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과 공연장

게티센터 & 산타모니카

위기주부 2010. 11. 3. 01:53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간: 2007.11.3 ~ 2007.11.3 (1일)
컨셉: 아이들과 함께 가족여행
경로: 게티센터 → 산타모니카


작년에 미국으로 이사와서 3주만에 처음으로 주말나들이를 간 곳이 산타모니카와 비벌리힐스 사이의 북쪽 언덕에 있는 게티센터(Getty Center)였다. 그 후에도 한국과 캐나다에서 친척이 왔을때도 같이 갔으니까, 총 3번을 가 보았다. 주변에 있는 UCLA와 비벌리힐스, 그리고 유명한 산타모니카 해안을 묶어서 LA에서 1일 관광코스로 적당하다. 물론, 서양미술에 조예가 있는 분이라면 게티센터에서만 시간을 다 보내겠지만 말이다. (우리는 3번을 갔지만 아직 모든 전시실을 다 둘러보지 못했으니까...) 참고로,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게티센타의 가장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입장료가 없다는 것이다. 차량 1대당 $8의 주차비만 내면, 한 차에 몇명이 타고 오던지 상관이 없다.

게티센터는 20세기 초에 전세계에서 석유사업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석유왕'이라고 불린다는 폴 게티(J. Paul Getty)가 설립한 게티재단에서 최근에 만든 곳으로, 1997년에 개장했다고 하니까 이제 10년 정도 되었다. LA에서도 가장 땅값이 비싸다는 비벌리힐스 옆동네 언덕 918,000평의 땅을 사고, 건물을 짓는데만 합쳐서 약 2조원이 들었다고 한 것 같다(금액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음). 외관이 대부분 아이보리색의 석회암으로 만들어진 건물과, 이국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정원, 그리고 LA시내와 바다를 내려다 보는 풍경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물론, 내부에는 엄청난 양의 서양미술품이 전시되어 있고... 전시관 건물만 4개가 있고 연구소와 도서관 등이 같이 있기 때문에 '게티센터'라고 이름을 지은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언덕 아래의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면 지상으로 올라와서 트램을 타고 언덕위의 게티센터로 가게 된다. 트램을 내려서 입구 건물을 보면서 받은 첫번째 느낌은 '밝고 눈부시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11월의 맑은 캘리포니아 태양 아래에서 받는 당연한 느낌인지도 모르겠다. 건물의 외벽과 바닥을 장식하고 있는 석회암은 모두 이탈리아에서 가지고 왔는데, 콜롯세움과 트레비분수, 베드로성당을 만든 석회암과 같은 채석장의 돌이라고 한다. 이 아이보리색의 석회암들이 금속패널 및 유리, 그리고 물과 어울려서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건물에서 가장 사랑받는 곳은 이 사진의 '가든 테라스 카페'이다. 웅장한 석회암 기둥 아래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LA시내와 태평양을 내려다 보며 커피나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티센터의 정원은 기하학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을 많이 준다. 정원 자체가 건물의 일부이자, 하나의 큰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된다. 동그란 호수 속에 진달래로 만든 미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중앙정원과 언덕의 남쪽 언덕 끝자락에 동그랗게 만들어진 선인장정원의 공통점은 '원(circle)과 직선'으로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인장정원 너머로 보이는 LA시내의 모습이다. 정원의 기하학적인 설계도 생소하지만, 선인장을 비롯한 식물들도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되는 우리에게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게티센터의 전시품은 따로 사진을 찍지 않았다. 유명한 소장품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가장 큰 이유는 우리는 관광객이 아니라는 '자만심'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언제든지 3천만불짜리 고흐(Vincent Van Gogh)의 붓꽃(Irises)을 보고 싶으면 다시 와서 직접 보면 된다고 생각했다. 입장료도 없는 우리동네(?) 미술관이니까... 물론, 1시간 정도 운전하는 기름값과 주차비가 만만치 않게 들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상설 전시품은 크게 골동품(Antiquities), 문서(Manuscripts), 회화(Paintings), 드로잉(Drawings), 중세 장식품과 가구(Decorative Arts & Funitures), 조각(Sculptures), 사진(Photographs)으로 구분되어 각 건물에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고대의 골동품과 중세의 문서들 및 조각들은 서양예술의 문외한 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는다. 역시 미술책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 고흐, 르느와르, 밀레, 드가, 세잔느, 마네, 모네 등등의 회화가 전시되어 있는 서쪽 전시관 위층이 제일 인기있는 곳이다. 특히, 이 곳은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지붕을 설계해서 화가가 그림을 그릴때와 같은 환경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회화 다음으로 인기있는 곳(혹은 아내가 좋아하는 곳)은 중세 장식품과 가구들이 있는 남쪽 전시관인데, 예로 18세기에 도자기로 만든 벽시계 등은 정말 그 화려함과 정교함은 하나 훔쳐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외에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드로잉과 뉴스에 보도된 적이 있는 루벤스의 '한복을 입은 남자(Korean Man)'도 전시되어 있다고 하는데, 다음번에 가면 찾아서 직접 보도록 해야 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박물관에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놓았는데, 실제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전시되어 있는 중세의 무슨 공주가 쓴 침대의 모조품을 만들어서 직접 들어가서 누울 수 있게 한 방이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은 게티센터 입구에 있는 조각 구조물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한 방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시되어 있는 미술품들을 주제로 해서 아기자기하게 어린이들이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지막으로 게티센터를 이야기하면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중앙정원 주위에 만들어 놓은 잔디밭이다. 이 곳의 잔디는 골프장의 퍼팅그린과 같은 잔디라고 하는데, 아직 골프장에 못 가본 나로서는 확인할 방법은 없다. 중요한 것은 미국은 어디를 가도 그 많은 잔디밭에 '잔디를 보호합시다. 출입금지' 이런 표지판이 없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사진에 누워있는게 딸아이인데, 정원 위쪽에서 아래로 굴러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양 남자아이와 다른 한국 꼬마와 함게 3명이서 같이 구르기 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에 온지 1달도 안되었을 때지만, 지혜는 서양 남자아이한테 잘 구르는 법까지 가르쳐 주면서 잘도 같이 놀았다! 정말 이럴때는 딸아이가 부럽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티센터에서 산타모니카(Santa Monica) 해안까지는 거리는 얼마되지 않지만 항상 차가 많이 밀리는 구간이기 때문에, 산타모니카에서 일몰을 보려면 넉넉잡고 1시간은 생각하고 출발을 해야 한다. 산타모니카는 해안의 Pier에 있는 놀이공원과 정말 넓은 백사장과 함께 사진과 같은 거리공연들이 항상 벌어지는 3rd St Promenade 거리가 유명하다. 복합 쇼핑몰인 Santa Monica Place에 3시간 무료주차가 가능하므로, 여기에 차를 대고 Wilshire Blvd까지 3블록이나 이어진 거리를 구경하고 바닷가로 나가서 Pier를 구경하면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1월에는 Pier의 맨 끝에 있는 멕시코요리 식당에서 과감하게(?) 저녁을 먹었는데, 멕시코 전통음악 연주자들이 테이블을 돌며 연주를 해주는 분위기(물론, 옆에서 노래를 부르면 팁을 줘야 한다)는 좋았지만, 음식은 영~ 아니었다. 2005년 미국여행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LA공항으로 가기전에 아쉬움을 가지고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이 곳 산타모니카였는데, 이번에는 느긋하게 저녁을 먹고 집으로 차를 몰고 갔다... 기분이 좋기도 하면서도 아주 묘한 저녁이었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