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828년에 체사피크(Chesapeake) 만으로 흘러드는 포토맥 강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앨러게니 산맥을 넘어서 오하이오(Ohio) 강까지 운하(canal)로 뱃길을 연결하려는 거대한 토목공사를 시작한다. 길이 1 km의 운하 터널까지 만드는 노력끝에 1850년에 겨우 포토맥 강 구간만 완성되지만, 이미 1842년에 볼티모어-오하이오 철도가 개통되었기 때문에 운하 공사는 거기서 중단되었다. 그 후 C&O운하는 앨러게니 산맥에서 나온 석탄 등을 워싱턴으로 운송하는데 사용되었지만, 1924년의 대홍수로 수로와 갑문 대부분이 막심한 피해를 입어서 회복불능 상태로 방치되었다.
메릴랜드 그레이트폴스(Great Falls) 마을의 공원 입구 모습을 스트리트뷰에서 가져왔는데, 집에서 직선거리로는 8마일 정도지만 495번 고속도로를 타고 강을 건너 빙 돌아서 찾아간 거리는 21마일에 40분 이상 소요되었다. 도로 오른편의 갈색 표지판에 여기도 차량당 $20의 입장료가 있다고 되어 있어서, 작년 여름에 아카디아(Acadia) 국립공원에서 구입했던 위기주부의 12번째 연간회원권을 잘 써먹어 시작부터 기분이 좋았다.
매표소를 통과한 후에 나오는 큰 주차장에도 차가 빼곡했고, 비지터센터로 걸어가는 길에도 따뜻한 봄날을 맞아 사람들이 많았다. 역사를 계속 살펴보면... 워싱턴 조지타운에서 메릴랜드 컴벌랜드(Cumberland)까지 184.5마일(297 km)의 C&O운하는 1950년대에 완전히 갈아엎고 강변도로를 만들자는 계획이 추진되었지만, 연방대법원 판사 William O. Douglas의 주도로 만들어진 보호단체의 노력으로 1961년에 내셔널모뉴먼트(National Monument)로 지정 후, 1971년에 체사피크-오하이호 운하 국립역사공원(Chesapeake and Ohio Canal National Historical Park)이 만들어졌다.
그렇게 보존된 운하의 '배를 끄는 길(towpath)'이 얼마 전 옆동네 공원 하이킹에서 소개했던 포토맥 헤리티지 트레일(Potomac Heritage Trail, PHT)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과, 지금 찾아가는 비지터센터가 옛날에 운하가 운영될 때는 '수문지기(lockkeeper)'가 살면서 사람들에게 숙소와 식사도 제공하던 건물이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앞모습이 약간 독특하고 투박한 이 집이 C&O운하 국립역사공원의 그레이트폴스 태번 비지터센터(Great Falls Tavern Visitor Center)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역사공원의 전체 지도를 보여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작년에 간단히 소개한 적이 있는 운하가 시작되는 조지타운(Georgetown)에서 여기 그레이트폴스까지의 구간 지도만 보여드린다. 여기서 포토맥 강(Potomac River)의 좌우로 녹색으로 표시된 지역과 이름들은 모두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 NPS)에서 관리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안내소 내부에는 건설에 동원된 이민자들의 이야기와 갑문(Lock)의 동작원리를 보여주는 디오라마, 석탄을 싣고 운하를 다니던 좁고 긴 화물선 모형 등이 전시되어 있다.
밖으로 나와서 건물 바로 옆에 있는 운하의 20번 갑문을 건너는 다리에서 내려다 본 모습인데, 이런 갑문이 여기 그레이트 폭포가 떨어지는 곳에만 6개가 필요했고, 운하 전구간에는 75개가 만들어져서 조지타운과 컴벌랜드의 수위차는 약 184미터나 되었다고 한다. (갑문을 한 번 통과할 때마다 평균적으로 배를 약 2.5 m 정도 올리거나 내렸다는 뜻)
하류쪽으로 조금 내려가다가 우리는 갈림길에서 폭포를 볼 수 있는 강가의 전망대로 향했다. 트레일은 시작부터 기다란 철제 난간의 볼록한 다리가 나오는데...
바위섬 사이로 포토맥 강이 갈라져 좁게 흐르는 급류를 바로 건너게 된다. 위기주부의 표정이 약간 이상한 이유는 사진을 찍기 위해 기대는 순간에 난간이 밖으로 갑자기 밀리면서 흔들렸기 때문이다.
나무로 만든 보드워크로 첫번째 바위섬을 지나면 두번째 급류를 건너는 다리가 나와서, 이번에는 아내가 모델을 했는데 이 난간은 튼튼하게 고정되어 있었다고... 억울하게 나만 놀랐네~^^
그렇게 천천히 걸어서 15분만에 포토맥 강의 그레이트 폭포(Great Falls)가 잘 보이도록 넓게 만들어놓은 메릴랜드 쪽 전망대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어디에 폭포가 있는지 잘 모르시겠다구요?
파란 모자를 쓴 아내가 바라보고 있는 정면의 저런 급류를 미동부에서는 '폭포'라고 부릅니다~^^ 어떻게 정확하게 정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폭포의 평균 폭은 350피트(110 m)이고, 550피트(170 m)를 흘러가면서 전체 낙차가 47피트(14 m)라고 한다.
강 건너편의 절벽 위에 사람들이 보이는 곳은 재작년 추수감사절에 방문했던 버지니아 쪽 그레이트폴스 공원(Great Falls Park)의 1번 전망대로 생각된다. 그런데, 꼭 말을 안 듣고 위험하게 절벽 아래쪽으로 내려간 사람들이 왼쪽에 보인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새로 전망대에 도착했기 때문에, 빨리 커플셀카 한 장 찍고 난간 옆의 자리를 비켜 드렸다.
하류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일요일인데 단체로 구경을 오신 수녀님들이 계셨다. 그리고 강 너머로는 또 두 곳의 전망대가 보이는데, 오른쪽이 2번이고 왼쪽에 아직도 NPS 홍보용 트럭이 세워져 있는 곳이 3번 전망대로 생각된다.
이 전망대가 있는 바위섬은 Frederick Law Olmsted Jr. 이름을 따서 올름스테드 아일랜드(Olmsted Island)라 부르는데, 국립공원청의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조경학자로 미서부 요세미티 국립공원에도 그를 기리는 올름스테드 포인트가 있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면서 19번 갑문을 건너고 있는데, 여름철이면 운하에 강물을 끌어와 채우고 하얀 천막을 씌워놓은 저 배를 실제로 띄워서 사람들이 탄 상태로 갑문을 통과하는 시범을 보인다고 한다. 여기 공원에서 유명한 다른 트레일을 하기 위해서 여름에 다시 오게될 것 같은데, 그 때는 물이 채워진 운하에 배가 떠다니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