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정보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www.tripadvisor.com)에서 게티센터에 이은 LA의 No.2 관광지로 소개되었던 생소한 이름의 네더컷 박물관... 작년에 자동차 전시관만을 봤을 때는 "이게 왜 2위일까?" 이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번에 네더컷 컬렉션 투어를 하고는 그 의심을 완전히 떨쳐버렸다!
작년에 방문했던 클래식 자동차 전시관인 네더컷 뮤지엄(Nethercutt Museum) 건물이다. (이 박물관에 대한 소개는 여기를 클릭해서 작년의 포스팅을 보시면 됨) 이 날의 우리 목적지는 이 건물 바로 맞은편에 있는 또 다른 건물이다.
신비한 분위기의 육중한 철문을 가진 건물인데, 이 건물 내부의 네더컷 컬렉션(Nethercutt Collection)은 홈페이지에서 미리 일주일에 6번밖에 없는 투어(목/금/토요일 10:00am & 1:30pm)를 예약해야만 볼 수가 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예약한 투어 시간이 되자, 예상을 깨고... 정문 아래쪽의 지하차고의 셔터가 올라가면서 이 날 우리의 가이드가 등장을 하셨다. 그러나 투어의 시작은 지하차고에서 미약하였지만, 그 나중은 심히 창대했다...^^
지하차고 안에는 맞은편 네더컷 박물관의 전시와 비슷하게 각종 클래식 자동차들과 벽에는 몇몇 작은 자동연주악기(Mechanical Musical Instruments)들과 자동차 악세서리 등의 소품들이 있었는데,
특이한 수집품으로는 아마도 이 박물관을 만든 사람의 딸이 가지고 놀았을 것 같은 여러 인형들과 장난감집들도 있었다.
잠시 후 다시 차고를 나와서는 마침내 정문의 철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는 가이들을 따라서 샹들리에 뒤쪽의 문으로 들어가면...
진짜 대리석 바닥과 기둥들, 그리고 샹들레에로 화려하게 장식된 그랜드살롱(Grand Salon)이 나온다. 그리고 그 안에는 네더컷의 자동차 수집품들 중에서도 가장 차량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커다란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있는데, 저 피아노의 소리를 들으면서 자유롭게 자동차들을 구경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저 남자 가이드가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의 건반이 저절로 눌러진다는 것이다.
자동차에 별 관심이 없는 숙녀분들은 음악을 감상하시는 중... "사진사! 이리와서 우리 좀 찍어줘~"
역시 1910~30년대 클래식 자동차들 보다는, 지금 당장이라도 도로를 질주할 수 있는 이 걸윙도어(gullwing door)의 원조인 벤츠의 300SL 모델 1955년도 자동차가 가장 많은 인기가 있었다.
왠지 무도회 드레스를 입고 찍어야 할 것 같은 구도인데 말이야...
2층으로 올라가면서 내려다 본 그랜드살롱의 모습이다.
사진에 나오는 바늘이 원통의 표면을 따라서 움직이며 녹음된 소리를 내는 이 기계같은 많은 축음기들을 비롯해서 2층에는 매우 다양한 아기자기한 전시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두둥~ 이제 네더컷 컬렉션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3층으로 올라간다. 그렇다! 이 투어의 주인공은 자동차가 아니었던 것이다~
파리 오페라극장 지하 음침한 곳에 자리잡은 '팬텀'의 작업실 같은 분위기의 어두컴컴한 방의 사방으로는 무슨 고가구들 같은 물건들이 가득 자리잡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이 방에서는 사진은 얼마든지 찍을 수 있지만, 녹음이나 동영상은 안된다는 사실...
바로 벽면에 자리잡은 고가구같이 보이는 것들이 모두 자동연주악기(Mechanical Musical Instruments)들이었는데, 단순히 하나의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진의 기계처럼 여러개의 악기가 동시에 자동으로 연주되는 '자동연주오케스트라'였다.
이 악기들은 전기모터와 펌프등으로 작동되기는 하지만, 컴퓨터가 없던 아주 옛날에 만들어진 것으로 사진에서 처럼 실제 사람이 연주하는 것을 종이에 구멍으로 기록하고, 그 종이 두루마리를 이용해서 연주한 사람의 음악을 재생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모든 놀라운 자동악기들의 중심에 이 파이프 오르간이 자리잡고 있는데, 투어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게 된다.
3층의 한 켠에는 2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식탁이 있는데, 이 소장품들을 수집한 주인이 사람들을 가끔 초대해서 저녁을 먹으면서 작은 음악회를 열었고, 지금도 정기적으로 피아노나 파이프오르간 연주회 등이 열린다고 한다.
바이올린이 자동으로 연주가 되는 기계의 모습이다.
이 방에서 가장 큰 자동연주오케스트라로 사진으로 대강 보이는 악기만도 북, 파이프오르간, 실로폰, 아코디언 등등... 저 모든 악기들이 중간에 보이는 종이 두루마리의 구멍에 맞춰서 자동으로 한꺼번에 연주가 된다.
투어의 마지막 순서로 이 모든 악기를 직접 유지하고 관리한다는 Kyle Irwin이 파이프오르간 앞에서 설명을 하고 있는데, Kyle은 원래 파이프오르간 연주자였다고 한다.
열심히 설명을 듣는 지혜와 친구들~ 그런데 다들 표정이...^^
마침내 파이프오르간이 위로 올라가면서 왼쪽 뒤로 보이는 커다란 피아노와 함께 웅장한 곡이 연주된다. 첫번째 곡은 바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곡들의 메들리~ 음악과 동시에 뒤쪽 좌우를 가리고 있던 커튼이 올라가는데,
거기에는 지금 연주되고 있는 오르간의 파이프들이 현란한 조명을 받으면서 빛나고 있다. 얼핏 사진으로만 보면 유치한 무지개 조명같지만, 이 당시에는 팬텀의 주제곡과 함께 아주 몽환적인 분위기였다.
파이프오르간 바로 앞 명당에 자리잡은 아이들... 연주곡은 총 3곡이었는데, 마지막은 또 <인디아나존스>의 주제가였다.
모든 연주가 끝나고 조명이 들어오고 투어가 끝났다. 감동... 감동... (혼자 감동하기 미안해서, 유튜브를 찾아보니 누군가 2009년에 이 방에서 찍은 동영상이 있어서 링크를 걸어본다. 여기를 클릭하면 여러 자동연주악기의 연주를 볼 수 있음) 우리 가족 3명이 거의 끝까지 3층방에 남아있었는데, 악기들 말고도 정말 진귀하고 정성어린 작은 수집품들도 이 방에 많이 있었는데 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아마도 LA에 사는 동안에 몇번은 더 오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정말로 No.2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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