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지난 1월 2일 토요일 오후에 등산한거니까 '새해맞이'라고 부르기는 좀 뭐하지만, 그래도 여러모로 아주 의미있고 뜻깊은 오래간만의 산행이었다. 이 날의 목적지는 바로 '영화의 도시' 로스앤젤레스를 대표하는 상징물인 헐리우드사인(Hollywood Sign)이 세워져 있는 마운트리(Mount Lee)라는 산이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위성사진 지도를 가지고 친절하게 이 날의 등산코스를 설명을 하면 (구글맵 지도로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우리는 위의 지도에서 Parking For Hiking!이라는 곳에 주차를 하고, 정상에 '생명의 나무(The Tree of Life)'가 있는 버뱅크피크(Burbank Peak)에 올랐다가 능선을 따라서 헐리우드사인이 있는 마운트리(Mt Lee)를 지나서는 포장도로를 따라서 Lake Hollywood Park 쪽으로 내려왔다. (물론 위기주부는 차를 가지러 호숫가를 따라서 주차한 곳까지 완전히 한바퀴 돌았음 T_T) 구글맵에서는 위에 점선으로 표시된 경로만 약 2시간으로 나오는데, 우리는 사진 찍으면서 천천히 걸어서 3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Lake Hollywood Dr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주택가 언덕길을 조금 걸어 올라와서 게이트를 지나면 나오는 Wonder View Trail Head에서 오른쪽 길로 올라가면 되는데... LA 뒷산의 등산로는 모두 지금처럼 평평하고 완만한 비포장 소방도로라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집에서 나왔는데, 그것은 심각한 오판이었다!
흙먼지 풀풀 날리는 급경사의 좁고 거친 등산로를 기어서 올라가고있는 지혜~ 그냥 '가벼운 산책'이라고 하더니 완전히 속았다며 쌍으로 구박하는 사모님과 따님 때문에,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헐리우드 저수지의 풍경 등도 미안해서 사진에 담지 못하고, 이런 등산로를 30분을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올라갔다.^^
탁 트인 전망의 첫번째 정상에 올라오니까, 그제서야 두 분 표정이 좀 밝아지셨다. 여기는 해발 1690피트(515m)의 버뱅크피크(Burbank Peak)인데, 뒤로 보이는 정상에 우뚝 서있는 '생명의 나무(Tree of Life)' 또는 '지혜의 나무(Wisdom Tree)'가 있어서 유명한 곳이다. 나름 많은 사연과 전설(?)이 있는 이 나무에 대해서 궁금하시면, 여기를 클릭해서 영문기사를 읽어보시면 된다. 홀로 서있는 나무도 신기하지만, 주변으로 돌탑들도 많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Wisdom Tree의 앞쪽으로는 이렇게 많은 돌탑들이 만들어져 있다. 왠지 신성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새해 소망을 빌기에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내와 지혜는 벌써 무너진 돌탑 하나를 다시 세우고 있다.
"그래서, 2016년 새해 소망은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빌었습니까?"
버뱅크피크 정상은 사방으로도 탁 트인 풍경을 보여주는데, 서쪽으로는 바로 아래에 유니버셜스튜디오헐리우드(Universal Studios Hollywood)가 지척에 내려다 보였다. 중앙에 보이는 눈 덮인 성은 바로! 마침내 오는 4월초에 오픈 예정인 '해리포터의 마법세계(The Wizarding World of Harry Potter)'의 놀이기구와 마을이 거의 완성된 모습이다. (여기를 클릭하시면 2013년 여름에 플로리다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 해리포터 라이드를 탄 여행기를 보실 수 있음)
남동쪽으로는 로스앤젤레서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이 비교적 멀리 보였다.
그리고, 동쪽으로는 능선으로 이어져있는 마운트리(Mount Lee) 정상의 방송용 안테나탑과 그 남쪽 사면에 세워진 헐리우드사인의 뒷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그나저나 가운데 보이는 돌탑 정말 기가 막히게 세웠다!"는 생각을 하면서 동쪽으로 다시 출발을 했다.
조금 내려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언덕 정상의 사람들과 '생명의 나무'가 그림처럼 시야에 들어오는데, 태양 바로 아래에 빛나는 수평선은 태평양 바다이다. "좀전에 우리가 신령한 나무 아래에서 빌었던 새해 소원들 모두 다 이루어지게 해주세요~"
완만한 능선을 따라서 계속 올라가면 또 다른 정상이 나오는데, 해발 1820피트(555m)의 코행가피크(Cahuenga Peak)로 이 날 산행에서 가장 높이 올라간 곳이다. 여기서 동쪽으로 보면 방송타워가 있는 마운트리(Mount Lee), 위기주부가 LA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인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 그리고 LA다운타운이 차례로 한 눈에 들어왔다. 이 능선의 봉우리들과 천문대 주변은 모두 그리피스 공원(Griffith Park)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상세한 지도는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다.
마운트리(Mount Lee)는 고도가 1680피트로 다시 낮아져서, 이렇게 마지막 난관이었던 급경사를 내려가야 했다.
남쪽 경사면에 헐리우드사인(Hollywood Sign)이 세워진 이 언덕의 이름은 마운트리(Mount Lee)인데, 1920년대에 라디오와 TV방송국을 소유하고 여기 방송타워를 최초로 세운 Don Lee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한다. "헐리우드사인이 헐리우드산에 있는게 아니었네! 그럼 헐리우드산은 어디 있는거지?"라고 궁금해 하시는 분을 위해 알려드리면, 위 사진에서 사람들이 서있는 도로 바로 오른쪽으로 보이는 완만한 봉우리가 헐리우드산(Mt. Hollywood)으로, 그리피스 천문대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20분 정도면 걸어올라갈 수 있단다.
