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이어지는 음악회 포스팅~ 이러다가 클래식음악 전문블로거로 오해받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
목요일 윌셔연합감리교회와 토요일 파사데나 앰버서더오디토리움에 이어서, 일요일에 또 클래식 음악감상을 위해서 찾은 이 곳은, 지하 주차장과 로비를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올려다 본 이 모습만 봐도 어딘지 알아차릴 분이 계시기 않을까?
바로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아이콘과도 같은 건물인 월트디즈니 콘서트홀(Walt Disney Concert Hall)이다. (보통 줄여서 '디즈니홀'이라고 많이 부름.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불규칙한 곡면의 스테인레스 외관으로 자동차 광고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이 건물 자체에 대해서는 따로 소개를 하기로 하고, 음악회 시작 시간이 다 되었으니 다시 안으로 들어가보자~
차가운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커다란 나무들이 떠받치고 있는 듯한 온화한 느낌이다. 객석으로 올라가는 긴 줄이 만들어진 이유는 오늘 공연이 미리 예매한 공짜표로 지정된 섹션에 선착순으로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무료공연이기 때문이다.^^
짜잔~ 처음 만난 디즈니홀 내부에 들어선 느낌은 '나무로 만든 커다란 악기' 속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다.
우리 자리인 무대 왼쪽 테라스석의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무대의 모습인데, 무대 뒤쪽의 파이프오르간 앞과 좌우로도 상당히 많은 객석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 특이했다.
무대 정면의 객석은 5층까지 만들어져 있는데 생각보다는 전체좌석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 좌석수는 2,265석)
우리 자리는 4층인 셈인데, 아주 경사가 급하게 만들어져서 고소공포증이 있으신 분들은 조금 아찔할 정도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 천정으로 나무를 이용해서 마치 주름잡힌 커다란 천이 드리워진 것같은 느낌을 주는게 아주 멋있었다.
공연 시작전에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의 여성 책임자와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Los Angeles Philharmonic Orchestra, LA Phil)의 음악감독 겸 지휘자인 구스타포 두다멜(Gustavo Dudamel)이 나와서 인사를 하고 있다. 이어진 첫 공연은 재즈피아니스트 허비 행콕(Herbie Hancock)의 무대였는데, 사진은 없다...
La Santa Cecilia라는 멕시칸 밴드가 뒤쪽에 원색의 티셔츠를 입고 있는 욜라(YOLA, Youth Orchestra Los Angeles) 단원들과 협연을 끝낸 모습이다.
무대 정리를 하는 동안에 파이프오르간 연주도 들을 수 있었는데, 연주한 곡명은 바흐의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BWV 565>라고 한다. 저 파이프오르간의 별명은 거대한 '프렌치후라이' - 감자튀김이다.
까만 셔츠를 입은 LA필 단원들만의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 <The Marriage of Figaro Overture> 연주가 끝나고, 흰 셔츠로 바꿔입은 YOLA 학생들이 LA필과의 합동연주를 위해 자리를 잡고 있다.
인사하는 LA필과 YOLA의 두 악장... 함께 연습한 적이 없는지, 모두 자기 파트너와 처음으로 만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팀파니(Timpani)도 이렇게 두 셋트가 무대에 준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팀파니를 치는 채의 종류가 저렇게 많다니!^^
이 합동 오케스트라의 지휘는 역시 두다멜이 맡았는데, 첫번째 곡인 차이코프스키의 <Symphony No. 2 in C minor: 4th movement>가 끝나고 하는 말이 "나는 그냥 작은 막대기 흔드는거 말고는 하는 일이 없다..." ㅋㅋㅋ
Marquez의 <Conga del Fuego Nuevo>라는 곡으로 모든 연주가 끝나고, 두다멜이 일일이 두 오케스트라의 단원들과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두다멜이 만든 YOLA는 LA 다운타운 인근, 흑인과 히스패닉 거주지의 저소득층 6~17세의 학생을 대상으로 무료로 음악교육과 학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데, 두다멜 자신도 모국인 베네주엘라에서 처음 음악교육을 받고 세계적인 지휘자가 될 수 있게 해준 El Sistema라는 저소득층 음악교육 프로그램의 수혜자이다.
여러모로 감동적인 공연이 끝나고, 이제 디즈니홀의 바깥 모습을 좀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건물 뒤쪽의 정원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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