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가 콘서트밴드 활동을 하는 콜번스쿨(The Colburn School, 콜번음악대학)의 바로 옆에 있음에도 한 번도 들어가보지 못한 곳... LA 현대 미술관(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Los Angeles)을 지난 주 목요일, 지혜의 여름방학 개학전에 다녀왔다. 이로써 로스앤젤레스 4대 미술관의 방문기가 마침내 완성된다.
줄여서 '모카(MOCA)'라고 부르는 이 미술관은 LA 다운타운의 유명한 디즈니홀과 대각선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지금은 영화와 관련된 어떤 특별전을 하고있는 모양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밖에서도 볼 수 있는 건물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작품인데, 자세히 보면 경비행기의 동체를 조각조각내어서 붙여놓은 것이다.
이쪽에서 보니까 한마리 닭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비행기가 닭으로 변하는 트랜스포머?! 그 뒤로 □○C△라고 창문이 만들어진 곳은 LA현대미술관의 기념품 가게인데, 역시 표가 없어도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박스오피스로 갔는데, 왼쪽에 보이는 안내문은...? 바로 매월 첫번째 목요일 오후 5시부터는 웰스파고 협찬으로 무료입장이라는 말씀! 순간, 3년전 뉴욕현대미술관의 금요일 오후 무료입장때가 떠올랐는데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 5시가 되어가니까 뉴욕의 MoMA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짧은' 줄이 만들어지고 (약 10명 정도?), 위기주부도 그 줄에 서서 공짜표 3장을 받아서 아래층의 입구로 내려갔다.
입구 앞에 있는 미술관 카페의 이름은 레모네이드~ 아내와 지혜는 벌써 커피와 마카롱을 사서 먹고 있었는데, LA현대미술관 모카(MOCA)의 카페에서 먹었던 커피가 모카(mocca) 커피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현대미술관 입구에 서있는 여자의 동상... 소피아로렌(Sophia Loren) 이란다~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지 않아서 좋았는데, 연두색 셔츠를 입고 있는 직원에게 미술관 지도가 있냐고 물어봤더니 그런거 없단다... 그냥 오른쪽으로 들어가서 한바퀴 빙 돌아서 왼쪽에 저기 별들이 있는 곳으로 나오면 된다고... 자~ 그럼 부담없이 현대미술의 세계를 즐겨봅시다.^^
난해한 작품 앞에서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던 부부의 뒷모습이다. 대화의 내용이 작품에 관한 것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중학교 미술시간에 지점토로 만들었던 탈이 생각났다. 역시 현대미술은 이해하기 어려워...
아내가 다른 관객의 사진을 막 찍어줬는데, 여기는 그래도 좀 작품같아 보이는데,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다음으로...
Richard Tuttle
(b. 1941, Rahway, New Jersey; lives and works in New York and Abiquiu, New Mexico)
44th Wire Piece, 1972
Wire, templated for pencil line; Gift of Lannan Foundation; 97.109
철사(wire) 하나에 비하면, 여러장의 비싼 유리를 예쁘게 박살내어 놓은 이 작품은 예술이었다. (여기를 클릭하시면 이 멋진 작품을 만드는, 더 멋진 모습을 보실 수 있음)
"현대미술은 너무 어려워~" 전시관 절반을 돌고 지하에 만들어져 있는 도서관의 편안한 의자에서 머리를 식히고 있는 모녀~
전시관의 나머지 절반은 입구에 광고를 하고있던 <Cinema Vezzoli>라는 제목의 영화에 관한 특별전이었다. 옛날 영화포스터를 이렇게 재해석(?)한 그림같은 작품들도 있고,
MGM 영화사가 1932년에 제작한 <AS YOU DESIRE ME>라는 그레타가르보(Greta Garbo) 주연의 영화제목이 나오는 장면만 '벽에 그려놓은 것'을 영화관 의자에 앉아서 감상할 수도 있었다.
또, 붉은색으로 칠해진 방안에서는 실제 짧은 실험영화를 볼 수도 있는데 (소파에 놓여진 헤드폰을 써야만 소리를 들을 수 있음), 영화가 상영되는 이 방 전체가 이해할 수 없는 여러 소품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 나의 시선을 끈 것은 빨간벽에 가지런히 세워놓은 3개의 '대형 해머(sledgehammer)'와 그 앞에 널려있는 옷가지들... "해머미술관(Hammer Museum)에서도 못 본 망치들을 여기서 보게될 줄이야!"
FINE~ 그렇게 우리 가족의 LA 현대미술관(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모카(MOCA)의 관람은 휴식시간을 포함해도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투어로 끝났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의 세계는 이걸로 끝이 아니다. 모카(MOCA)의 바로 길 건너, 그러니까 디즈니홀의 남쪽에... 엘리 브로드(Eli Broad)라는 억만장자가 자기 돈 1억4천만불을 들여서 짓고 있는 브로드 미술관(Broad Art Museum)이 2015년에 개관 예정인데, 다양한 현대미술작품이 전시될 이 개인미술관은 완전히 무료로 운영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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