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산과 계곡

뿌리칠 수 없는 식스팩의 유혹! 샌버나디노 국유림에 속한 쿠카몽가 피크(Cucamonga Peak) 등산

위기주부 2017. 5. 20. 14:26
반응형

지난달의 마운트윌슨(Mt. Wilson) 산행기에서 소개했던 '식스팩오브피크(Six-Pack of Peaks)'... 그 중에서 당일 사정권에 들어오는 세번째 봉우리인 쿠카몽가피크(Cucamonga Peak)를 지난 주 일요일에 정복하고 돌아왔다.

위의 지도 아래쪽 가운데에 보이는 Cucamonga Peak는 왼쪽 위의 "볼디산(Mt. Baldy)" Mount San Antonio와 도로를 끼고 마주보고 있다. 하지만, 마운트볼디는 앤젤레스 국유림(Angeles NF)에 속한 반면 쿠카몽가 봉우리는 샌버나디노 국유림(San Bernardino NF), 그 중에서도 특별히 쿠카몽가 보호구역(Cucamonga Wilderness)으로 관리되고 있어서 입산신고를 하고 등산을 해야한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일요일 아침 7시 문 여는 시간에 맞춰서 찾아온 마운트볼디 비지터센터의 입구 모습인데, 여기를 클릭해서 6년전 사진과 비교해서 '틀린그림 찾기'를 해보시는 것도 재미있을거 같다.^^

비지터센터에서는 주차권을 살 수도 있고 (위기주부는 국립공원 연간회원권이 있어서 필요 없음), 위에서 말한 입산신고서인 '윌더니스퍼밋(Wilderness Permit)'을 무료로 받을 수도 있다.

아이스하우스캐년(Icehouse Canyon) 입구 주차장에서 3.6마일 떨어진 주능선의 고개인 아이스하우스새들(Icehouse Saddle)까지의 3.6마일, 수직으로는 810 m를 올라가는 트레일은 이미 6년전에 아내와 지혜와 함께 올라갔다가 내려온 적이 있는 코스이다. (여기를 클릭하면 한글로 된 등산로 지도와 하이킹 포스팅을 보실 수 있음)

트레일 입구에 새로 잘 만들어놓은 등산지도와 안내판 사이에 있는 이 통을 열어보니까, 입산신고서를 여기서도 작성해서 제출하는 것이 가능했다... 굳이 비지터센터 문 여는 시간에 맞춰서 갈 이유가 없었던 것이었다~^^

계곡을 따라 30분을 걸으니, 그 때 아내와 지혜가 "속았다!"라는 표정으로 앉아서 쉬던 나무벤치가 나왔다.^^ 해발 2,310 m의 고개까지 올라가는 중간의 컬럼바인스프링(Columbine Spring) 약수터나 작은 폭포 등의 모습은 예전 여행기를 보시면 되고, 바로 5거리인 고갯마루에 도착한 사진으로 넘어간다.

6년전에는 3명이 함께 3시간반이 걸렸다고 되어있는데, 이 날은 정확히 딱 절반인 1시간45분만에 혼자 아이스하우스 새들(Icehouse Saddle)에 도착을 했다. 그 때는 팀버산(Timber Mtn.)까지 더 올라가겠다는 지혜를 말려서 돌아 내려갔지만...

이 날은 여기서 또 2.4마일을 더 걸어서 해발 8,859피트(2,700 m)의 쿠카몽가피크(Cucamonga Peak)까지 등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뒤쪽의 2/5 구간이 두시간 이상이 걸려서 더 힘들었다. 역시 해발 8천피트(~2,400 m) 이상에서의 하이킹은 확실히 그 아래와는 다른 레벨이라는 것을 이 날도 실감했다.

무시무시한 마지막 스위치백 구간... 식스팩 정복의 길은 멀고도 힘들었다~^^

5월 중순이었는데도, 이렇게 그늘진 곳에는 아직도 겨우내 내린 눈이 두껍게 남아 있는 트레일이 제법 있었다.

정상 바로 아래 삼거리에는 커다란 나무판에 Cucamonga Peak라고 멋지게 새겨놓은 것이 유명했다는데... 아쉽게도 그 나무판은 사라지고, 남은 기둥에 작게 오른쪽으로 가라고 표시를 해놓았다. 앞에 가시는 두 분은 마지막 힘든 구간 위기주부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신 노부부인데, 포스팅 마지막에 다시 멋지게 등장을 해주실 예정이다.

주차장을 출발한지 거의 4시간만에 등반거리 18.7 km, 등반고도 1,310 m의 쿠카몽가피크(Cucamonga Peak) 정상에 도착! 그런데, 정상에는 봉우리의 이름을 알리는 아무런 표식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닌가? 유일하게 있는 것이라고는 저 오른쪽 돌무더기 아래에 숨겨놓은...

이 두껑에 'Cucamonga'라고 써놓은 정체불명의 통 하나가 전부였다~ EAT MOUNTAINS... 안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해서 열어보았는데, 먹을만한 것은 없었다.^^

헉헉거리는 나를 엄청난 속도로 추월해 뛰어서 올라가던 '산사나이'가 바위에 걸터앉아 구름을 내려다보며 고독을 씹고 계셨다.

뛰어서 올라왔건, 기어서 올라왔건 간에... 이로써 식스팩 6개 봉우리 중에서 절반인 3개 정복 성공! 여기는 샌가브리엘 산맥(San Gabriel Mountains)의 동쪽 끝이라서 북동쪽에서 시계방향으로 남서쪽까지 180도 전망이 펼쳐지기 때문에, 오래간만에 아이폰으로 찍은 파노라마 사진 한 장 올려본다.

"구름이 끼어서, 구름이 끼지 않아서, 구름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동쪽으로 구름너머 저 멀리, 왼쪽에 아직도 정상 부근에 눈이 많이 남아있는 산이 해발 3,506 m의 샌고르고니오(San Gorgonio)이고, 오른쪽은 팜스프링스 남쪽의 해발 3,302 m의 샌하신토(San Jacinto) 산으로 '식스팩'에서 가장 높은 두 산이다. (나머지 하나는 샌고르고니오 부근의 San Bernardino 산으로 해발 3,246 m)

정상을 둘러보면서 점심 도시락을 먹을 만한 곳을 찾아보았는데, 저 부근이 앉을만한 바위가 많았다. 저 정도 바위는 제법 넓고 튼튼해 보여서 나도 올라가서 사진 한 장 찍고 밥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부탁했는데...

정말로 나는 이 사진을 찍을 때, 내가 서있는 바위 밑이 이렇게 되어있다는 것을 진짜진짜 몰랐다~^^

나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었던 노부부께서 함께 바위에 올라가서는, 저 위에서 지금 살짝 점프를 한 모습이다! (셔터 누르는게 늦었는데 남자분 옷의 모자를 보면 점프한 것을 알 수 있음)

P.S. 올라왔던 길로 다시 3시간이 걸려 내려가서 총 7시간의 등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사실 이 날이 미국의 마더스데이(Mother's Day)였다... 그래서 이 날 우리집 식탁에는 딸이 엄마에게 사준 꽃과, 남편이 아내에게 사준 꽃이 각각 꽃병을 장식했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