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그랜드캐년

그랜드캐년과 라스베가스를 2박3일에 해치우기

위기주부 2010. 10. 26.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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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07.12.26 ~ 2007.12.28 (2박 3일)
컨셉: 아이들과 함께 가족여행
경로: 그랜드캐년 → 후버댐 → 라스베가스


이 제목을 보고 한국에서 2박3일로 갔다온다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 당연히 아래 경로처럼 LA에서 출발해서 다시 LA로 돌아오는 2박3일 여행을 말한다. 작년 연말에 처형가족 4명이 한국에서 놀러 와서,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수요일에 출발해서 금요일에 돌아온 여행기이다. 아내는 회사를 나가야 하니까 같이 못가고, 여행가이드셈인 나와 겨울방학인 딸아이까지 모두 6명이서 렌트카를 빌려서 다녀 왔다. 이 두 곳의 관광포인트를 소개하는 글들이야 무수히 많이 있을테니까, 나는 긴 이동경로와 빠듯한 시간계획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를 주로 써 볼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간이 2박3일, 혹은 3박4일밖에 없다면 무조건 처음 1박을 그랜드캐년 내의 숙소에서 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거리나 시간상으로도 유리하고, 그랜드캐년의 일몰과 일출도 모두 볼 수 있다. 단, 그랜드캐년 내의 숙소가 라스베가스의 싼 호텔들 보다는 비싸고, 성수기에는 반드시 예약을 해야 안심할 수 있다는 단점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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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해서 라스베가스를 거치지 않고 그랜드캐년으로 바로 가는 40번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7시간 정도면 그랜드캐년의 사우스림(South Rim)에 도착을 할 수 있다[B]. (하지만, 시차가 1시간 있기 때문에 도착하면 오후2시가 아니라 오후 3시임) 40번 고속도로는 Barstow에서 15번 고속도로와 갈라진 다음에 모하비사막을 가로질러서 바로 Kingman까지 가는 길인데 자동차기름은 반드시 Barstow에서 가득 채우는 것이 좋다. 중간의 사막에 있는 작은 마을들의 주유소는 큰 도시보다 보통 기름값이 20% 정도 비싸기 때문이다. Flagstaff 조금 못가서 Williams라는 곳에서 그랜드캐년으로 올라가는 64번 도로로 빠지면 된다. 이 구간의 40번 고속도로는 미국의 'Mother Road'라고 불리는 <Historic Route 66>을 따라서 만들어진 길이므로, 시간여유가 있고 디즈니의 만화영화 'Cars'를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Kingman이나 Williams에서 기념품 가게에 들리거나 샛길로 빠져서 66번 도로를 한 번 타 보는 것도 좋을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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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라서 고도가 높은 그랜드캐년에는 눈이 제법 쌓여 있었다. 하지만, 워낙 사람들이 많이 오는 관광지라서 운전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도록 도로의 눈은 잘 치워놓는 것 같았다. 제법 많은 구름때문에 협곡이 어둡게 보여서 약간 안 좋았는데, 위 사진을 보니까 오히려 하늘의 구름이 아주 멋있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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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짐을 풀고, 조금 쉰 다음에 일몰을 보려고 동쪽의 데저트뷰(Desert View)로 향했는데[C], 이 곳에는 돌로 만든 유명한 타워가 있고 일몰의 경치가 좋다고 하는데 구름 때문에 붉게 타는 장관을 보지는 못했다. 대신에 위 사진처럼 콜로라도 강이 바로 보이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하지만 가는데만 약 40분 이상 운전을 해야되고, 일몰 후에 돌아가는 길도 약간 운전이 위험하기 때문에, 시간이 빠듯한 경우에는 굳이 무리해서 Desert View를 가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Yavapai Lodge에서 묵었는데, 그랜드캐년 내의 숙소를 비롯한 상세정보는 http://www.nps.gov/grca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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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일출을 기다리면서 앉아있는 모습인데, 고도가 높아서 겨울아침에는 매우 추웠다. 온도계가 없어서 모르겠지만, 느낌에 영하 10도는 되는 것 같았다. 애석하게도 역시 구름때문에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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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항상 위의 사진처럼 이른 아침의 장관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때가 제일 멋있는 것 같다) 일출을 보고 나서는 미국 대통령들이 그랜드캐년에 오면 자고 간다는 엘토바(El Tovar) 호텔이 있는 빌리지까지 약간 드라이브를 하는 것도 좋다. 우리는 엘토바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도로에서 엄청나게 큰 순록이 길 바로 옆에 서 있는 것을 봤다. 숙소 안에서 아침을 해먹고(공식적으로는 취사금지인 것 아시죠...^^), 기념품 가게에 들른 후에 라스베가스로 향했다. 내 생각에는 그랜드캐년의 장관은 해가 떠 있는 위치(즉, 내가 보는 시간 - 일출, 정오, 일몰)가 중요하지, 내가 있는 위치(즉, 여러 곳의 전망이 좋다고 하는 Point들)는 큰 상관이 없었다. 물론, 여유가 있다면 각 Point를 다 들려서 차이를 감상하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미련없이 빨리 떠야 한다. 우리는 2박3일 이잖아...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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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쪽으로 40번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Kingman에서 93번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면 라스베가스인데, 거의 다 올라가서 유명한 후버댐(Hoover Dam)이 나온다[D]. 