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요세미티

존뮤어트레일 4박5일 백패킹 5일차, 하프돔 및 네바다와 버날 폭포를 지나서 요세미티 밸리에 도착!

위기주부 2016. 8. 2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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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을 갈 때마다, 밸리나 주변 트레일에서 가끔 커다란 야영배낭을 짊어지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은 어디 갔다 오는걸까? 어디 가는걸까?" 이런 궁금증을 가졌었는데... 이 날 누군가는 위기주부를 보고 똑같은 생각을 했으리라~

미서부 트레킹 전문 LA지역 여행사인 유니투어의 <요세미티와 존뮤어트레킹>에서 JMT 1구간 4박5일 백패킹의 마지막 날 아침이다. 여기는 오래전에 산불이 났던 해발 약 2,400m의 요세미티 깊은 산 속 어딘가로, 우리 일행 3명 말고는 주변에 텐트를 친 사람이 지난 밤에 전혀 없었다.

야영배낭의 부피야 노란 '곰통' 때문에 변화가 없지만, 4일 동안 부지런히 꺼내 먹어서 무게는 많이 줄어들었다. 아니면 5일째가 되니까 그냥 배낭이 등짝에 착 달라붙어서 적응이 된 것일지도...^^

마지막 5일차의 지도로 제일 오른쪽 Sunrise Creek 물가의 야영지를 출발해 Half Dome Trail이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고, Merced River의 Nevada Falls와 Vernal Falls를 차례로 구경하고는 지도에 [Start]로 표시된 Happy Isles Trailhead에 도착해서 존뮤어트레일 1구간 90km를 '역방향'으로 마쳤다. 이 날 위기주부는 5시간반 동안에 10km를 걸었는데, 수직으로는 해발 2,400m에서 출발해 요세미티밸리(Yosemite Valley)까지 1,200m를 한 번의 오르막도 없이 내려간 것이다.

출발해서 10분정도 걸어내려왔을까? 불에 탄 곳을 지나서 다시 녹색의 숲으로 들어와 인적없는 산길을 우리만 걷고 있는데, 제일 앞에 가던 유니투어의 홍사장님이 갑자기 하이킹 스틱으로 앞쪽을 가리키면서 동시에 나를 돌아본다. 빨리 사진을 찍으라는 뜻이다!

곰이었다! 사진에는 한 마리만 찍혔지만, 앞쪽에 있던 홍사장님의 말에 따르면 새끼곰 2마리가 더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 트레일 왼쪽으로 흐르는 개울에서 물을 마시고는 다시 산쪽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멀어서 사진이 너무 흐리게 나왔는데, 더 가까이서 마주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불행이라고 해야하나?

티오가 고개를 넘어가는 도로변에 있는 테나야호수(Tenaya Lake)에서 출발해서, 구름도 쉬어간다는 클라우드레스트(Clouds Rest)를 지나서 내려오는 트레일과 만나는 삼거리의 표지판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아래쪽 안내문에는 빨간 글씨로 "WARNING, You are entering an area with high bear activity, Bears are active day and night"라고 적혀있다. "그래요~ 방금 곰 보고 오는 길이에요..."

HJ가 하프돔을 가리키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HJ가 이번 여행전까지 미서부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다는 사실! 즉, 남들 다 보는 요세미티밸리와 하프돔의 정면 모습은 직접 본 적도 없는 HJ가 하프돔의 뒷모습부터 보고는 이제 그 하프돔 정상에 올라간다는 것이다~^^

하프돔으로 올라가는 길이 시작되는 삼거리에서 홍사장님과 HJ가 포즈를 취했다. 두 명은 여기서 왕복 4시간정도 소요되는 하프돔 정상 등반을 하고, 위기주부는 따로 할 일이 있어서 바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나는 예전에 올라가봤으니까..." (위기주부의 2009년 하프돔 등정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이후로 하프돔을 향하는 많은 등산객들을 마주치면서 1시간 정도 내려오면 미스트트레일(Mist Trail)과 만나는 삼거리를 만나고, 거기서 일단 JMT 표지판을 따라서 직진을 하면 여기 네바다폭포(Nevada Falls) 바로 위에서 머세드강(Merced River)을 건너는 다리를 만나게 된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절벽 아래로 사라지는 물줄기! 사진 왼쪽에 보이는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의 그늘에서 혼자 쉬었다가 가기로 했다.

사진 찍어 줄 사람이 없으니, 제일 유치하다는 '신발샷' 하나 찍고는 고민에 빠졌다... 엄밀히 말해서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은 지금 있는 쪽에서 강에서 멀어져 Clark Point를 지나 내려가는 등산로이지만, 잠시 고민한 끝에 그냥 다시 다리를 건너서 삼거리로 돌아가 폭포와 강을 따라서 내려가는 미스트트레일(Mist Trail)로 내려가기로 했다. 일단 사진 속의 급류 건너편으로 보이는 난간이 있는 곳부터 들렀다가 말이다~

약 200미터의 높이를 수직으로 떨어지는 네바다 폭포의 포말인데, 정말로 계속 보고 있으면 물이 아니라 하얀 가루가 날리는 느낌이다. 7년전 하프돔에 올랐다가 내려오던 5월말에 비하면 약하지만 (당시 모습은 여기를 클릭), 7월 치고는 이 정도면 굉장히 물의 양이 많은 편이다.

