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이야기/2017 스페인

스페인 집시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사크로몬테 동굴박물관(Museo Cuevas del Sacromonte)

위기주부 2017. 8. 3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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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Notre-Dame de Paris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여주인공 에스메랄다(Esméralda)가 떠돌이 집시(gipsy) 여인으로 나온다. 프랑스를 지나서 스페인 남부까지 내려온 집시들이 그라나다에서 정착을 한 곳이 알함브라 건너편의 사크로몬테(Sacromonte) 언덕이라고 한다.

오전에 알함브라 궁전 구경을 마치고, 점심 먹고 시에스타를 즐긴 후에 호텔을 나와서 언덕길을 걸어 내려간다.

훨씬 더 오래전에 내가 뛰어놀던 골목길, 자동차가 못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 두 명 겨우 지나가던, 그런 좁은 골목길을 떠올리게 했던, 스페인 그라나다(Granada)의 그 골목길에 지혜가 서있다.

호텔에서부터 10분 이상을 걸어내려와서 큰 도로를 만날 때까지를 편집한 동영상이다. 이걸 왜 다 찍었을까? ^^

도로 저 쪽으로 가면 그라나다 대성당(Catedral de Granada)이 있는 시내 중심가인데, 대성당은 남은 스페인 여행기간에 볼 일이 많이 남았으니 우리는 예정대로 반대쪽을 향해 걸어갔다.

법원 건물 앞으로 넓은 이 곳은 Plaza de Santa Ana라는 광장인데, '짜가' 나이키와 아디다스 운동화 등을 땅바닥에 펴놓고 파는 흑인들이 많이 있었다. 막 결혼식을 한 것 같았던 Church of San Gil and Santa Ana 성당 뒤쪽 언덕 위에, 지혜와 올라갔던 알함브라의 알카자바(Alcazaba) 감시탑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실개천이 흐르는 다로 강(Rio Darro)을 따라서 만들어진 이 길은 알함브라를 오른편으로 올려다 보면서 또 다른 광장까지 이어지는데, 그라나다 여행에서 꼭 걸어봐야 할 인기있는 관광지였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Carrera del Darro 도로를 따라서 Paseo de Los Tristes 광장까지 걸어가는 동영상이다.

광장에 도착하니까 남자 플라멩고 댄서의 동상이 하나 서있길래... 오래간만에 몸소 '동상 따라하기' 한 번 해봤다~^^ 뒤쪽 언덕 위로는 알함브라의 하얀색 여름궁전 헤네랄리페(Generalife) 건물이 보인다.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Paseo de Los Tristes 광장은 이렇게 알함브라의 붉은 성벽을 올려다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노천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주변에 많이 있는 곳이다. (구글맵 지도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여기서 우리는 잠시 숨을 돌리고, 본격적으로 북쪽 사크로몬테(Sacromonte) 언덕길을 올라가게 된다.

사크로몬테 언덕에는 플라멩고와 기타공연을 하는 곳들이 많은데, 그냥 공연만 하는 소극장 같은 곳도 있지만 식사를 하면서 공연을 보는 레스토랑들도 있어서, 잘 골라서 들어가야 한다.

언덕길을 제법 올라갔더니 이렇게 정면으로 알함브라 궁전이 보인다. "역시 여행에서는 높이 올라가야 돼~"

사크로몬테 언덕의 건물들은 벽을 모두 흰색으로 칠해놓았지만, 군데군데 이렇게 강한 원색으로 '뽀인트'를 준 것이 많았다. 뭔가 엉성하지만 매력이 있는 이 길을 걸어서 우리가 찾아가고 있는 곳은...

오른쪽 노란 안내판을 세워둔 사크로몬테 동굴박물관(Museo Cuevas del Sacromonte)이다. 뒤로 보이는 카페도 자세히 보면 입구와 발코니를 빼고는 건물 내부는 땅을 판 '동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박물관은 언덕 제일 꼭대기에 있어서 계단을 제법 올라가야 하는데, 올라가는 담벼락에 낙서인 듯 아닌 듯 헷갈리는 글들이 적혀있다. 제목만 찾아보니까 "leyenda"는 전설(legend)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호텔을 나와 1시간 넘게 걸어서 목적지인 사크로몬테 동굴박물관 입구에 도착을 했다. (구글맵 지도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3명 입장료를 내고 직원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 들어가 보면,

10개 정도의 동굴 입구가 보이는데, 각각의 내부를 주제별로 나름 잘 전시해놓았으니 제일 왼쪽 동굴부터 들어가면 된다.

그라나다까지 내려온 집시들이 하나둘 여기 언덕에 이렇게 동굴을 파서는 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여름에는 정말 시원했을 것 같다. 언덕을 올라오면서 보니까 지금도 실제로 이런 동굴을 집으로 사용하는 것이 분명한 곳들이 많이 보였다.

이 노래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라나~ ♪ ... 밤에는 별따라 낮에는 꽃따라 ... 집시 집시 집시 집시여인 ♬

여러 동굴들이 어떤 식으로 전시가 되어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시기 바란다. 힘들게 동영상을 찍고 편집했는데 굳이 내부의 사진들을 또 일일이 올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어서, 그냥 마지막 화면에 나오는 아래의 사진으로 끝 맺는다.

붉은색의 알함브라와 하얀색의 사크로몬테, 왕이 살던 알함브라와 집시들이 살던 사크로몬테... 가운데 다로 강(Rio Darro) 계곡을 사이에 두고, 어떤 이야깃거리들이 흘러흘러 오늘까지 왔을까? 그 이야기들을 듣기 위해서 이제 이 언덕의 동굴 안에서 집시의 후예들이 공연하는 플라멩고를 보러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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