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사막과 황무지

"불의 계곡" - 라스베가스에서 가까운 네바다주 최초의 밸리오브파이어(Valley of Fire) 주립공원

위기주부 2010. 10. 30.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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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박2일의 라스베가스 여행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인 첫날에 시티센터(CityCenter)벨라지오 호텔을 구경했던 우리 가족은 다음날, 크리스마스에 호텔을 나올 때까지 어디를 갈 지 결정을 못하고 있었다. (참~ 라스베가스까지 와서 계획없이 다닌다. 볼만큼 봤나보다...^^) 그래서, 라스베가스에 와서 할 일 없으면 가볼려고 남겨두었던 곳, Valley of Fire - '불의 계곡' 주립공원을 마침내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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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ley of Fire State Park는 위의 지도처럼 라스베가스의 북동쪽에 있는데, 공원 입구까지의 거리는 약 80km로 1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한다. 속도제한 75마일(120km)의 15번 프리웨이를 시원하게 달리다가 주립공원 안내판을 보고 169번 도로로 빠지면 되는데, 15번 프리웨이 교차로에 있는 주유소 가게를 빼면, 공원을 지나서 Lake Mead National Recreation Area에 있는 도시들이 나올 때까지는 마을은 물론 주유소도 전혀 없으므로 반드시 미리 라스베가스에서 자동차와 사람들의 배를 든든히 채우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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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한 169번 도로를 20분쯤 달리다가 야트막한 언덕을 넘으면 이렇게 좀 '무식하고 단순하게' 만든 Valley of State Park의 표지판이 나온다. 아무런 마크도 없이 녹슨 철판에 큼지막하게 글씨를 써놓은 공원 표지판 앞에서, 한국인 가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그런데, 저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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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전혀 안보이던 빨간색 돌무더기가 왼쪽에 갑자기 나타났다! 공원 매표소에도 의외로 많은 차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하고 있다. 입장료는 차량 1대당 $6인데, 오늘이 크리스마스라서 비지터센터는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 좀 깍아줘야 할 것 아닌가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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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공원 지도에서 우리는 왼쪽에 보이는 West Entrance로 들어왔는데, 공원내의 주요한 포인트들이 지도와 같이 잘 안내되어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공원과 비교해서, 네바다주는 홈페이지도 영 썰렁하고 나눠주는 이 공원지도도 흑백으로 인쇄한 종이 딸랑 1장 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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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와 지도는 썰렁하지만, 달리는 길은 끝내준다! 주변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여기에만 있는 이 적색사암(red sandstone)의 바위들이 석양에는 불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불의 계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애석하게도 한낮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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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포인트인 이 곳의 이름은? 저 바위의 모양이 말해주는 것처럼, 여기는 '벌집(beehives)' 바위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저런 모양의 큰 바위 2~3개와 다른 모양의 붉은 바위들이 많이 있었는데... 벌집에서 귀여운 아기벌 한마리가 나올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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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높은 이 바위는 Atlatl Rock인데, '아트라틀'은 인디안들이 사용하던 일종의 창(spear)을 말하는 것이며, 인디안들이 이 높은 바위를 향해서 누가 더 높이 창을 던지는 지를 겨루었다고 안내판에 씌여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철제 계단을 저 위에까지 만들어 놓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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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옛날 인디안들이 바위에 새겨 놓은 암각화(petroglyph)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아주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신비하고 멋있다! (암각화의 영어단어가 petroglyph인 것을 딸아이는 벌써 학교에서 배워서 알고 있었다. petrograph라고도 쓰지만 petroglyph가 정확한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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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뒤쪽에는 Arch Rock이 있다고 해서 가봤는데, 아치(arch)가 맞기는 한데... 우리는 아치스국립공원의 Delicate Arch를 이미 봤기 때문에, 불행히도 우리는 이제 지구상의 어떤 다른 아치에도 감동을 받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래도, 다른 분들은 차로 지나가면서 볼만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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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위산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아주 멋지다~ 여기 Valley of Fire는 영화촬영 장소로도 자주 등장하는데, 영화 <트랜스포머> 1편에서 후버댐으로 마지막 전투를 하러 오토봇(Autobot)들이 석양의 도로를 달리는 장면이 이 169번 도로에서 촬영되었다고 하며, 올드팬(?)들은 기억할 추억의 SF영화 <토탈리콜>에서 '주지사님의 눈알이 튀어나오던' 화성(Mars)의 바깥 모습도 이 계곡 어딘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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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달려서 동쪽입구의 바로 옆에 있는 이 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바위인 Elephant Rock에 도착을 했다. 