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 있는 월트디즈니콘서트홀(Walt Disney Concert Hall)에서 LA필(LA Phil) 오케스트라의 무료공연을 관람을 끝내고는 공연장 3층에서 연결된 뒷뜰로 나갔다.
프랭크 게리(Frank Owen Gehry) - 1929년 캐나다 출생의 건축가. 1947년 가족과 함께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해서 남캘리포니아 대학(USC)에서 건축을, 하버드 디자인대학원에서 도시계획을 전공. 프랭크 게리라는 이름은 오래잖아 체인 등 저렴한 재료를 사용한 조각 같은 건물의 대명사가 되었다. ‘건축은 예술’이라 믿으며, 작품으로 프라하 ING 사옥(1996),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1997), 로스앤젤레스 월트디즈니 콘서트홀(2003)과 샌터모니카에 있는 자신의 저택 등이 있다. 1989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 상 수상, 2003년 캐나다 기사단 수작.
방금 우리가 저 좁은 틈으로 나왔는데, 이 뒷뜰의 이름은 Fraternity of Friends Courtyard 라는데, 굳이 번역하자면 '우애(友愛)의 뒷뜰' 정도라고 부를 수 있겠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스테인리스의 협곡' - 그것도 아주 좁은 슬롯캐년(slot canyon)이었다. (가장 유명한 슬롯캐년인 아리조나 페이지에 있는 앤틸롭캐년을 빨리 가봐야 되는데...^^) 건물의 도로변 외벽은 전부 사진 오른쪽의 뿌옇게 처리된 금속판이지만, 뒤쪽으로는 왼쪽과 같이 반사가 잘 되는 거울같은 금속판으로 덮인 곳도 약간 있었다.
뒷뜰의 포인트는 바로 대리석 바닥 위에 피어난 저 도자기로 만든 장미(rose) 한 송이~
바로 이 콘서트홀의 건축비로 1987년에 최초로 5천만불을 기증한 릴리안 디즈니(Lillian Disney - 디즈니랜드를 만든 월트 디즈니의 아내)에게 바치는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선물이다. 그런데, 저 도자기 조각들은 깨진 도자기들만 모은 것일까? 아니면 이 커다란 장미를 덮기 위해 일부러 깬 것일까?
장미의 크기가 엄청난데, 그 꽃봉오리 속에는 또 맑은 물이 고여있다. 뒷뜰 구경은 이 정도로 하고 저녁 햇살을 받아서 번쩍이는 스테인테스 외벽을 따라서 남쪽으로 걸어내려가면,
작은 야외 원형극장이 하나 나오는데 Keck Foundation Children's Amphitheatre 라고 한다.
특이한 건물의 외관 때문인지 콘서트홀에서 웨딩촬영을 하는 예비 신혼부부도 볼 수가 있었다.
원형극장과 콘서트홀의 뒷뜰은 모두 일반공원으로 관리되어 있어서, 콘서트 공연이 없는 날에도 개방을 하며 물론 티켓이 없어도 누구든지 둘러볼 수가 있었다. 가운데 콘서트홀 너머로 멀리 작게 보이는 것이 로스앤젤레스 시청사인데, 여기 뮤직센터에서 저기 시청사까지도 공원으로 새단장을 해서 얼마전에 오픈을 했다니까 언제 한 번 구경을 가야겠다.
디즈니홀과 붙어있는 남쪽의 건물은 REDCAT 이라는 현대예술(?)과 관련된 공연장과 전시실 등이 따로 있는데... '빨간 고양이'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다~ 대신에 빨간 머리의 할머니 한 분이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 없이, 저 기부자의 이름이 새겨진 나선형의 줄을 따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서 걷고 계셨다.
추가로 디즈니홀 뒷뜰 구경을 왔으면 이 계단을 따라서 건물의 전면으로 이어지는 길을 올라가보는 것이 좋다.
올라가면 이렇게 디즈니홀의 정면 입구를 내려다 볼 수가 있다. 바로 북쪽으로 보이는 것이 뮤직센터의 오페라 극장인데, 건축비 이야기를 마저 하면... 2003년에 완공될 때까지의 총공사비가 무려 2억7천만불이나 들었다고 한다. (LA시에서 부담한 지하주차장과 도로공사비 1억1천만불 포함) 그런데, 갑자기 놀이터의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고 싶은 충동이... ㅋㅋㅋ
남쪽으로는 대각선 방향에 요즘 클라리넷을 하는 지혜가 중학생 밴드에 참가하고 있는 음악대학인 콜번스쿨(The Colburn School)이 보인다. 또 바로 아래 길건너로 건물에 가려져서 살짝 보이는 공사 크레인이 있는데, 그곳에 또 대단한 건물이 하나 더 지어지고 있으니...
엘리 브로드(Eli Broad)라는 억만장자가 1억4천만불을 들여서 짓고 있는 브로드 미술관(Broad Art Museum)인데, 위의 조감도에 보이는 구멍이 숭숭 뚫린 스폰지같은 건물의 외관은, 매끈한 금속의 디즈니홀과 대비되게 일부러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수집한 다양한 현대미술작품을 전시할 이 곳은 2014년말에 오픈 예정인데, 입장료도 없이 무료로 운영될 것이라고 한다!
디즈니홀 외관 투어를 마치고 내려갈 때, 마지막 석양의 햇살이 곡면의 금속판에 증폭되어서 아주 신비한 분위기였다.
"이건 건물일까? 조각일까? 아니면, 건축인가? 예술인가?"
차가운 금속의 외관과는 달리 건물 내부의 벽면은 거의 나무로 되어 있는데, 이 곳은 콘서트홀 안에 있는 카페의 모습이다.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소품을 살 수 있는 기념품 가게도 구경을 하고... 그런데, 왼쪽에 서있는 사람은 머리 모양만 보고 LA필의 지휘자 두다멜인 줄 알았다~^^
이렇게 해서 LA 다운타운의 상징과도 같은 이 월트디즈니콘서트홀(Walt Disney Concert Hall)이 개관한 지, 올해로 꼭 10년이 된 것이다. LA 여행을 와서 다운타운을 둘러볼 생각이라면, 디즈니홀의 정면만 보고 돌아서지 말고, 저 계단으로 올라가서 공원과 뒷뜰의 정원도 꼭 구경하시기 바란다. 물론 공연도 볼 수 있다면 두 말할 필요도 없고~
마지막 보너스 사진은 2주 후에 파이프오르간 독주회를 관람하기 위해서 다시 찾은 디즈니홀의 야간에 찍은 정면 모습이다. (노이즈가 지글지글한 이 사진을 보니 정말 카메라를 바꿀 때가 된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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