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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도시를 떠난 휴양&자연여행
경로: 산가브리엘 저수지 → Mt. Baldy → 온타리오 아웃렛
작년 10월에 처음 LA에 도착한 날 밤에 비가 많이 왔다. 다음날 아침에 맑게 개인 하늘 아래, 저 멀리 흰눈이 덮인 높은 산(山) 들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2005년 7월에 LA에 왔을 때는 '그냥 높은 산들이 북쪽에 있구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작년 10월부터 그 산들 꼭대기에 쌓인 하얀 눈은 올해 4월이 되어야 시야에서 거의 사라졌던 것 같다. 미국생활의 긴장감이 완전히 사라졌는지 예전처럼 주말의 기상시간이 많이 늦어졌던 지난 일요일에, 늦은 아침을 먹고 아내와 커피를 마시면서 어디를 갈까 이야기 하다가 우리 동네 - 즉, LA의 뒷산에 가 보기로 했다. 산 이름이 Mt. Baldy라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었고, 아내가 어디서 좋다고 들은 Crystal Lake에도 가 보기로 했다. 한국으로 치면 분당에 살고 있는 사람이 서울 북한산 입구까지만 차를 타고 가보기로 하고 집을 나선 것으로 보면 되겠다.
차를 돌려서 내려오는 길에 저수지 위쪽의 조그만 계곡 옆에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길래, 점심을 먹기 위해서 차를 세우고 김밥을 들고 계곡으로 내려갔는데... 그곳에서 미국에 온지 6개월만에 (거짓말 조금 보태서)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온 계곡이 쓰레기로 덮여 있는 것이 아닌가! 자연히 그 계곡에서 물놀이와 캠핑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로 눈이 갔는데, 모두 히스패닉계 사람들이었다. 올라오는 길에, 여기는 주정부에서 관리하는 숲이기 때문에 쓰레기 버리면 벌금이 $1,000 이라는 표지판을 분명히 봤는데, 이 사람들이 다 영어를 모르는 것은 아닐테고... 딱 분위기가 70년대말의 한여름의 한국 계곡 같았다. 아마도, 길이 폐쇄된 곳 바로 아래이기 때문에 관리를 안 하는 곳인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관리실에서 설치한 공중 화장실과 대형 쓰레기통도 있었는데... 인종적인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하지만(왜냐하면 우리도 이 땅에서는 그 '편견'의 대상자니까), 그래도 이번 경우에는 여기에 놀러 오는 히스패닉들이 원인인 것 같았다.
심각하게 꺽인 지그재그를 몇 번 올라가자, 마침내 시멘트로 포장된 주차장과 건물(?)이 나왔다. <Mt. Baldy Ski Lift>라는 표지판이 조그많게 붙은 컨테이너 가건물이었다! 스키장을 가려면 여기서 돈을 내고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야 되는 것 같았다. 한 20명쯤 되는 한국인 아줌마, 아저씨들이 등산을 마치고 차에 나눠 타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사람도 없고, 리프트 가격이 어른 $15인데다 날씨도 매우 쌀쌀했기 때문에 그냥 돌아서 내려오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 온타리오 아웃렛에 들러서 아내의 바지와 딸아이의 운동화를 사고 저녁을 먹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총 운전한 거리는 125마일, 그러니까 딱 200km 였다.
참, 이렇게 이 글이 끝나면 안되지...^^ LA의 뒷산인 Mt. Baldy의 높이는 얼마일까? 놀라지 마시라~ 10,064 ft 그러니까, 3,068 m 되겠다. 이 산은 산가브리엘 산맥에서 가장 높은 산이고, 공식적인 이름은 Mt. San Antonio인데 모든 사람들이 그냥 Mt. Baldy라고 부른다. 우리가 차를 몰고 올라갔던 스키장 주차장의 해발고도가 6,400 ft니까 1,950 m로 딱 한라산 높이하고 같다. 거기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스키 베이스캠프가 8,500 ft라고 한다. 우스개 소리로 땅 넓은 미국에 와서 보니까, 태어나서 지금까지 참 좁은 땅에서 살았었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더군다나 나지막한 땅에 살았었는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다음번에는 제대로 좀 더 알아보고 가족이 등산 준비를 해서 다시 가 볼 생각이다. (물론, Mt. Baldy를 올라간다는 말은 아니고, 경치가 좋은 등산로를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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