코끼리 찾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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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코는 길이가 3m도 넘는데, 바로 밑에서 보면 바위가 상당히 불안해 보였다. 조만간에 무너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멀리 동쪽입구로 나가면, 미드호수(Lake Mead) 국립휴양지가 바로 붙어있으며, 자이언국립공원을 만든 버진(Virgin) 강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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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라서 문은 닫은 비지터센터에 왔다. 화장실에는 가야 하니까... 이 공원은 1935년에 네바다주 최초의 주립공원으로 만들어졌으며, 1968년에는 National Natural Landmark로도 지정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전시도 구경하고, 기념품도 사러 나중에 한번 더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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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센터 바로 옆에 있는 바위... 어떻게 자연적으로 이런 모양으로 구멍이 뚫어질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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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센터에서 북쪽으로 고개를 넘으면 나오는 Petroglyph Canyon Trail의 입구인데, 뒤쪽에 붉은 바위들에 구멍이 숭숭 뚫린게 엽기적이다. 이 협곡에는 많은 암각화들이 있으며, 끝에는 Mouse's Tank가 있다고 하는데, 그럼 바위가 쥐 모양? 탱크 모양? 아니면, 탱크를 탄 쥐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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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있던 암각화의 각 그림에 대한 뜻을 열심히 본 지혜가, 수백년전의 인디안들이 남긴 메시지를 해석하고 있다... 뜻을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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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정도 걸어서 협곡 끝까지 왔는데, 허무하게 쥐(mouse)도 없고, 탱크(tank)도 없다~ 돌아가서는 입구의 안내판을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까, 1890년대에 이 지역 주민들의 골탕을 먹이던 '쥐새끼'라고 불리던 인디안이 있었는데, 그가 이 협곡안에 잘 숨어있었다고 한다. 저 절벽 너머에 바위로 둘러쌓인 곳이 있는데, 이 사막에서 물이 고여있는 곳이라서 숨어 있을 수가 있었다고... 그래서 Mouse's (Water) T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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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나가려는데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따라서 올라온다. 라스베가스 단체관광 버스가 여기까지 온 모양인지, 전부 중국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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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을 다 나와서 발에 들어간 모래를 털고있는 모녀~ 적색 사암이 풍화된 고운 붉은 모래가 발가락 사이에서 솔솔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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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의 북쪽 Rainbow Vista에서 동쪽으로 비포장 도로를 달려서 들어온 이 곳은 Fire Canyon/Silica Dome이라고 표시된 곳이다. 황량한 붉고 누런 돌산들과 마침 작렬하는 태양... 여기서 문득 2008년 겨울에 갔던 데스밸리의 자브리스키 포인트의 풍경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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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일 북쪽에 있는 White Domes로 간다. 처음에는 좀 멀어서 갈까말까 망설였는데, 그리로 가는 이 도로가 공원에서 제일로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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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보이는 White Dome을 비롯해 하얀 바위산들이 많이 있고, 그 사이를 돌아보는 트레일도 있었는데, 짧은 겨울해가 벌써 지려고 한다. 참고로, 우리는 늦은 아침을 대충먹고 12시에 라스베가스를 출발해, 오후 4시까지 점심도 못 먹고 차에 있는 비상식량으로 때우면서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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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기서 잘래~", "자기는 뭘 자! 빨리 라스베가스로 돌아가서 뷔페로 저녁 먹고 집에 가야지~ 엄마, 아빠는 배고파 죽겠다..." 그래서, 여기를 마지막으로 다시 라스베가스로 신나게 달려서, 요즘 새로운 라스베가스 최고의 뷔페로 소문이 자자한 M호텔로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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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에는 배가 고파 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못찍었기 때문에, 대신에 M호텔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임) 저녁 5시에 뷔페식당 Studio B 앞에 줄을 서서, 1시간 정도 기다려 입구까지 가니까, 친절하게 7시30분에 다시와서 줄을 서라고 표를 나눠준다! 그렇게 번호표 시간에 맞춰서 다시 입구로 와도, 또 1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다니, 저녁 9시는 되어야 입장이 가능할 것 같았다. 현명하게 바로 포기하고 나와서는 네비게이션으로 호텔 주변에 식당을 찾았는데, 설상가상으로 크리스마스라서 대부분이 문을 열지 않았다... 한참을 헤맨 끝에 정말로 우연히 판다익스프레스를 발견하고는 감사한 마음으로 정말로 맛있게 2009년의 크리스마스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큰 기대 없이 갔지만, 아주 좋았던 Valley of Fire State Park! 그리고, 큰 기대를 하고 갔지만, 못먹고 나와야 했던 M호텔의 Seafood Buffet! 이렇게 우리의 1박2일 크리스마스 여행은 끝났다. (조만간에 다시 라스베가스 가서, M호텔 씨푸드 저녁뷔페는 꼭 먹어보고야 말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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