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산과 계곡

글렌데일, 버뱅크, 라크레센타 등으로 둘러싸인 버두고(Verdugo) 산맥 통바피크(Tongva Peak) 등산

위기주부 2017. 4. 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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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는 봄방학을 맞아서 학교 밴드활동으로 캐나다 퀘벡(Quebec) 등지로 일주일 여행을 떠나고, 아내는 오래간만에 친구분들과 저녁 약속이 있어서 나가신 일요일 오후... 혼자 소파에서 뒹굴면서 넷플릭스로 한국영화나 한 편 볼까 생각했지만, 그러기에는 봄바람 부는 파란 하늘이 너무 아까웠다~

버두고 산맥(Verdugo Mountains)은 위의 구글맵 지형도에 표시한 것처럼 로스앤젤레스의 북쪽에 버뱅크(Burbank), 글렌데일(Glendale), 라크레센타(La Crescenta) 등의 도시들로 완전히 둘러싸인 작은 산맥이다. 하지만 이 산맥의 최고봉인 Verdugo Peak의 해발고도는 953 m나 되고, 주변의 도시들로 부터도 600 m 이상을 솟아있는 높은 산맥이다. 위기주부도 이 산맥은 이번에 처음 찾아갔는데, 맛보기로 주능선 제일 아래쪽의 Tongva Peak와 Mount Thom 두 봉우리를 돌아보는 트레일을 했다.

보드리루프트레일(Beaudry Loop Trail) 출발점은 산맥의 동쪽사면에 자리 잡은 글렌데일의 주택가로 1300 Beaudry Blvd라는 주소가 사진 오른편 가로등에 보인다. 생소한 '보드리(Beaudry)'라는 이름은 아마도 1800년대 LA시장을 했던 프랑스계의 Prudent Beaudry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 같다.

이 트레일은 전체가 산악용 소방도로로, 메마른 작은 댐의 옆으로 만들어진 이 게이트를 옆으로 통과해서 들어가면 된다.

조금 올라가면 Beaudry North와 Beaudry South로 갈라지는 길이 나오는데, 나는 북쪽 소방도로로 올라가서 남쪽 소방도로로 내려왔는데, 오래간만에 MapMyHike 앱을 이용해서 기록한 이 날의 트레일 코스는 아래와 같다.

루프의 위쪽 Beaudry N. Motorway를 따라서 올라간 다음에 주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와서 Beaudry S. Motorway로 출발한 곳으로 돌아왔는데, 정확히 2시간반 동안에 걸은 거리는 11 km이고, 수직으로는 450 m를 올라갔다가 내려온 것이었다.

사실 등산로 자체는 전부 넓은 비포장도로라서 별로 재미는 없고, 이렇게 사방을 내려다보는 풍경이 볼만한 등산로이다. 올라갈때는 북동쪽으로 사진 중앙에 2번과 210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곳을 중심으로 왼쪽에 라크레센타(La Crescenta)와 오른쪽에 라카나다(La Canada) 지역을 볼 수 있다.

산맥의 주능선을 따라 만들어진 소방도로인 Verdugo Motorway를 만나면 다 올라온 것이데, 여기서 주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턴을 해야지 계속해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안된다.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방송용 안테나와 통신탑이 세워져 있는 통바피크(Tongva Peak)가 보이는데, 버두고 산맥은 도시들로 둘러싸여 있는 특성상 봉우리들 마다 이렇게 안테나가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한 굽이를 돌면 역시 안테나가 세워진 제일 남쪽 봉우리인 마운트쏨(Mount Thom)이 나오고, 그 사이로 마침내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안테나 시설들은 이렇게 철조망으로 엄격히 못 들어가게 해놓았는데, 중요한게 여기서 그냥 왼쪽 소방도로를 따라 내리막이라고 신난다고 걸어 내려가버리면 안된다! (본인이 그렇게 한참을 내려가다가 잘못을 깨닫고 헉헉대며 다시 돌아왔음^^) 여기 통바피크의 정상 표석은 철조망 바로 아래를 따라서 건너편으로 걸어가면 나오기 때문이다.

해발 2,656 피트(810 m)의 통바피크의 정상 표석인데, '통바(Tongva)'라는 이름은 바로 LA분지 지역에 살던 원주민 부족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란다. (구글맵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방금 지나온 안테나 타워들과 파란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소파에서 뒹굴지않고 나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바피크(Tongva Peak) 정상에는 또 보이스카우트에서 만들어 놓은 쉼터가 만들어져 있었는데, 저기 위에 서면 LA지역의 많은 부분을 내려다 볼 수가 있다.

남쪽으로는 바로 산아래에 글렌데일(Glendale) 시내가 가까이 보이고, 조금 멀리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이 보인다. LA 다운타운의 오른쪽 아래로 저수지같이 보이는 것은 5번 프리웨이를 따라서 남쪽으로 흘러가는 LA강(Los Angeles River)의 모습이다.

남서쪽으로 가까이에 보이는 산들은 바로 산타모니카 산맥의 동쪽 끝에 그리피스공원(Griffith Park)으로 지정된 곳으로, 제일 왼쪽에 보이는 봉우리가 그리피스 천문대의 뒷산인 마운트헐리우드(Mt. Hollywood)이고, 가운데 안테나가 세워져 있는 곳이 헐리우드 사인이 있는 마운트리(Mt. Lee), 그리고 제일 오른쪽의 봉우리가 '지혜의 나무'가 있는 버뱅크피크(Burbank Peak)이다. (산 이름들을 클릭하면 각각의 여행기를 보실 수 있음)

서쪽으로는 버뱅크(Burbank) 시내와 그 너머로 넓은 LA의 '밸리(Valley)' 지역이 보인다. 오른쪽에 희미하게 보이는 활주로는 버뱅크 밥호프 공항(Bob Hope Airport)인데, 아무래도 다음 번에는 좀 더 가까운 북쪽 봉우리로 오후말고 오전에 올라가서 내려다 봐야겠다.

버두고 산맥의 주능선 제일 남쪽의 봉우리인 마운트쏨(Mount Thom)에도 역시 방송용 안테나가 세워져 있다. 여기서 내려가는 길은 두 갈래인데 오른쪽 Las Flores Motorway는 남쪽의 다른 마을로 내려가므로, 위기주부는 당연히 차를 세워둔 동쪽 마을로 돌아가기 위해서 왼쪽의 Beaudry South Motorway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글렌데일 시내가 아주 가깝게 보이는 곳이 있어서, 배낭에 넣었던 카메라를 다시 꺼냈다.

그리고는 LA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을 줌으로 당겨 보았는데, 지금 LA 국제공항에 착륙을 위해서 다운타운 위에서 선회를 하고 있는 저 푸른색의 비행기는 사진을 확대해보니 한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의 비행기였다.

저 아래로 2시간여 전에 출발했던 메마른 댐이 있는 주택가의 트레일 출발점이 보이는데, 이렇게 바로 아래로 보이지만 소방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은 제법 멀고 힘들었다. 이렇게 첫번째 버두고 산맥 하이킹은 마무리하고, 다음 번에는 이 산맥에서 가장 높은 버두고피크(Verdugo Peak)에 도전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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