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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08.5.11 ~ 2008.5.11 (1일)
컨셉: 아이들과 함께 가족여행
경로: 자연사 박물관 → 장미 정원 → 메모리얼 경기장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지 않는 '박물관'을 간 것은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다. 대학교 다닐 때, 유럽 배낭여행에서 갔던 런던의 대영박물관이나,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말고는 별로 떠오르는 곳이 없다. 사실 그 곳들도 세계 3대 박물관중의 하나라고 하니까, '관광지'로 생각하고 찾아갔던 것 같다. 지난 일요일에는 화석(fossil)과 돌멩이를 좋아하는 지혜를 위해서 LA카운티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of Los Angeles County)을 갔다. 이 곳은 미국의 3대 자연사 박물관 중의 하나이고, 서부에서는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출발할 때는 정말로 나는 '자연의 역사(Natural History)'에 대해서 공부를 좀 할 생각을 하고 갔다. 믿거나 말거나...
이 박물관은 LA 다운타운 약간 남쪽에 110번 고속도로 옆의 엑스퍼지션 공원(Exposition Park)내에 있는데, 이곳은 1932년과 1984년, 두 번의 LA올림픽이 열린 곳이다. 1923년에 경기장이 건설되기 전에는 원래 원예단지였다고 하는 이곳에는 아직도 장미정원(Rose Garden)이 남아 있다. 이외에도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California Science Center)와 '아프리카계 미국인'(보통 미국에서 '흑인'을 아주 정중하게 부를 때 이렇게 부름)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California Afro-American Museum도 공원내에 같이 있다. 또, 공원 바로 북쪽은 남가주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USC) 캠퍼스이다. 공원내 주차료는 $6이고, 입장료는 어른은 $9인 반면에 어린이는 $2밖에 안됐다. (만 13~17세의 청소년은 $6.5)
박물관 정문에 있는 공룡 두마리는 로비로 들어가면 금새 뼈다귀만 남아 있다. 똑갈은 모습을 이렇게 다르게 전시해 놓은 아이디어가 상당히 재미있었다. (뼈다귀는 진짜 화석은 아니고 조각으로 만든 것임) 박물관의 전시실은 동물박제를 전시하고 다양한 설명이 있는 <African Mammals>, <North American Mammals>, <Birds>, <Marine Life>등과 옛날 화석이 주로 전시된 <Dinosaurs>, <Cenozoic Fossils>, 고대 라틴아메리카 문명을 소개하는 <Ancient Latin America>, 미국과 캘리포니아의 역사를 소개하는 <American History>, <California History>, 광물 전시실인 <Gems & Minerals>, 그리고 살아있는 곤충 전시 및 체험학습실인 <Discovery Center & Insect Zoo>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특별전시실에서는 실제로 발견된 'Thomas'라는 애칭의 공룡화석을 진짜 공룡 화석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화석을 돌과 분리하고 조립하는 모습을 볼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 무척 재미있었다.
3곳의 포유동물 전시실 및 2곳의 조류, 해양생물 전시실은 매우 많은 동물의 박제(혹은 모조품?)를 매우 리얼하게 전시해 놓았다. 실제 그 동물의 서식지에 가져온 듯한 나무, 흙, 바위 등등의 소품을 사실적인 풍경그림을 배경으로 배치해서, 정말 살아있는 동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줄려고 많이 노력했다. 자세히 읽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그냥 빨리빨리 지나간게 좀 아쉽다.
박물관 관람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Gems & Minerals> 전시실이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광물과 보석을 전시해 놓았는데, 이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곳임에 분명하다. 박제된 동물이나 미국의 역사 전시실은 건성으로 둘러보시던 우리집 사모님께서도 아주 꼼꼼히 살펴보셨다...^^ 사진과 같이 중앙은 물론, 전시실 벽을 따라서도 다양한 광물과 보석이 너무 많이 전시되어서 나중에는 일일이 보는게 귀찮아질 정도였다.
사진처럼 보석의 원석과 가공된 모습을 같이 보여주고 있고, 광물이 어떻게 생성되고 특성은 어떤지를 잘 설명해 놓았다. 값비싼 보석들은 따로 방을 만들어서 전시해 놓았는데, 아내가 그 곳에 전시된 3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래서, 나보고 어떡하라고?)
역시 이 박물관은 어른보다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다. 지하의 체험학습실에는 무시무시한 살아있는 곤충들과 함께, 위의 사진처럼 실제로 희귀한 광물을 만져보거나 공룡 화석을 발굴할 수도 있다. 놀라운 것은 많은 광물은 물론, 실제 동물의 뼈와 뿔, 가죽까지도 마음대로 만지면서 놀 수 있도록 해 놓았다는 것이다.
장래 희망이 고고학자, 또는 지질학자인 지혜가 열심히 공룡 화석을 발굴하고 있다.
오후 1시에 자연사 박물관에 들어가서 문을 닫는 시간인 오후 5시가 거의 다 되어 나와서, 바로 옆의 장미정원(Rose Garden)으로 갔다. 이 곳에는 약 1만6천그루의 장미나무가 있다고 하는데, 깔끔한 '정원'이라기 보다는, 원래 원예단지라고 해서 그런지 장미를 재배해서 파는 '농장'같은 느낌을 받았다. 각 영역에는 다양한 장미가 마구마구 심어져 있었고, 약간 철이 지났는지 시들은 장미도 많이 보였다. 가장 인상깊은 것은 위의 사진처럼 장미밭 사이의 길들이 모두 좋은 잔디로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중앙에는 분수대도 있는데, 너무 넓어서 약간은 썰렁한 느낌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두 번의 올림픽이 열린 로스엔젤레스 메모리얼 경기장(Los Angeles Memorial Coliseum)을 구경하러 갔다. 당연히 경기장 내부를 구경할 수는 없고, TV에서만 본 유명한 정문과 머리가 없는 남녀의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역광이었음에도 아내의 뛰어난 실력으로 사진이 잘 나왔다) 이 경기장은 10만명 이상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옛날에 지어서 그런지 정말 단순하게 만들었다. 사진을 찍은 곳에서 보이는 입구가 제일높은 3단 관중석 아랫부분이니까, 그냥 땅을 깊이 동그랗게 파서 만든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단순한 구조라서 진짜로 '콜로세움'이라는 이름처럼 위엄이 있어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처음 계획에는 같은 공원내에 있는 과학 박물관(Science Center)도 가 볼려고 했었으나, 예정보다 늦게 출발해서 자연사 박물관만 관람했다. 하지만, 두 박물관이 같이 문을 여는 오전 10시에 도착을 했다고 해도,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하루에 두 박물관을 모두 제대로 보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두 박물관 모두 '관광지'라기 보다는 정말로 학습하고 체험하는 성격이 강한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미정원과 올림픽 경기장은 다운타운 관광후에 간단히 들려보아도 좋을 것 같다. 주차비가 좀 들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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