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 3대 공연의 하나라는 MGM그랜드 호텔의 태양의서커스(Cirque du Soleil) 카쇼(KA Show)

아주 옛날에 라스베가스에서 꼭 봐야 하는 공연은 머리에 커다란 깃털모자를 쓴 언니들이 나오는 발리스(Bally's) 호텔의 쥬빌리쇼(Jubilee! Show)였다고 한다. 하지만, 라스베가스가 가족관광지로 바뀌면서 이제는 이런 성인용 쇼는 추천공연에 이름도 못 내밀게 되었다.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지금 라스베가스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3대 유료공연으로는 벨라지오(Bellagio) 호텔의 오쇼(O show), 윈(Wynn) 호텔의 르레브(Le Reve), 그리고 지금 보러가고 있는 MGM그랜드 호텔의 카쇼(KA Show)를 꼽는 경우가 많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그 '3대 공연'의 마지막 세번째를 보기 위해서, 추수감사절 데스밸리 캠핑여행을 마치고는 여기 MGM그랜드 호텔로 왔다. (O쇼는 2007년말에 봤는데 블로그를 쓰기 전이라 포스팅이 없고, 2010년말에 본 르레브(Le Reve)의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

KA쇼도 역시 라스베가스뿐만 아니라 전세계 서커스공연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태양의서커스(Cirque du Soleil)의 작품이다. (라스베가스 인기 공연중에서는 Le Reve만 거의 유일하게 태양의서커스가 아님) 카지노 안쪽에 있는 티켓오피스에서 바우처를 표로 교환하고는 호텔 구경을 했다.

우리 어릴적에 설날이면 꼭 TV에 나오던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David Copperfield)를 직접 볼 수 있는 곳도 이 호텔이다.

그리고, 이 MGM그랜드 호텔의 상징인 살아있는 사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자우리(Lion Habitat)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잠자고 있는 사자 두 마리보다도, 저 조련사가 더 인기가 많은 듯... 이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왼쪽 바위에 다른 젊은 조련사 한 명이 사자도 없이 혼자 시무룩하게 앉아 있는 것이 더 웃겼다. (위쪽의 사자우리 전체를 찍은 사진을 보면 한가운데 등을 돌리고 앉아있는 모습이 보임)

MGM그랜드에서 스트립으로 나오면 맞은편에는 이 뉴욕뉴욕 호텔이 보인다. 저 호텔은 한번도 안 들어가봤는데, 저 빌딩(?)들 안에 객실은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지가 갑자기 궁금...

교차로 대각선으로는 역시 특이한 외관의 엑스칼리버 호텔이 보인다. 이제 KA쇼를 보러 다시 안으로 들어가자~

KA 전용극장의 입구에서 표를 검사하는 직원들부터 복장이 남달랐는데,

그래서 같이 기념사진 한 번 찍어줬다. 하지만 지금 다시 보면, 동양적이고 기묘했던 서커스의 의상과는 달리 이건 그냥 서양 해적의 복장같다.

극장에 들어서면 무대 좌우와 천정에 설치된 저 난간들이 일단 분위기를 압도한다. 자 그럼 이제 포스팅의 본론으로...

일단 위의 사진이나 여기를 클릭해서 공식 홈페이지의 영상을 한 번 보시기 바란다. KA는 태양의서커스 작품들 중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무대장치를 이용하는 '스토리가 있는 서커스'의 첫번째 대표작으로 2004년 11월에 첫공연을 했다.

배경은 동양의 어떤 왕국인데, 첫무대에서 보여주는 중국무술 우슈와 봉술에서 중국의 분위기가 많이 난다. 평화롭던 왕국에 반란이 일어나서 가운데 앉아있는 왕자와 공주가 겪는 모험이 기본 줄거리이다.

이 공연의 볼거리중의 하나는 다양한 동물과 곤충의 모습으로 나오는 출연자인데, 표류한 무인도에서 장난꾸러기 거북을 만난 공주의 일행이다.

참신하기는 했지만, 약간 지루했던 그림자 놀이도 등장을 한다. 공연내내 너무 자주 나오던 봉술과 곤봉리듬체조(?), 그리고 이 그림자 놀이가 개인적으로는 이 쇼의 점수를 많이 깍아먹었다.

무대장치의 하이라이트는 상하좌우 이동과 회전은 물론, 각도까지 바뀌는 이 무대였다. 모래가 덮여있던 땅이 점점 기울어지면서 모래가 다 쏟아지고는, 이렇게 화살이 날라와서 꽂히는 절벽으로 바뀌면서 추격전이 벌어지는데, 나중에는 완전히 수직이 된다.

공주를 구해주는 '빨간팬티의 사나이'가 나오는 이 숲속 장면의 무대장치도 그 규모가 대단했다. 다양한 곤충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저 기둥을 오르락내리락 하는중에 커다란 뱀도 등장을 한다.

서커스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저 빙글빙글 돌아가는 'Wheel of Death'의 바깥에서 안전장치도 없이 줄넘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공식 홈페이지에 짧은 영상이 있으므로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그런데, 이 장면 이후에 작은 불꽃놀이와 함께 그냥 해피앤딩으로 스토리가 끝나버리는 것도 약간 의외였다.

물론 전체적으로는 흡족한 관람이었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무대장치를 빼고 스토리와 서커스는 예상보다는 조금 약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그나저나 저 사자 동상의 표면이 모두 금(gold)이라고 누가 말했던 것 같은데... 아닌가?


P.S. 라스베가스에 여행을 가셔서 시간여유가 되시면, 처음에 소개한 3대 쇼를 비롯한 유료공연을 하나쯤은 꼭 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한국에서 이런 대형쇼를 보신 적이 없는 분들께는 정말 강추드립니다. 또, 현재 LA 헐리우드 코닥극장에서 공연하고있는 아이리스(IRIS)도 태양의서커스니까, 라스베가스까지 가시지 않고 로스앤젤레스에서 보실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IRIS가 KA보다도 더 재미있었음. ‏IRIS의 관람기는 여기를 클릭)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시면, 희망투어를 통해서 라스베가스와 LA에서 공연하고 있는 태양의서커스들을 편리하고 저렴하게 예약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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