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사막과 황무지

스타트렉과 많은 영화 촬영장소로 사용된 바위가 있는 바스케즈 락(Vasquez Rocks) LA카운티 공원

위기주부 2018. 1. 21.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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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말에 아내와 지혜가 둘이서 뉴욕여행(클릭!)을 갔던 주말, LA에 남겨진 위기주부의 하이킹 두번째 이야기이다.


오전에 데블스펀치볼(Devil's Punchbowl) 공원에서 10km가 넘는 하이킹을 하고 (여행기는 여기를 클릭), 밥때가 지났지만 짧게 둘러보고나서 점심을 먹기로 한 이 곳은 역시 LA카운티(County of Los Angeles)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바스케즈락(Vasquez Rocks) 공원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입구에 있는 비지터센터를 지나서 비포장도로로 이렇게 멋진 바위들이 있는 곳까지 차를 몰고 들어올 수 있는데, 저 차가 올라가는 길을 나는 방금 내려와서 뒤둘아보고 찍은 사진이다. 도로 오른쪽의 저 바위도 멋있지만, 주인공은 따로 있으니...


바로 도로 왼쪽으로 넓은 황무지를 비스듬히 뚫고 솟아있는 이 Kirk's Rock이다! 사진 왼쪽에 프리우스 자동차가 주차된 곳 위에서 여성분이 멀리 오른쪽을 보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비스듬한 바위의 꼭대기 바로 아래까지 올라간 이 남자분의 사진을 찍고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위기주부도 한 번 올라가보기로 했다. 앞에 엄마손을 잡고 올라가는 꼬마를 따라서...^^


비스듬한 지층의 경계를 따라서 일단 가운데에 보이는 골짜기까지만 올라 가보기로~


골짜기 위에 도착하니 바위 너머 북쪽으로, 왼쪽편에 은색 지붕의 비지터센터와 여기로 들어오는 비포장도로와 자동차들이 보였다. 그 뒤로 보이는 작은 마을의 이름은 아구아둘체(Agua Dulce)로 영어로는 "sweet water"라는 뜻인데,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Pacific Crest Trail, PCT)이 관통하는 마을로 PCT 하이커들에게는 의미가 있다.


내려오면서 돌아보니 뾰족한 바위끝에 올라간 사람들이 보였다. 잠시 "나도 올라가봐?"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올라가봐야 사진 찍어줄 사람도 없을뿐더러 항상 아내가 보고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안전한 하이킹을 하는 위기주부라서...^^


남쪽에 댐처럼 보이는 것은 14번 고속도로인 앤틸롭밸리 프리웨이(Antelope Valley Fwy)이다. 그 너머로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샌가브리엘 산맥을 지나온 PCT가 고속도로 아래 터널과 여기 바스케즈락이 있는 아구아둘체 마을을 지나서,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서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JMT)과 합류하게 된다. "아~ 그리운 JMT..."


원래는 여기서 남쪽으로 PCT를 좀 걸으면서 이정표도 찾아보려고 했었는데, 그러기에는 배가 너무 고팠다~ 그래서 멋진 바위를 배경으로 자동차 광고사진 한 장 찍고는 비지터센터를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그 전에 이 바위의 이름이 왜 Kirk's Rock인지를 설명해드리면...


공상우주과학 TV 드라마 시리즈의 원조로,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 많은 팬을 거느리고 TV와 영화로 계속 제작되고 있는 <스타트렉> Star Trek 첫번째 시즌인 1967년 방송에서,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의 커크 선장(Captain Kirk)이 파충류 외계인 '곤(Gorn)'과 싸우는 장면을 여기서 촬영했기 때문이다. 그 후로 스타트렉의 수 많은 에피소드에 다양한 외계행성으로 등장했고, 최근 2009년에 개봉한 영화 <Star Trek>에서도 벌칸행성의 모습으로 나와서, 스타트렉의 골수팬들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곳이라고 한다. 실제 미국 드라마 <Big Bang Theory>에서 주인공들이 스타트렉 등장인물들의 복장을 하고 이 곳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에피소드로 방송하기도 했다. (사진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새로 잘 만들어놓은 공원 Interpretive Center의 모습인데, 입구 위 비스듬한 지붕의 각도는 '커크바위'를 따라한 것 같다.


캘리포니아 콘도르 한 마리가 날아다니는 비지터센터의 내부도 아주 잘 꾸며놓았지만, 이 사진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앞 청바지를 입은 여성분이 신고있는 카우보이 부츠였다. 뭔가 서부시대로 순간이동을 한 듯한 느낌...^^


이 공원은 가운데 아래에 보이는 흑백 얼굴사진의 주인공인 Tiburcio Vásquez의 이름을 딴 것인데, 그는 1800년대말 LA지역 도적떼의 두목으로 여기 바위들 사이에서 숨어지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은 붙잡혀서 39세의 나이에 교수형에 처해졌는데, 캘리포니아를 미국이 점령한 당시 상황과 맞물려 멕시코 사람들은 그를 홍길동같은 '의적'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도적두목 바스케즈가 우리에게도 소설과 영화로 잘 알려진 <쾌걸조로>의 실제 모델중의 한 명이라는 설도 있다고 한다.


전시관의 한 쪽 벽면은 1920년대부터 여기서 촬영된 많은 장면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주로 서부극과 공상과학 작품이 대부분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지금까지 바스케즈락(Vasquez Rocks)에서 촬영된 영화, TV, 뮤직비디오는 모두 200편이 넘는다고 하는데, 모든 장르를 통틀어서 아마 아래의 영상이 가장 유명할 것 같다.


바로 '팝의 황제' 마이클잭슨이 1991년에 발표한 <Black Or White>의 뮤직비디오에서 서부시대 인디언들과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 Vasquez Rocks 공원이었다. (초반에 맥컬리컬킨이 등장하고, 뒤쪽에 90년대초 당시에는 혁명적이었더 모핑(morphing) 특수효과를 선보였던 이 뮤직비디오 오래간만에 보시는 분이 많을 듯^^) 혹시 마이클잭슨을 모르시는 신세대 한국분들이 계시다면 슬퍼하지 않으셔도 된다... 여기를 클릭하시면 전체를 다 여기 Vasquez Rocks를 배경으로 찍은 그룹 샤이니(SHINee)의 멤버 태민의 솔로곡 <Drip Drop>의 뮤직비디오를 대신 감상하실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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