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그랜드캐년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노스림(North Rim), 투윕(Tuweep) 지역의 토로윕 전망대(Toroweap Overlook)

위기주부 2016. 5. 1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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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의 Eric Hong 사장님과 위기주부가 '번개' 2박3일 오지탐험 여행을 떠나게된 동기는, 희망투어 사무실에 걸려있는 아래 이케아(IKEA)의 VILSHULT 시리즈의 액자 속 사진이었다.

오른쪽 아래에 하얀색 작은 글씨로 'Grand Canyon from Toroweap Point ⓒRon Watts/Corbis'라고 씌여 있다... "그랜드캐년에 이런 곳이 있었나? Toroweap Point?" 그래서, 이 일출사진을 찍은 곳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토로윕 포인트(Toroweap Point)는 위의 지도 가운데쯤에 Tuweep이라고 표시된 콜로라도 강의 북쪽, 즉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의 노스림(North Rim)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위의 지도에서 'North Rim'이라고 씌여진 일반적인 곳이 아니라 (마주보고 있는 Grand Canyon Village가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South Rim 지역), 거기서 서쪽으로 직선거리로 약 55마일 떨어진 곳이다. 지도에 점선으로 표시된 것처럼 비포장도로 60마일(100km)을 2시간 이상 달려야 Tuweep 지역으로 갈 수 있는데, 우리는 가장 일반적인 캐납(Kanab)쪽에서 들어가는 Sunshine Route를 이용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비포장 도로를 40마일 정도 달려서 Colorado City에서 들어오는 Clayhole Route와 합쳐지는 삼거리를 지나면, 먼저 그랜드캐년-파라샨트 내셔널모뉴먼트(Grand Canyon-Parashant National Monument)로 들어서게 된다. 보통 줄여서 '파라샨트'라고 부르는 이 지역은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북서쪽의 황무지로 2000년에 준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는데, 경기도 절반 크기의 공원영역 안에 포장도로가 전혀 없다고 한다. 안내판 오른쪽에 보이는 동그라미에는 'Parashant Internaional Night Sky Province'라고 되어있는데, 쉽게 말해서 국제적으로 깜깜한 밤하늘을 자랑하는 지역이라는 말이다.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것 같아서 생략~^^

그리고, 또 남쪽으로 뻗는 비포장도로를 계속 달리는데, 우리가 향하는 쪽 지평선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것이 보인다.

그렇게 15마일 정도를 더 달리면 마침내 '보통 사람들은 존재조차 모르는' 또 다른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의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이 Tuweep Area 표지판 옆에 서있으니까 미서부를 좀 헤집고 다녔다는 증명사진인 것 같아서, 사진을 찍는데 웃음이 절로...^^ 특히 이 지역은 별도의 표지판에 써있는 것처럼 일몰후 30분부터 일출전까지는, 저 멀리 보이는 밝은 색 지붕의 관리소 옆에서 게이트를 차단을 하기 때문에 전망대와 캠핑장으로 출입이 불가한데, 이유는 이어지는 사진들을 보시면 저절로 알게 된다.

뒤로 보이는 창고 같은 건물이 투윕 관리소(Tuweep Ranger Station)인데, 실제로도 내부는 관리일지가 놓여있는 테이블과 의자 몇 개를 빼고는 그냥 탁 트인 창고에 각종 장비들만 가득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캐년림(Canyon Rim) 방향을 알려주는 푯말 위에 붙여놓은 말이 가관이다. "Greater Tuweep Metropolitan Area! 이 황무지가 메트로폴리탄... 장난 나랑 지금 하냐?"

국립공원 관리인 1명이 숙식하는 건물 하나는 잘 지어놓았지만, 여기는 전기도 수도도 안 들어오고, 물론 휴대전화도 안 터지는 곳이다. 이 곳을 중심으로 반경 약 100km 안에 사람이 사는 마을이라고는, 콜로라도 강 남쪽의 하바수파이 인디언 보호구역(Havasupai Indian Reservation)에 있는 인구 200여명의 수파이(Supai)가 유일하다.

위의 지도에서 Tuweep으로 표시된 곳이 지금 관리소가 있는 곳이고, 다시 여기서 6마일을 더 내려가서 길이 끝나는 곳에 Toroweap Overlook이 나온다. "그런데, 투윕이랬다가 토로윕이랬다가...?" 두 단어는 모두 이 지역에 살던 파이우트(Paiute) 원주민의 말로 Tuweep은 그냥 '땅(the earth)'을 뜻하고, Toroweap은 '황무지(dry or barren valley)'를 뜻한다고 한다.