짜잔~ 마침내 LA의 대표적 상징물인 헐리우드사인(Hollywood Sign)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H'가 사진에서 잘렸네...^^
실제 글자판들이 세워져있는 경사면 바로 밑으로는 내려갈 수 없도록 철조망이 쳐져있고 경고판이 붙어있는데, 벌금이 103달러라고 씌여있다. 하지만, 이 때도 몇 명이 용감하게(?) 아래로 내려가 있었고, 잠시 후 방송타워 주차장에 있던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경고방송을 했다.
이 날 일부러 망원렌즈도 챙겨갔었는데, 다운타운의 고층빌딩들을 배경으로 그리피스 천문대가 겹쳐보이는 사진을 찍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이 날 코스에서는 끝내 겹쳐보이지는 않아서 망원렌즈는 사용을 하지 않았다. 복습하면서 지도로 다시 확인을 해보니, 여기서 동쪽으로 헐리우드산 방향으로 더 가야 포인트가 나올 것 같으므로 다음에 다시 시도해봐야 겠다.
아이폰 5의 파노라마 기능으로 전체 헐리우드사인의 뒷모습을 찍어봤다. 1923년에 최초로 부동산개발 광고의 목적으로 "HOLLYWOODLAND"라고 글자판이 세워졌는데, 1949년에 보수를 하면서 뒤의 "LAND"는 없애버렸다고 한다. 이 후 다시 심하게 훼손이 되자 1978년에 지금의 글자판들을 완전히 새로 만들어서 세웠는데, 글자의 높이는 약 14m이고 전체 가로길이는 약 110m나 된다고 한다.
마운트리에서 바로 아래 주택가로 내려가는 길은 Mt Lee Dr라고 이렇게 포장도로이지만, 물론 일반 차량은 올라올 수가 없다. (이 쉬운 길을 놔두고 힘든 산길로 빙 돌아왔다고 또 구박^^)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아래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일반적으로 헐리우드사인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주차를 하고 올라오는 Beachwood Dr 게이트가 나오는데, 우리는 어차피 헐리우드 저수지 상류에 차를 세워놓았기 때문에 직진해서 Mt Lee Dr를 따라서 계속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 중간에 헐리우드사인을 올려다 보면... 엥! '올리우도(OHLLY WODO)'가 뭐지? 각각의 글자들이 일직선으로 세워져 있지 않고, 굴곡이 있는 언덕에 높이를 맞추다보니 위성사진으로 보면 'S'자로 휘어져 있어서, 등산로 옆쪽에서 볼 때 이렇게 보이는 위치가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해주신 퀵실버님께 감사^^)
땀도 식고, 겨울해도 저물고... 배낭에 넣어두었던 겉옷들을 꺼내 입고는 석양의 다운타운을 배경으로~
Mt Lee Dr가 끝나고 주택가가 시작되는 곳의 작은 언덕이 'HOLLYWOOD' 글자들이 가장 가까이에서 겹치지 않게 보이는 위치같았다. 맑은 날 오전에 찾아오면 파란 하늘에 하얀 글자가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사진을 찍을 수 있을거 같다.
이 곳의 주소는 6000 Mulholland Hwy인데, 여기 언덕의 주택가까지는 관광객들은 차를 몰고 들어올 수가 없는 것 같았고, 훨씬 아래쪽의 좀 넓은 도로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올라와야 한다.
주택가 언덕을 걸어내려가다가, 헐리우드사인의 글자들이 등간격으로 딱 정면으로 보이는 위치같아서 사진을 찍었다.
마지막으로 석양의 붉은 태양빛을 받으며 가족사진을 찍은 이 곳은, 맨 위에 소개한 지도에서 목적지로 표시되어 있던 헐리우드호수공원(Lake Hollywood Park)의 바로 위에 있는 언덕이다. Mt Lee의 꼭대기까지 걸어서 올라갈 생각이 아니고, 그냥 헐리우드사인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면, 여기 공원을 목적지로 찾아오는 것이 가장 주차가 편리할 것 같다. 아내와 지혜는 공원의 벤치에 앉아서 기다리고, 위기주부는 해 떨어진 호숫가를 20분 정도 더 걸어서 주차한 곳으로 가서 차를 가지고는 픽업해서 집으로 돌아갔다.
P.S. 저의 새해 소원은 소박합니다... 내일 저녁 추첨 예정인 아래 파워볼 복권 로또 당첨~ 15억불이면... 1조8천억원!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산으로 바닷가로 > 산과 계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LA의 남산공원'이라 할 수 있는 그리피스파크(Griffith Park)의 마운트헐리우드(Mt. Hollywood) 등산 (2) | 2016.12.06 |
---|---|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1구간 산행기 (유니투어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 9박10일' 참가) (3) | 2016.07.17 |
레이크 헤밋(Lake Hemet) 단체 캠핑여행 두번째 이야기, 보트타기와 다양한 캠핑요리를 즐겨보자~ (0) | 2013.06.10 |
6가족이 함께 떠난 메모리얼데이 연휴 2박3일 여행, 레이크 헤밋(Lake Hemet)에서의 낚시와 캠핑 (0) | 2013.06.04 |
이웃 가족들과 함께한 빅베어레이크(Big Bear Lake) 여행과 산장에서 먹는 제대로 된 스테이크 (0) | 2013.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