Mist Trail로 내려가는 삼거리에는 간이 화장실도 있고, 또 좀 전의 사진에 등장했던 말들을 쉬게 하는 곳도 있다.

네바다 폭포 바로 옆의 절벽을 깍아서 만든 지그재그 등산로를 올라오는 사람들의 모습인데, 폭포와 사람들을 한 번에 담으려고 하니 그냥은 다 들어오지 않아서 삐딱하게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삼거리에서 45분 정도를 걸어내려와서 이번에 그 아래에 있는 버날폭포(Vernal Falls)의 상류에 도착을 했다.

난간 너머로 내려다 본 버날 폭포에는 어김없이 무지개가 걸려있었다. 여기 버날 폭포와 바로 위의 넓은 에머랄드풀(Emerald Pool)에서는 인명사고가 많이 발생을 했었기 때문에, 옛날보다 난간도 훨씬 강화되었고 경고문도 굉장히 많이 만들어 놓았다.

저 아래 미스트트레일(Mist Trail)의 많은 사람들을 보니, 내가 정말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다시 와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자~ 나도 이제 저 아래로 내려가자!"

그런데, 폭포 바로 옆 절벽에 만들어진 이 곳은 커다란 야영배낭을 메고 내려가기에는 폭이 너무 좁았다.T_T 꺽이는 곳 직전에서 여성 한 분이 다른 사람들을 막고 기다려줘서 겨우 내려갈 수 있었는데, 아마 그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했을거다... "어디 갔다 오는걸까?"

사진도 한 장 부탁해서 찍었는데, 폭포의 높이가 딱 위기주부의 키만큼 되어 보이지만, 버날폭포(Vernal Falls)는 높이가 100미터이고 물이 가장 많을 때는 폭도 30m가 넘는 큰 폭포이다.

미서부 국립공원의 여러 트레일들 중에서 가장 높은 습도를 자랑하는 미스트트레일(Mist Trail)... 사진을 다시 보고 있으니 '물방울(mist)'들이 모니터 화면을 뚫고 나와서 얼굴을 때리는 느낌이다~^^

지난 겨울에 가족과 함께 눈덮인 길을 걸어서 여기 하류의 다리까지 왔다가는 엉덩이 눈썰매를 타면서 밸리로 돌아갔었는데 (여행기는 여기를 클릭), 한여름에 4박5일 산길을 걸어서 여기에 다시 서니 감회가 새로웠다.

물론 내가 휘트니산(Mount Whitney)부터 340km를 걸어서 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증명사진 한 장 찍었다.

그리고 요세미티밸리(Yosemite Valley) 순환도로와 만나는 Happy Isles Trailhead에 도착함으로써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 1구간 90km를 모두 마쳤다. 이제 위기주부가 셔틀버스를 타고 Yosemite Village로 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Sierra Nevada Pale Ale 맥주 '식스팩'을 빌리지스토어에서 사고, 그 앞의 그릴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사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저 맥주는 그랜드캐년 토로윕 여행기(여기를 클릭하면 보실 수 있음)에 이어서 독사진만 벌써 두 번째이다~^^

햄버거와 맥주로 '황홀한 점심'을 잘 먹고 (식스팩 6병중에서 몇 병을 마셨을까?), 비지터센터로 가는 길에 백패커들의 퍼밋업무를 담당하는 윌더니스센터(Wilderness Center) 앞을 지나는데 왠지 익숙하고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나오시는 분 머리 위로 보이는 저 사진 속의 바위산은 바로...!

비지터센터 한 쪽에서 국립공원 쥬니어레인저(Junior Ranger)가 되기 위해서, 자기 물건은 자기가 정리하고 내 방 청소도 잘 하겠다는 내용의 선서를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한 어린이들이다. 데블스포스트파일(Devils Postpile)을 출발해 4박5일 동안 해발 3천미터가 넘는 산길 90km를 걸어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에 도착해서 비지터센터를 찾은 이유는, 전시관 뒤쪽에 지팡이를 짚고 앉아있는 '그 분'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존 뮤어 트레일(John Muir Trail)은 1892년 시에라클럽(Sierra Club)에서 민간주도로 만들기 시작해서, 시에라클럽의 창시자인 존 뮤어가 사망한 다음해인 1915년부터 캘리포니아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서 본격적으로 건설이 시작되었다. 이 후 대공황으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미연방정부 산림청과 국립공원청의 노력으로 1938년에 모든 구간의 공사가 끝나서, 요세미티밸리에서 휘트니산까지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능선을 따라가는 340km의 등산로가 46년이 걸려서 완성되었는데 이를 존 뮤어 트레일(John Muir Trail)이라고 한다. "너희들 그 할아버지가 누군지 알어?"





P.S. 위기주부의 존뮤어트레일 1구간 산행은 미서부 LA현지 트레킹 전문여행사 유니투어와 함께 했습니다. 유니투어에서는 매년 9월중에 <휘트니와 존뮤어트레킹>을 포함해 다양한 미서부 트레킹여행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심이나 문의가 있으신 개인이나 단체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 유니투어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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