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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ESL프로그램으로 공짜로 영어 배우기

위기주부 2011. 1. 2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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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어디에 놀러 다닌(?) 글들만 올렸더니, 점점 '미국여행' 전문 블로그가 되어 가는 것 같다...^^ 미국에서 사는 모습이나, 미국에 관한 도움말들도 많이 올려야 되는데... 그래서, 이번 주부터 가을 학기를 다시 나가기 시작한 영어학원(?) 이야기를 한 번 해보자~ 내가 듣는 수업은 무료 평생교육원(?) 같은 곳인 NOCCCD(North Orange County Community College District)에서 진행하는 무료 영어수업인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프로그램이다.

미국은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이고, 지금도 전세계 이민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나라다. (우리 가족도 포함되나?) 특히나, '인종의 용광로(melting pot)'라고 불리는 이 곳 LA지역은 정말로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문제는, 이민자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잘 못한다는 것이다! (거짓말 같지만 정말 영어 잘 못하는 미국인들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이민자들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까, 고향 나라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에 살면 영어 쓸 일이 없기 때문이다. 다운타운의 코리아타운이나, 여기 플러튼 등지에서는 나같은 가정주부는 하루 종일 영어 한마디 안하고 얼마든지 살 수 있다. 특히, 주민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히스패닉들은 이미 대부분의 공공시설과 문서에까지 스페인어가 같이 쓰여있기 때문에, 직장 안다니는 가정주부들은 영어를 배울 필요성을 전혀 못느낀다고 해도 정말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여기에는 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무료로 영어를 가르치는 시스템이 지역별로 아주 잘 갖추어져 있다. 'ESL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것인데, 대충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등록하고 TOEIC시험같은 테스트해서 실력에 따라 6개의 레벨로 나누어서 수업을 하면서, 출석도 체크하고 중간에 시험도 치고, 미국문화도 전달하고 아주 체계적으로 잘 가르친다. 이 ESL 수업은 완전히 무료다. (교과서는 직접 사야되는 경우도 있음) 더 중요한 점은 학생의 신분을 전혀 묻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학생카드에 주소를 쓰고 거주상태를 기록하는 란은 있지만 강제적인 것은 아니라서, 관광비자로 들어온 사람이나 학생들은 물론, 비자없이 국경을 넘어 온 불법체류자들도 얼마든지 이 수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이 교육원에서는 ESL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직업교육이나, 한국의 '고졸검정고시 대비반'도 운영하는데, 이런 강의들은 수업료가 있다고 해도, 3달짜리 가을학기 수업료가 약 $50 전후로, "돈 조금 냈으니까 더 열심히 해라~" 수준이다.


작년부터 올해 5월까지는 Fullerton Campus에서 수업을 들었는데, 막판에 딸아이가 방학을 해서 수업을 다 빼먹었고, 내가 듣는 중상급반의 강사 두명이 조금 마음에 안 들어서... 9월부터 시작되는 새 학기는 여기 Anaheim Campus에서 듣기로 했다. 이 곳이 애너하임의 제일 북쪽에 있어서 우리집에서 거리는 두 캠퍼스가 거의 비슷하다...^^ 이 건물은 NOCCCD의 본부 건물인데, 9층이나 되는 건물은 정말로 우리 동네 플러튼에서는 보기 힘든 초고층(?) 건물이다.


월~목요일 주 4회, 오전 10:30~12:30까지 진행되는 중상급반 ESL강의의 교재들이다. 이 책은 직접 사야되는데, 3권이 $42이다. 내가 듣는 수업의 강사는 이름이나 억양으로 봐서 독일계가 확실한 Elena Ensch라는 젊은 여성이다. (뭘 물어보면 'Yes'라고 안하고 'Ya'라고 자주 대답하는 것으로 봐서, 제법 큰 이후에 미국으로 온 이민 1세인 것이 확실함) 수강생은 한 25명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절반 이상이 멕시코 출신의 히스패닉이고, 한국계가 나까지 8명 정도 되는 것 같다.


이번에는 영어 공부 좀 열심히 해 볼려고 작정해서 아침 8:00~10:30에도 ESL 수업을 하나 더 듣는다. 물론, 딸아이 학교 바래다주고 바로 오면 8:30쯤 되기 때문에 항상 늦는다고 강사한테 양해는 구했다. 이 수업은 수강명은 Pronunciation/Conversation Skill인데, 실제 강의명은 'Listening/Speaking for Academic Success'다. 고졸검정고시 대비반 수업과 연계해서 대학강의를 듣기위한 수준의 영어실력을 가르치는 수업이라고 보면 되겠다. 중요한 것은 이 강의의 교재인 위의 두 책은 무료로 받았다는 것이다. (책값 비싼 미국에서 저 정도면 두 권에 $25 정도는 할 것임) 단, 수업에 총 6번 무단결석하면 drop-out이고, 책을 반납해야 한다. 수업에 불가피하게 빠져야 하면 사전에 연락하란다...^^

금요일에는 별도의 ESL강의들이 또 있는데, 나는 'Reading Out Loud'라는 아주 재미있는 회화프로그램과 발음 수업을 듣는다. 물론 지역마다 차이는 나겠지만, 이렇게 미국에서는 얼마든지 영어를 체계적으로 공짜로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 것 같다. 이 정도로 매일 4시간 이상을 한국에서 원어민 강사에게 영어를 배운다면 수업료를 얼마나 내야 될까? 잘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금요일 아침수업에서 연극배우 출신이라는 개성있게 생긴 할아버지 강사가 했던 말을 옮겨 본다. 열심히 해야지! "언어는 배우는(learn) 것이 아니라 경험하고(experience) 느끼는(feel)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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