지금 Toroweap Valley의 직선 구간에서 이 쪽으로 오고있는 ATV가, 이 날 우리가 비포장도로에서 처음으로 마주친 차량이다. 이 길을 3마일 정도 달리면 작은 주차장이 나오는데, 4륜구동이라도 '차고가 낮은 차들(low-clearance vehicles)'은 거기 주차를 하고 걸어가라고 되어있다. 경험상 알려드리는 건데, 미국에서 이런 경고는 꼭 따르는 것이 좋다.^^

그 경고문 이후로는 거의 계속 이런 돌길이 3마일 정도 이어진다. 유니투어 홍사장님의 차가 GMC의 대형SUV인 데날리(Denali)라서 여기를 이렇게 들어올 수 있었지, 어설픈 사륜구동으로는 이 곳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길인지 그냥 바위인지 헷갈려 하면서 조심조심 달려서, 마침내 토로윕 전망대(Toroweap Overlook)의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도로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밤에는 통행을 제한함) 왼쪽에 캠핑금지 표지판이 보이는데, 예전에는 여기 절벽끝에도 캠프사이트가 두 개 있었지만, 지금은 안전문제로 폐쇄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피크닉테이블과 깨끗한 간이화장실 건물은 그대로 있어서 이용이 가능하다.

유타주에서 온 팀이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완전히 차가 투톤컬러로 도색을 한 듯^^) 점점 짙어지는 먹구름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을 하면서 남쪽, 땅이 끝나는 곳으로 비를 맞으며 걸어갔다...

"허걱! 아까 주차장 뒤로 보이던 바위산이 절벽 너머에 있는거였어~"

콜로라도 강이 내가 서있는 절벽의 바로 아래로 보인다. 지금 보고있는 방향은 강이 흘러가는 서쪽이고,

홍사장님이 서있는 방향이 콜로라도 강이 흘러오는 동쪽이다. 뻔한 이야기지만 절벽 끝에는 난간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

정면으로 보이는 콜로라도 강의 수면에서 붉은 절벽이 끝나는 곳까지 (비구름에 가린 바위산 언덕은 빼고) 수직으로 높이가 정확히 3,000피트, 즉 880m이고, 마주보이는 사우스림 절벽끝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1km로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안에서 가장 폭이 좁은 위치라고 한다. 바람이 없는 고요한 날에는 이 절벽 위에서 콜로라도 강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고 하는데, 이 때는 비바람이 점점 심해지고 있어서 강물소리는 신경쓸 틈도 없이 우리는 빨리 희망투어 사무실에 걸려있던 제일 위의 사진을 찍은 포인트를 찾아야 했다.

여기서 서쪽으로는 절벽의 경사가 완만해지는 것으로 봐서, 서쪽으로는 더 가볼 필요가 없는 것이 확실했다. 참, 이 사진에서 강물 오른쪽에 검게 보이는 바위는 위의 이 지역 상세지도에도 표시되어 있는 Vulcans Throne 이라는 옛날 화산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굳은 것이라고 한다.

동쪽으로 조금 가보니 수직의 절벽이 나왔는데, 비슷하기는 한데 여기는 아니다. 하지만, 저 곳에서 다시 동쪽으로 바라보면...

"우리가 제대로 찾았네요~" 흐믓한 미소의 홍사장님...^^ 그리고는, 저 나무 한그루가 있는 절벽끝으로 날라가셨다~

가슴은 벅차오르고, 다리는 후들거리고, 거기에 비는 계속 내리고...

이 두 명은 유타주 세인트조지(St. George)에서 들어오는 비포장도로인 Main Street Route를 따라서 3시간동안 ATV를 몰고 왔다면서, 사진 몇 장 찍고는 또 3시간 동안 흙탕물을 튀기면서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여기 캠핑장을 미리 예약해놓기는 했는데, 이렇게 비가 많이 와서 텐트를 칠 수 있을지, 아니면 자동차로 다시 나가야 하는데 길은 괜찮을지 고민을 하다가 일단 캠핑장 상황을 가서 보기로 했다.

투윕 캠핑장(Tuweep Campground)은 미리 우편이나 팩스로 비용을 지불하고 예약을 해야만 이용할 수가 있는 10개의 사이트가 있다. 사이트마다 테이블은 있지만 캠프파이어는 금지되며, 간이화장실은 깨끗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 물론 식수는 없으므로 캠핑에 필요한 물은 미리 차에 싣고 와야하고, 쓰레기통도 없어서 모든 쓰레기는 들고 나가야 한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바위가 이렇게 툭 튀어나와서 비를 약간이라도 피할 수 있는 공간에 텐트를 칠 수가 있었는데, 이 분들은 여기서 계속 비를 맞으며 벌써 이틀밤 캠핑을 했다고 한다. 날씨가 좋아지면 별을 보기 위해서 내일밤도 여기서 캠핑을 할거라고...

9번 사이트의 바위 아래에서 비를 피하면서 흙범벅이 된 차를 바라본다. (사진에 테이블이 보이는 자리는 10번 그룹사이트) "여기 바위 아래에 타프도 없이 텐트를 치고 잘 수 있을까? 나가는 길은 괜찮을까? 그냥 나간다면 캐납으로 돌아가나, LA 집으로 가나? 내일 가볼 곳은 길이 어떨까? 무엇보다도 이 비는 언제 그칠까?"

아이스박스에 맥주 2병이 남아있는 것이 생각나서, 일단 한 병씩 마시기로 했다. "이랗게 힘들게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지!"

PS.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위기주부가 함께하는 7월달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1구간과 요세미티 하프돔 등반 산행의 추가 참가신청을 받고 있으므로, 관심이 있으신 분은 여기를 클릭하셔서 안내포스팅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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