문제는 이 93번 도로가 관광시즌과 주말에는 엄청 밀린다는 것이다. 위 사진은 차가 도로에서 완전히 서 있을 때 찍은 사진인데, 멀리 보이는 다리는 새로 만들고 있는 길이고, 지금은 그 아래 꼬불꼬불한 길로 가다서다 하면서 지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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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버댐을 건너와서 찍은 사진인데, 저 너머로 차들이 엄청 밀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후버댐을 구경하기 위해 주차장에 들어가고 나오는 차들과 왕복 2차선의 후버댐 위를 서행하는 차들 때문에 밀리는 것인데, 그래서 현재 후버댐 앞쪽 계곡에 4차선 다리를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다. 이른바 <The Hoover Dam Bypass Project>인데 2005년초에 시작해서 2010년 여름에나 개통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랜드캐년에서 라스베가스까지 거리상으로는 4시간반 정도면 되지만, 후버댐 잠시 내려서 구경하고 차가 많이 밀리는 것 생각하면 넉넉잡고 7시간은 생각해야 한다. 정말로 후버댐을 안 봐도 된다는 사람은 Kingman에서 동쪽에 있는 Laughlin을 지나서 95번 도로로 올라오는 길을 이용하면 된다. 이 길은 거리는 25마일 정도 더 멀지만 4차선 도로로 안 밀리기 때문에, 관광철에는 시간상으로는 2시간까지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슈퍼맨, 트랜스포머 등 유명한 영화에도 많이 나온 곳인데, 관광객이 후버댐을 안 보는것도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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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좀 지나서 라스베가스[E]에 도착했지만 겨울이라서 금방 어두워졌다. 라스베가스에서의 얼마남지 않은 시간이라면 역시 벨라지오의 분수쇼를 봐야한다. 이번에는 분수를 씩씩하게 높이 쏜 것 말고, 아기자기하게(?) 좌우로 쏘고 있는 사진을 올려 봤다. (분수쇼 동영상은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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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지오 호텔 내부정원의 장식이 11월에 사전답사 왔을 때와는 다르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바뀌어 있었다. 사슴들의 몸은 도토리같은 무슨 열매로 다 표면을 붙여서 만들어 놓았고, 황제펭귄은 박제는 아니지만 정말로 리얼하게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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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은 플래닛할리우드(Planet Hollywood)호텔의 야경과, 호텔 객실에서 내려다 본 분수쇼의 모습이다. 이 호텔은 예전에 이름도 약간 촌스러운 '알라딘호텔'이었는데, ph에서 인수해서 싹 뜯어고치고 얼마전에 재개장을 했다. 그래서, 호텔 여기저기서 브루스 윌리스와 '람보 할아버지'를 비롯한 스타들을 계속 볼 수 있었다. (물론, 직접은 아니고 카지노와 객실에 설치된 TV에서...^^) 스트립의 호텔들은 전망에 따라서 객실의 가격이 달라지는데, 당연히 스트립쪽을 보는 방이 비싸다. 특히, 벨라지오의 분수를 볼 수 있는 주변의 호텔은 특히 가격 차이가 많이 나게 된다. 객실에서 여유있게 전망을 즐기며 분위기(?)를 잡을 시간이 있는 분들은 돈을 좀 더 쓰는 것이 좋고, 카지노에서 '누르기'도 바쁜 분들은 굳이 전망 좋은 방에서 잘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특히, 분수쇼도 전체를 내려다 보는 것이 한두번은 재미있었지만, 아무래도 음악이 잘 들리지 않기 때문에 감동은 훨씬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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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관광에서 빠트릴 수 없는 다운타운의 전구쇼, 즉 <Fremont Street Experence>의 사진이다. 약 400m의 도로 위를 완전히 둥글게 LED전광판으로 만들어 놓고, 저녁 8시부터 밤 12시까지 1시간마다 매번 다른 영상을 보여 준다. 거리의 다른 불들은 모두 꺼지고, 음악과 함께 어떤 주제를 가지고 약 5분 정도 전구쇼를 한다. (여기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볼 수 있음) 사람들이 매우 많을 때는 정신없이 천장만 바라보고 있다가 소매치기를 당할 수도 있다고 하니까 조심해야 한단다. 이 LED 전광판은 LG CNS에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중간에 가끔 LG광고가 나오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외국에서 LG는 'Life's Good'의 머릿글자라고 광고를 한다. 'Lucky Goldstar'라고 하는 것보다는 설명이 훨씬 덜 필요할테니까) 이 전구쇼만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다운타운의 주요 호텔들은 스트립과는 달리 주차요금을 받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 전구쇼를 편하게 보려면 값이 싼 다운타운의 호텔에서 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 날에는 베네시안호텔의 'Grand Canal Shoppes'같은 실내 관광지들을 구경하고. 점심을 먹고 LA로 출발하면 된다. 실내의 관광지는 낮이던 밤이던 분위기의 차이가 없으니까 아침 일찍부터 구경을 가도 좋다. 이렇게 '2박3일 해치우기'는 끝나지만, 아무래도 처음 가 본 관광객에게 라스베가스에서 24시간도 안되는 1박2일은 너무 짧다! 그래서, 다운타운 하루, 스트립 하루 이렇게 2박은 할 수 있도록 그랜드캐년까지 전체 3박4일 일정이 딱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라스베가스에서 LA로 돌아오는 15번 고속도로에서는 운전을 조심하시기 바란다. 도로사정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빠듯한 여행일정으로 피곤한 운전자에게 지는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시속 80마일(130km)로 한 없이 직선으로 달리다가도, 차들이 중간중간에 갑자기 밀려서 서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항상 끝까지 긴장을 풀면 안된다. 여행도 그렇고, 우리들 인생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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