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동부 델라웨어(Delaware)는 1704년에 펜실베니아로부터 갈라져 나와서, 미국 독립전쟁 당시 13개 식민지들 중의 하나인데, 특히 1787년 12월 7일에 미국 헌법을 가장 먼저 승인하여 "첫번째 주(The First State)"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 두번째로 작은 충청북도만한 면적에 인구는 고작 1백만명이지만, 친기업적인 주법(state law) 때문에 (ex. 이자율 제한이 없음), 미국 포춘지 500대 기업중에서 약 60%가 델라웨어 주에 법적으로 본사가 있단다! 하지만, 타주의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델라웨어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주"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잘 알려져있지 않았다.
봄방학 여행기 전편에서 보여드린 카페리가 델라웨어 만(Delaware Bay)을 건너 도착한 루이스(Lewes)에서 차를 몰고 배에서 내릴 때 보이는 환영간판으로, 밑에 작게 적힌 것처럼 현재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Joseph R. Biden, Jr.)이 1973년부터 오바마의 부통령으로 취임하던 2009년까지 무려 36년간 연방 상원의원을 했던 고향으로 지금은 제법 알려졌다. 그렇다고 뒤에 보이는 하얀 집이 그의 '홈(Home)'은 아니고, 주의 최대 도시인 윌밍턴(Wilmington)에 사저가 있다.
주도가 도버(Dover)인 델라웨어는 위의 지도처럼 두 개의 만 사이에 남쪽으로 뻗어있는 육지인 델마바 반도(Delmarva Peninsula)의 북동쪽 일부이다. 델라웨어의 남서쪽은 메릴랜드가 감싸고 있고, 지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반도의 남쪽에 버지니아 땅도 있기 때문에, 3개 주의 스펠링을 합쳐서 '델마바(DELaware-MARyland-VirginiA)'라는 이름을 만들었단다. 그리고 델라웨어 주의 모양에서 가장 특이한 부분은 북쪽에 펜실베니아와의 경계로, 뉴캐슬(New Castle)을 중심으로 하는 거리 12마일의 원을 따라 만들어졌는데, 미국에서 유일하게 주경계가 원호(arc)인 곳이라고 한다.
아내도 직장 동료로부터 들어본 적이 있다는 관광도시인 레호보스비치(Rehoboth Beach)에 도착을 해서, 지혜가 검색으로 찾은 왼편의 초가집인 하와이안 레스토랑 '날루(Nalu)'에서 점심을 사먹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점심을 잘 먹고는 바로 도로 건너편의 골목길을 따라 만들어진 쇼핑거리인 페니레인몰(Penny Lane Mall) 구경을 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작년 여름에 다녀와서 소개했던 메인(Maine) 주의 '세계 최대의 회전하는 지구본'과 함께, 이 곳은 미국 50개주의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관광지들을 소개한 기사에서 델라웨어 주의 대표 장소로 나왔던 곳이다.
하지만 비수기라서 그런지 거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고, 저 시계탑도 멈춘지 오래된 듯 방치되어 있어서, 그냥 짧은 골목을 끝까지 걸어갔다가 바로 뒤돌아서 바다쪽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여기도 해안가에 보드워크(boardwalk)가 굉장히 넓게 잘 만들어져 있었지만, 상쾌하면서도 차가운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오래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보드워크에서 내려가 풀들이 자라고 있는 작은 모래언덕(dunes)을 넘어가야만 평평한 모래사장이 나오는 것도 특이했는데, 이렇게 해야 바닷물 침수 피해도 막을 수 있고 모래도 유실되지 않고 보존된다는 설명이 노란 사각형 안에 적혀있다.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20마일 정도만 내려가면 나오는 메릴랜드(Maryland) 주의 최신 환영간판 사진을 인터넷에서 가져왔다. 특이한 주깃발 등에 대해서는 봄방학 여행기 마지막 편에 소개할 예정이므로 건너뛰고, 올해 취임한 젊은 흑인 주지사인 웨스 무어(Wes Moore)의 선거공약이었던 "Leave No One Behind" 문구가 새로 덧붙여진 모습이다. (옛날 지혜의 학교 벽에 붙어있던, 미국 교육부의 "No Child Left Behind" 모토와 비슷함) 참고로, 작년까지 메릴랜드 주지사는 '한국사위' 래리 호건(Larry Hogan)이었고, 사업가 출신이었던 그의 문구는 "We're Open for Business"였다.
