으로 일했으며, 1910년에 자신의 만 96세 생일을 몇일 앞두고 죽었다고 한다.
내려오는 길에 마침 아무도 없어서 캘리포니아 터널트리 뒤쪽에서 사진 한 장 더 찍었다.
마지막으로... 2년전에는 없던 안내판이 트레일 입구에 세워져 있었는데, 바로 Restoration of the Mariposa Grove of Giant Sequoias Project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Yosemite Grant Act를 링컨 대통령이 서명한지 150주년이던 작년 2014년 7월에 시작된 3년 계획인데, 2년째인 올해 2015년 7월부터 24개월동안은 마리포사그로브를 완전히 폐쇄를 하고 공사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공사'라길래 마리포사그로브 안에 있는 주차장도 늘리고 트램도로도 새로 포장하는 줄 알았더니... 정반대였다! 마리포사그로브 안에 만들어진 일반차량 주차장은 모두 없애고, 세쿼이아 숲속 트램도로의 콘크리트도 모두 뜯어내서 자연상태로 원복한다고 한다. 2017년 7월에 다시 오픈을 하면 그 때는 모든 사람이 국립공원 남쪽입구의 주차장에서 셔틀을 타야만 Mariposa Grove로 들어올 수 있으며, 더 이상 트램은 운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료를 찾아서 읽다보니 작년에 150주년을 맞아서 다음 150년을 위해서 이 생태계 복원공사를 하기로 했다는 말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2017년 7월 이후에 달라진 마리포사그로브(Mariposa Grove)의 세쿼이아 나무들을 만나는 순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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