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암스트롱 커스터(George Armstrong Custer, 1839~1876년): 미국 남북전쟁에서 크게 활약하다 인디언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으로, 미국의 확장주의와 오랜 아메리카 원주민과의 분쟁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인디언 수우(Sioux) 족의 성지였던 블랙힐스(Black Hills)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백인들이 대거 몰려들어 평화는 깨어지고, 분쟁은 1876년 리틀빅혼(Little Bighorn) 전투로 절정을 이루게 된다. 이 전투에서 커스터 중령이 이끄는 제7기병대 600여명이 수우 족 인디언 싯팅불(Sitting Bull)과 크레이지호스(Crazy Horse)의 3,000명 원주민들에게 포위되어 커스터를 포함해 265명의 미육군 기병들이 전사하였다. 오랫동안 조지 커스터 중령은 '야만스런 인디언에 맞선 백인 영웅'으로 찬양되었지만, 오늘날 원주민의 권리신장 및 리틀빅혼 전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결과, 커스터는 잘못된 판단으로 부대원을 죽음으로 내 몬 무능하고 잔혹한 인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블랙힐스 지역의 인디언 전쟁과 커스터에 대해서는 앞으로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니 잠시 미뤄두고... 역사적인 평가가 어찌되었던 간에,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a) 주의 블랙힐스 국유림(Black Hills National Forest)안에는 그의 이름을 딴 커스터 주립공원(Custer State Park)이 자리를 잡고 있다.
커스터 주립공원의 지도로 우리는 남쪽에 붙어있는 윈드케이브 국립공원(Wind Cave National Park) 동굴투어를 마치고 87번 도로 Blue Bell Entrance로 들어가서, 야생동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하는 와일드라이프 루프로드(Wildlife Loop Road) 드라이브로 공원 구경을 시작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공원입구를 지나서 첫번째로 만난 동물은 의외로... 도로 왼쪽의 풀밭에 있던, 야생칠면조였다! (저 아래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시면 '공작'이라고 소리침^^) 또, 도로 좌우로 작은 프레리독(prairie dog)들이 많이 있었지만, 차를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이 때 찍은 사진은 없고, 역시 저 아래 마지막에 사진으로 다시 소개한다.
도로를 막고 서 있던 두 마리의 사슴이라고 당시에는 생각을 했는데, 꼼꼼한 복습으로 다시 확인을 해본 결과... 북아메리카 지역에만 서식하는 프롱혼(pronghorn, 가지뿔영양)이라는 동물이었는데, 나중에 프레리독을 구경하러 차에서 내렸을 때 커다란 뿔이 있는 놈을 또 보게 된다. 그리고는 작은 언덕을 넘어서 코너를 도는 순간 갑자기 거뭇거뭇한 큰 바위들이 초원에 많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 검은 것들은 바위가 아니라 모두 들소인 버팔로(buffalo, 바이슨)들이었다! 위의 공원지도에 'Buffalo Corrals'라고 써놓은 지역으로 펜스 안쪽에만 이렇게 모여있는 것으로 봐서, 여기에 모아놓고 거의 방목(사육?)을 하는 것 같았다. 쉽게 말해서 주립공원의 탈을 쓴 '주립 버팔로 사파리투어'라고 할 수 있겠다.^^
반대차선의 빨간 차를 막고 서 계시는 저 버팔로는 저기서 '작은 일'을 보고 계시는 중이다. 그리고는 일을 다 보시더니...
우리 차로 걸어오시다가 우리를 한 번 흘낏 보고는, 다행히 옆으로 비켜주셨다. (저 아래 동영상을 클릭해보면 모두 나옴)
파란 초원에서 풀을 뜯는 버팔로 무리가 아주 평화로워 보였는데, 뒤쪽으로 나무들이 무슨 병충해 때문인지 누렇게 대부분 말라죽은 것이 좀 안타까웠다.
또 길을 막고있는 버팔로~ 아무리 기다려도 꼼짝을 하지 않아서, 앞의 차들과 함께 반대쪽 차선으로 겨우 피해갈 수 있었다.
반쯤 털갈이(?)를 한 가죽의 높은 어깨에 까만색의 덥수룩한 까만 수염... 정말 딱 버팔로같은 모습의 버팔로였다.
누렁이 새끼들과 함께 다른 버팔로 가족이 또 도로 위로 올려오려고 해서, 길을 막기 전에 빨리 Buffalo Corrals를 빠져나왔다. "잘 있어라! 버팔로들아~"
조금 더 가니까 또 차들이 꽉 막혀있길래, 이번에는 무슨 동물인가 싶어서 자세히 보니,
당나귀들이었다~ 여기 당나귀들은 완전히 야생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지나가는 사람들이 주는 당근 등을 먹으려고 여기서 항상 죽치고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저 하얀 차에 탄 가족은 미리 알고 당근을 많이 준비해와서, 아이들이 열심히 당근을 나눠주고 있었다. "당나귀는 우리 동네, 미서부에서도 자주 봤으니, 그냥 패스~" (미서부에서 가장 재미있는 당나귀 마을 '오트맨'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와일드라이프 루프로드(Wildlife Loop Road)에 있는 Wildlife Station Visitor Center인데, 이 때가 저녁 7시라서 벌써 문을 닫은 지 1시간이 넘었다.
배도 고프고 빨리 숙소에 체크인을 해야 했지만, 귀여운 프레리독(prairie dog) 사진을 찍기 위해서 길가에 차를 세웠다. 미리 따로 준비해 간 300mm 망원렌즈로 당겨서 찍은 귀여운 '초원의 개'... 물론 생긴 것처럼 다람쥐과의 동물이지만, 울음소리가 개가 짖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야, 짖어봐~ 멍멍해봐~"
그러다가 발견한 까만색의 갈라지는 뿔이 특징이라는 프롱혼(pronghorn) '가지뿔영양' 한 마리! 한글 이름에 '영양(antelope)'이라는 말이 들어있고, 영어로도 American antelope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영양과는 별도의 과(family)인 북아메리카에서만 서식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프레리독과 프롱혼 구경을 마치고 자동차로 돌아가면서 만세를 부르는 부녀~^^
위의 동영상을 클릭하시면, 커스터 주립공원의 '버팔로 사파리' 비디오를 보실 수 있다. 그렇게 Wildlife Loop Road를 다 돌고는 위쪽의 공원지도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16A번 국도의 아이언마운틴 로드(Iron Mountain Road)를 따라서, 숙소를 예약해놓은 키스톤(Keystone) 마을로 향했다.
꼬불꼬불 한 참을 달리면 바위를 그대로 뚫어서 만든 Scovel Johnson Tunnel이 나오는데, 저 좁은 동굴 너머로 보이는 바위산을 자세히 보면...
이번 8박9일 여행계획의 시발점이 된 '바위산에 조각된 4명의 미국 대통령' 마운트러시모어(Mount Rushmore)가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다음 날 우리도 그렇게 찍었지만) 바로 밑에서 올려다 본 사진만 봐서 몰랐는데, 저렇게 바위산의 중턱(?)에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아이언마운틴 로드(Iron Mountain Road)의 바위 터널들을 지나고 또 P턴으로 만들어 놓은 다리들을 지나 산을 내려가서,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2박을 한 곳에서 연달아 한 키스톤(Keystone)의 숙소에 도착하기까지의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이것으로 8박9일 여행의 이틀째 이야기가 끝나고, 다음 날 아침에 일찍 러시모어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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