오션시티(Ocean City) 중심가에서 북쪽으로 좀 떨어져 있는 헐리데이인 숙소에 일찍 도착했는데, 방에서 바다까지 거리도 멀고 무엇보다 앞마당 야외 수영장이 공사중이었다! 날씨도 추운데 바다까지 나가보기도 귀찮아서, 저녁도 호텔 레스토랑의 피자를 사와서 방에서 먹고는, TV에 크롬캐스트 연결해서 가족이 함께 넷플릭스만 보다가 그냥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에 해 뜨기전 창밖을 보니 수평선 위로 구름이 많이 끼어서, 작년에 버지니아비치(Virginia Beach)에서와 같은 멋진 일출은 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침대로 돌아갔다.
그래도 아내가 대서양 망망대해의 수평선에 걸린 구름 위로 솟은 해를 찍은 사진이 있어서 일출사진 한 장 보여드린다.
또 자기의 최신 핸드폰은 역광에서도 사진이 잘 나온다고, 꼭 부녀를 발코니에 세워놓고 찍어야 하시겠다고 해서...^^
정말 미동부의 바닷가는 딱 여름 한 철만 장사를 하는지, 아침에 문을 연 식당이 없어서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찾은 가게에서 베이글과 커피를 먹은 후에, 입구부터 아주 멋지게 만들어 놓은 오션시티 보드워크(Ocean City Boardwalk)를 찾아왔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그런데 겨우내내 비상시에 사용하려고 차에 넣어둔 털모자까지 꺼내 썼지만 너무 추워서, 보드워크 입구에서 반경 10미터를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차로 돌아가야 했다... 이렇게 전날의 뉴저지 애틀란틱시티, 그리고 델라웨어 레호보스비치와 메릴랜드 오션시티의 3개주 바닷가 관광도시들을 차례로 방문한 '동부 해안가 탐방'은 시기를 잘못 골랐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여름 성수기에 다시 한 번씩 와봐야 결론이 날 것 같다.
보드워크 남쪽 끝에 원형 관람차 등이 있는 곳은 Jolly Roger at the Pier라는 놀이공원으로 역시 여름철에만 문을 연다.
오션시티가 있는 펜윅 섬(Fenwick Island)을 떠나는 다리가 시작되는 곳 왼편에 Sacramento Ca 3073 도로표지판이 보인다. 즉, 여기가 동쪽 끝인 미국 50번 국도(U.S. Route 50)를 따라 3,073마일을 서쪽으로 달리면, 블로그에 두 편으로 소개했었던 네바다 주의 '미국에서 가장 외로운 도로'를 지나서, 옛날 살던 캘리포니아의 주도인 새크라멘토(Sacramento)에 도착한다는 뜻이다!
50번 국도가 지나가는 주들을 표시한 지도로, 그 경로가 재작년 2차 대륙횡단에서 이용했던 인터스테이트 70번(Interstate 70) 고속도로, I-70과 비슷하다. 참고로 미국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 번호에 I-50과 I-60은 없는데, 이런 동서 횡단의 50번 국도 등이 이미 있는 상태에서, 50번 고속도로가 같은 주에 또 생기면 운전자들이 헷갈릴 염려가 있어서 일부러 번호를 뺐다고 한다. 오래간만에 역사 공부로 시작해서 지리 공부로 마치는 학구파 포스팅을 끝냈고, 3박4일 봄방학 여행기는 아직 두 편이 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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