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의 여행지들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앤젤스플라이트(Angels Flight)와 그랜드센트럴마켓(Grand Central Market)

위기주부 2017. 3. 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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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산악회 블로그도 아닌데, 맨날 어디 등산을 다닌 이야기만 올리는 것 같아서... LA 다운타운에 있는 콜번스쿨에 지혜를 데리고 가는 아내에게, 지혜와 같이 가서 저녁 먹는 곳의 사진을 좀 찍어달라고 했다.

음악학교인 콜번스쿨(The Colburn School)에서 남쪽으로 걸어서 LA 현대미술관 MOCA(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를 지나면 캘리포니아플라자(California Plaza)라는 작은 도심 공원이 나오는데, 그 공원의 동쪽끝으로 'ANGELS FLIGHT RAILWAY'라고 씌여진 작은 매표소같은 건물이 있다.

매표소 창문 옆으로는 50센트라고 가격은 써놓았지만 표를 파는 직원은 없다. 왜냐하면 지금은 운행을 하지 않고있기 때문에...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그렇다고 그냥 돌아서지 말고, 건물 오른쪽으로 돌아서 내려다보면,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경사진 좁은 철로가 보이고, 또 그 옆으로 걸어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계단을 걸어서 내려가는 지혜 옆으로 고가철로(?)의 딱 중간이 되는 지점에 나란히 세워진 두 대의 객차가 보이는데, 이 철도는 두 객차가 케이블로 연결되어서 하나가 올라가면 다른 하나는 내려오는 방식의 강삭철도(cable railway 또는 funicular railway)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별로 재미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아래의 사진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해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6관왕에 오른 (아주 짧은 순간은 작품상까지 7관왕이었던^^) 영화 <라라랜드> La La Land 남녀주인공이 데이트를 하다가 키스를 하는 이 장면이 촬영된 곳이 바로 앤젤스플라이트(Angels Flight)라는 LA 다운타운에 만들어진 짧은 경사철도의 객차 내부였다!

언덕을 다 내려왔으니 '천사의 비행' 열차 이야기는 돌아가는 길에 다시 하기로 하고, 요즘 아내와 지혜가 콜번스쿨에 갈 때마다 저녁을 사먹는 곳이 횡단보도를 건너면 왼쪽에 있는 건물이다.

바로 'LA 다운타운의 먹자골목'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랜드센트럴마켓(Grand Central Market)으로, 정확히 딱 100년전인 1917년부터 이 건물안에서 운영이 되고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오래되고, 또 가장 큰 재래시장이라고 한다.

그랜드센트럴마켓이 입주한 Homer Laughlin 빌딩은 밖에서 보기에는 3층이지만, 시장이 들어선 1층이 높은 천정으로 트여있는 2층 건물로 현재 약 30곳의 가게와 식당이 운영을 하고 있다.

백년전에 문을 열 때는 다운타운 벙커힐 지역의 고급 맨션에 사는 주민들의 식료품을 파는 시장으로 90개 가까운 작고 다양한 가게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주로 다운타운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관광객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 과일을 파는 상점과 정면에 보이는 캔디가게 등이 남아서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도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 영화 <라라랜드>에서 남녀주인공의 데이트 장면에 역시 잠깐 등장하는 이 식당이 그랜드센트럴마켓 안에 있는 Sarita’s Pupuseria라는 엘살바도르 음식(Salvadorean dishes)을 판매하는 곳이다. (바로 길 건너의 앤젤스플라이트 키스신과 복장이 다른 것을 보니, 데이트하러 다운타운에 여러번 갔나봄^^) 라라랜드 때문에 이 식당이 유명세를 치르고는 있지만, 그랜드센트럴마켓에서 가장 인기있는 먹거리는 에그슬럿(Eggslut)이라는 곳의 계란이 들어간 햄버거인데, 장사가 너무 잘 되어서 그런지 오후 4시까지만 영업을 해서, 아내와 지혜도 아직 먹어보지를 못했다고 한다.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현대식 고층건물과 대비되어서 더욱 매력이 있는 이 경사철도(Inclined Railway)는 철로의 길이가 91 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짧은 철도라고 한다. 1901년에 처음 만들어진 곳은 현재의 위치에서 반블록 북쪽으로 3가(3rd St) 터널이 있는 언덕이었는데, 1969년까지 운행을 하다가 도심 재개발을 위해서 철거가 되었다고 한다.

철거된 지 27년이 지난 1996년,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현재 위치에서 다시 운행이 재개되었지만 2001년에 사망사고가 발생해서 운행이 중단되었다. 그 후 2010년에 다시 오픈을 했지만 안전상의 문제점이 발견되어 결국은 2013년 9월에 다시 운항이 중단되어서 지금은 동작을 하지 않고 있다. (작년에 라라랜드 영화 촬영을 위해서 그 날 하루만 임시로 작동을 했다고 함)

앤젤스플라이트 철로 옆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입구에는 낡은 콘크리트 벽 위에, 멸종위기의 커다란 새인 캘리포니아 콘도르(California Condor)의 모형이 만들어져 있다. 그 옆 안내판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추억의 이정표로 콘도르와 앤젤스플라이트를 함께 소개해놓았는데...

영화 <라라랜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3월초에 LA시장이 이 앞에서 앤젤스플라이트(Angels Flight)를 올해 노동절 전까지는 다시 운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를 했으니, 올 가을에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하는 분들은 이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차를 타보실 수 있게 될 것 같다. 영화속 주인공들처럼 말이다~^^

P.S. 여기를 클릭하면 네이버 메인페이지에 소개되었던, 위기주부의 <라라랜드> 촬영지 소개 포스팅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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