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요세미티

미국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 설경과 커리빌리지(Curry Village)의 애프터 크리스마스 브런치

위기주부 2016. 1. 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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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5년전인 2010년 1월 연휴에 2박3일 샌프란시스코/요세미티 번개여행을 하면서 '겨울 요세미티'를 처음 만났었다. 하지만, 그 때는 들고나는 고개에서만 설경을, 그것도 자동차 안에서만 구경을 했을 뿐, 요세미티밸리는 겨울비가 내리는 축축한 풍경이었다. (당시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그로부터 5년후인 2015년 12월말...

2박을 하는 공원 밖 엘포탈(El Portal)에 있는 시더라지(Cedar Lodge)를 출발한지 10여분만에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서쪽 입구인 Arch Rock Entrance에 도착을 했다. 해발 876m 정도밖에 안되는 곳인데 나뭇가지와 도로옆에 눈을 보며 설레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3마일만 더 가서 반드시 스노우체인을 하라고 한다!

짜잔~ 스노우체인을 하고는 조금 더 머세드(Merced) 강을 따라 올라가자 이런 환상적인 겨울풍경이 펼쳐진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머세드 강을 건너는 돌다리인 Pohono Bridge에 차를 세웠다. 돌다리 난간에 서서 찍은 사진인데, 좁은 돌담위에 쌓인 눈이 20cm 정도는 되어 보였다.

다리에서 머세드 강의 하류쪽을 내려다 보니, 간밤에 내린 눈과 함께 겨울 강물의 수증기까지 나뭇가지에 얼어붙어서, 그야말로 순백의 세상을 보여주고 있고,

상류쪽으로는 하얀 눈꽃을 입은 키 큰 소나무들 너머로 수직의 절벽이 서있어서, 이 곳이 바로 요세미티(Yosemite)임을 실감케 했다. 다시 차에 올라서는 겨울 요세미티의 진면목을 사진에 담기 위해서 다리를 건너 우회전을 해서 터널뷰(Tunnel View)로 향했다.

"고드름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차 지붕에 구멍 뚫리겠네!" 전날 오크허스트(Oakhurst)에서 공원의 남쪽입구로 들어왔으면 우리도 저 터널을 지나서 나왔겠지만, 우리는 언덕길을 조금 올라와서 그냥 터널 출구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는 뷰포인트로 걸어갔다.

좌우로 솟아있는 엘캐피탄(El Capitan)과 캐서드랄락(Cathedral Rocks), 또 저 멀리 가운데 보이는 하프돔(Half Dome)보다도,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하얀 눈속에 솟아있는 밸리(Valley)의 소나무들이 '요세미티의 겨울풍경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겨울 요세미티의 터널뷰(Tunnel View)에서 찍은 '털모자 가족사진'이다.^^ 이제 저 하얀 소나무숲 속으로 출발~

수직의 높이가 1km에 가까운 절벽인 엘캐피탄은 햇살을 잘 받아서 그런지, 별로 겨울 분위기가 풍기지 않았다. 버뜨(BUT)...

우리는 간밤에 내린 눈이 전혀 녹지 않은 이런 겨울숲의 눈덮인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저 차량에 탄 사람들은 어젯밤에 요세미티 밸리 안에 있는 숙소들 중의 한 곳에서 숙박을 했나보다.

잠시 스윙잉브리지(Swinging Bridge) 피크닉에리어에 차를 세우고 머세드강을 걸어서 건너는 나무다리 위에 올라갔다. 강물에 반사되어 보이는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는 긴긴 가뭄을 견디고, 아마도 내년 봄에 최대가 될 때까지 점점 수량을 늘려갈 것이다.

어퍼폴(Upper Fall)을 자세히 보니까 폭포수 좌우로 하얗게 얼어붙은 것이 보이는데, 가끔 좌우의 얼음덩어리들이 깨져서 떨어지면서 밸리 전체에서 들릴 정도로 큰 소리를 내고는 했다.

하프돔이 가까이 보이는 Sentinel Bridge 삼거리에서는 섭씨 영하10도 가까운 날씨에 눈밭에서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평소와 달리 삼거리에서 계속 직진을 해서 커리빌리지(Curry Village)를 향했다.

요세미티 밸리의 셔틀은 뒷바퀴에 쇠사슬을 감은 상태로 겨울에도 운행을 한다. 겨울 비수기에는 일반 승용차로도 공원 대부분의 도로를 막히지 않고 다닐 수 있지만, 가끔은 주차해놓고 셔틀을 타는 것이 편리할 때도 있다.

이번 여행계획을 세울 때 처음에는 커리빌리지의 텐트캐빈(Tent Cabin)에서 1박을 할까도 생각했었다. 그랬으면 여기 크리스마스 장식 위로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린 오피스에서 체크인을 했을 것이다...^^

커리빌리지는 1970년 이전에는, 이 1914년에 만들어졌다는 입구에 씌인 것처럼 '캠프커리(Camp Curry)'라고 불렸는데... 당연히 먹는 '카레(curry)'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다.^^ 1899년에 David Curry와 Jenny Curry 부부가 요세미티를 찾는 사람들에게 천막으로 숙박을 제공한 것이 시초가 되어서, 이후로 여러 통나무집과 건물들이 들어서서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이 날은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토요일이었는데, 브런치를 먹기 위해서 커리빌리지의 식당을 찾았다. 우리 부부는 여기 커리빌리지 식당이 처음이었지만, 지혜는 2015년초에 8학년 요세미티 졸업여행 때 여기 커리빌리지에서 4박을 하면서 식당을 많이 이용했다고 한다.

하얀 눈으로 덮인 산속에만 있다가 들어와서 건물 자체로도 감동이었는데, 크리스마스 장식까지 더해져서 정말 분위기가 좋았다.

"크리스마스도 지났는데, 안 가져간 선물들이 많네~ 나도 선물 받고 싶은데... 아무 박스나 하나 열어볼까?"

이런 생각을 하는데 아내와 지혜가 메뉴를 사가지고 왔다. (카레는 아님^^) 멋진 식당의 멋진 분위기에서 애프터 크리스마스 브런치를 즐겁게 먹고는, 옷을 단단히 다시 껴입고는 밖으로 나갔다. 요세미티의 겨울을 제대로 즐겨보기 위해서, 계곡따라 눈덮힌 산길을 올라가는 하이킹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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