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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08.7.13 ~ 2008.7.13 (1일)
컨셉: 시티&쇼핑 여행
경로: 헐리우드 → 헐리우드볼
LA의 헐리우드에 있는 헐리우드볼(Hollywood Bowl)은 미국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야외 원형극장중의 하나로 영화나 TV프로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LA필(Phil)이 7~9월의 여름동안에 전용 무대로 사용하면서 각종 클래식 공연을 주로 하지만, 그 이외의 기간에는 다른 쟝르의 음악공연도 많이 열린다고 한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여기서 <Korean Music Festival>이라고 해서 한국의 많은 유명한 가수들이 와서 '위문공연(?)'을 하기도 했다. 전에 부터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마침내 지난 일요일에 다녀 왔다.
헐리우드에서 하이랜드길로 조금만 올라오면 입구가 보인다. 앞의 고가도로는 101번 고속도로라서 교통도 매우 편리한 곳에 있다. 비제(Bizet)의 칼멘(Carmen)을 공연하다고 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진짜 오페라를 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이 주요 장면의 곡들만 부르는 형식이었다. 이곳의 단점중의 하나는 자동차 주차였는데, 주차비가 $15로 매우 비싸면서도 공간이 부족해서 차곡차곡 'stack parking'을 해야하기 때문에, 한 번 주차를 하면 공연이 끝날 때까지는 차를 뺄 수가 없게 된다.
버스가 매표소가 있는 정문까지 올라오므로, 미리 홈페이지에서 잘 알아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는 현장에서 표를 구입했는데, 가장 싼 $10짜리는 매진이어서 $12짜리로 샀다...^^ 딸아이도 어른과 같은 값을 받는 점도 조금은 마음에 안 들었다. 미리 홈페이지에서 보니까, 어린 아기라도 만2세 이상은 따로 자리에 앉으려면 무조건 어른과 같은 값을 내야 했다. 이곳의 좌석가격은 주중의 그냥 클래식공연은 $1~$95 정도이고,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에는 보통 $10~$114 정도 한다. 특별한 공연의 경우에는 가장 싼 좌석이 $25까지도 올라가는 것으로 되어 있다.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비싼 좌석은 다 이유가 있었다...
표를 사고 나서 이곳에 있는 '헐리우드볼 박물관'에 잠시 들렀다. 박물관(Museum)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이 전시된 것은 아니고, 1층에는 헐리우드볼의 역사와 건축 및 주요 클래식공연의 사진과 자료들로 꾸며져 있고,
2층은 주요 락(Rock)공연의 당시 사진들과 입장권, 팜플렛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처음 온 사람들은 한 번 쯤 들러 볼만한 곳이라고 생각된다.
헐리우드볼에 대해서 미리 알아 보니까, 이 곳에서는 공연 전에 도시락을 먹는 것이 전통이라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간단한 도시락을 싸가지고 갔었는데, 이건 단순한 '도시락을 까먹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야외에서 제대로 된 피크닉을 하는 것이었다.
사진처럼 극장 주변에는 많은 피크닉장소가 만들어져 있어서 사람들이 집에서 가지고 온 '코스요리'를 와인과 함께 아주 느긋하게 먹고 있었다.
실제로 본 헐리우드볼은 예상보다도 훨씬 더 컸다. 위의 사진을 찍은 위치가 뒤쪽 2/3 정도인데, 뒤에서도 공연을 보는데 문제가 없도록 경사도 제법 있었고, 무엇보다도 산비탈을 이용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산에 둘러쌓인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공연 시작 1시간 전인데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었다. 특히 앞쪽의 비싼 Garden Box와 Terrace Box에는 거의 다 들어와 있었는데, 뭐 하고 있나 봤더니...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4명 또는 6명이 칸막이로 둘러쌓인 박스석에는 가운데 작은 테이블도 있고 앞의 2명은 의자를 돌려 앉아서 고급 레스토랑에 온 것처럼 다들 식사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집에서 가지고 온 음식을 먹지만, 여기 헐리우드볼의 레스토랑에 미리 주문을 하면 박스석으로 코스요리 배달(서빙?)을 해준다고 한다. 저 박스석의 1자리가 약 $100쯤 하니까, 저 4명은 자리값만 40만원이 넘는 곳에서 피크닉을 하고 있는 셈이 된다.
이 저녁식사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는데, 바로 와인이다! 거의 모든 테이블에 와인잔이 놓여 있었다.
박스석 뒤로는 사진과 같은 'Super Seats'라고 부르는 플라스틱 의자들이 있는 자리가 중앙에 있는데 여기도 좌석 가격은 $50 정도로 아직 비싸다. 여기 부터는 좌석에 테이블이 없기 때문에 저녁식사 메뉴가 약간은 단순해졌는데, 그래도 반주는 역시 대부분 와인이었다. 하지만, 한두명 맥주병을 들고 있는 사람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 자리 앞쪽의 통로에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자리가 따로 있었는데, 왼쪽 사진의 아주머니는 집에서 테이블까지 가져와서 와인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맨 뒷자리에서 오늘의 도시락인 '김밥'을 먹고 있는 중이다. 가방에는 내가 마실 맥주도 두 개 들어있고...^^ 우리와 같은 맨 뒷자리의 사람 중에는 아예 돗자리를 가지고 와서 뒤쪽 도로에 자리를 펴고 저녁상을 차린 외국인 할머니도 있었다. 물론, 샐러드부터 후식에 와인까지 있는 제대로 된 저녁상이었다.
저녁 7시반이 되자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공연 시작전에 미국 국가를 연주할 때 관객들이 일어서 있는 장면이다. 미국에서는 이런 음악회에 항상 국가를 먼저 연주하는지, 아니면 여기가 야외극장이라서 특별히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하튼, 미국으로 이사와서 처음으로 공공장소에서 미국 국가를 들으니 약간은 기분이 이상했다.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공연은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성악가들이 나와서 주요 장면의 곡들을 부르면서 약간의 연기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맨 뒤에 앉아 있어도 음악소리는 아주 깨끗하게 들렸고, 좌우로 4개의 대형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서 주인공들의 얼굴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중간의 쉬는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앞쪽의 빈자리로 이동을 하길래, 우리도 자리를 앞으로 옮겼다. 그렇다고 박스석까지 갈 수는 없고 같은 벤치석 중에서는 가장 앞으로 가서 앉았다. 매진이 되는 공연이 아니라면, 제일 싼 표를 사도 충분할 것 같았다.
공연이 끝나고 출연진이 나와서 인사를 하는 모습과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나가는 모습의 사진이다. 빨리 나가봐야 차를 뺄 수가 없기 때문에 천천히 분위기를 즐기다가 주차장으로 갔다. 주말공연이라서 입장료와 주차비가 좀 비쌌기는 하지만, 오래간만에 음악적인 문화생활을 한 기분좋은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김밥말고 우리도 제대로 된 도시락을 싸서 다시 한 번 가봐야겠다. 물론, 와인도 한 병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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