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공원 둘러보기 씨리즈 2탄으로, 이번에는 부티가 좔좔 흐르는 동네인 진짜
"Beverly Hills, 90210" 주택가의 한가운데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작은 시립공원인
윌로저스 기념공원(Will Rogers Memorial Park)을 소개한다.
유명한 쇼핑의 거리인 로데오 드라이브(Rodeo Dr)를 따라서, Santa Monica Blvd를 건너 북쪽으로 1km 정도를 더 가면 Sunset Blvd를 만나는 곳에서 삼각형의 공원이 나온다. 멀리서 온 관광객이 굳이 이 작은 공원을 꼭 볼 필요는 없지만, 시간 여유가 있고 튼튼한 다리를 가지고 있다면, Santa Monica와 Sunset Blvd의 두 길 사이에 있는 평균 집값이 500만불, 한채에 60억원이 넘는 으리으리한 집들을 구경하면서 어슬렁 걸어와보는 것도 나름대로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항공사진으로 보면 Sunset Blvd 건너편에 유서깊은
The Beverly Hills 호텔이 있다. 원래 이 공원도 호텔의 땅이었는데, 1915년에 시에 기증을 해서 "Sunset Park"로 만들어졌다가, 1952년에 이름을 "윌로저스 기념공원"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참 특이한게, 이렇게 '3개의 육거리'를 꼭지점으로 하는 삼각형 모양의 공원은 전세계에서 아마 유일하지 싶은데, 그나마 Sunset Blvd의 육거리에는 신호등이라도 있지, 아래쪽 육거리에는 STOP 사인만 있어서 운전하는데 당황했다...^^
Beverly Dr에 차를 세우고 보니까, 공원 옆에서 왠 화가가 그림을 그리다말고 열심히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공원 중앙의 연못으로 걸어가는 길에도 수채화를 그리는 사람이 한 명... 그런데 두 명 모두 좀 자세가 영 어색하다~
연못옆 잔디밭에는 제대로 테이블까지 펼쳐놓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역시 한눈에 봐도 제대로 포스가 풍기지 않는다.
궁금증은 남겨두고, 연못을 한바퀴 빙 돌아보기로 했는데, 수초가 예쁘게 자란 연못에는 역시나 비단잉어들이 가득했다.
그레이스톤맨션 공원에도 비슷한 모양이 있었는데, 베벌리힐스에서는 이런 스타일의 분수가 대세인 듯 하다...^^
윌 로저스(Will Rogers)는 무성영화 시절부터 서부극의 최고 스타였던 영화배우로 신문칼럼니스트와 라디오진행자로도 매우 인기가 있었는데, 1935년에 알래스카에서 비행기 사고로 갑자기 사망했다고 한다. 1926년에 최초로 베벌리힐스의 명예시장이 되었던 것을 기념해서 이 공원에 그의 이름을 붙였으며, 여기 말고도 산타모니카쪽에 폴로경기장까지 있는
그가 살던 집은 캘리포니아 주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고향인 오클라호마에도 기념공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잔디밭 나무그늘에서 동양계 여성 한분이 역시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이 럭셔리한 동네 공원의 야자수 아래에서 잠을 자고 있는 저 사람은 이 동네 노숙자일까? 자전거 여행객일까?
선셋대로로 좀 특이하게 생긴 관광 투어버스 한 대가 지나갔는데, 스타라인 말고 다른 투어버스회사인 모양이다.
연못의 분수를 그리고 있는 모자쓴 아저씨 옆에 서서, 날 째려보는 험상궂은 사람이 바로 미술 선생님이란다~^^ 여기 다른 아마추어 화가들이 모두 자기의 Art Class 학생들인데, 일요일 오후에 야외 수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남친과 데이트약속이 잡혔는지, 아까 그림은 안 그리고 열심히 문자만 보내던 아가씨가 의자를 들고 걸어오는 뒤로 젓가락같은 야자수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서있는 이 곳은 "베벌리힐스, 90210"의 한가운데에 있는 시립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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