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산타페

'기적의 계단(Miraculous Staircase)'이 있는 산타페의 로레토채플(Loretto Chapel)과 다운타운 구경

위기주부 2015. 6. 1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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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여행기 포스팅에서 하기에는 참 민감한 질문이기는 한데... "당신은 기적을 믿습니까?"

미국 뉴멕시코(New Mexico)의 주도(state capital)이자 가장 오래된 도시인 산타페(Santa Fe)의 시내관광이 계속 된다. (산타페에 대한 소개와 지도는 여기를 클릭해서 전편을 보시기 바람) 점심을 먹고 다운타운으로 걸어가면서 만난, 산타페에서 가장 멋진 건물에 또 가장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호텔이라는 Inn and Spa at Loretto의 모습이다. 우리의 목적지는 이 호텔이 아니라 여기 바로 옆에 있는...

여기 로레토 채플(Loretto Chapel)이라는 곳이다. (구글맵 지도는 여기를 클릭) 건물 오른쪽으로 입구를 알리는 간판이 서있는데, 청록색으로 씌여진 예배당 이름 아래에 'MIRACULOUS STAIRWAY'라고 적혀있다. 번역하면 '기적의 계단'~

이 곳은 1878년에 지어졌을 때는 카톨릭 교구 소속의 수녀들을 위한 예배당이었지만, 지금은 개인 소유의 건물로 박물관 겸 주로 결혼식 장소로 사용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일인당 $3의 입장료를 내야만 예배당 안을 구경할 수가 있는데, 무엇을 보기 위해서냐 하면...

이렇게 생긴 나선형의 나무계단을 보기 위해서인데, 이건 입구에 만들어놓은 모형일 뿐이고...^^ 예배당의 옆문으로 들어가면 모든 사람들이 십자가가 있는 예배당의 앞쪽이 아니라 이 계단이 있는 뒤쪽부터 보게 된다.

바로 이것이 로레토 채플의 '기적의 계단(Miraculous Staircase)'이다. 이 계단이 왜 기적일까...? 가까이 다가가서 보자~

나선형으로 만들어진 나무계단 바닥면의 나무가 매끄럽게 휘어져서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놀라운 것은 일반적인 나선형 계단은 가운데 전체를 지지하는 수직의 기둥이 있어서 그 주위를 돌면서 계단이 만들어지지만, 이 계단은 가운데에 있어야할 기둥이 없다!

예배당이 완공되고 1년 후에 이 나무계단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사진속 액자의 일러스트레이션처럼 난간도 전혀 없고, 좌우의 기둥과 벽에 나선형의 다리를 지지하기 위해서 연결된 구조물도 전혀 없이, 그야말로 위층에서 나무발판만 두바퀴를 혼자 돌면서 밑으로 내려오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만들어진지 약 10년 후에 수녀들의 요구로 난간이 추가되었고, 지금은 인접한 기둥과 벽으로 다리를 지지하는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음) 그렇다면, 문제는 이 나선형의 나무계단을 누가 만들었느냐?

건물이 거의 완공된 상태에서 설계한 건축가가 죽었는데, 사람들이 건물을 다 짓고 보니까 예배당 안쪽의 정문 위로 6.7m 높이에 있는 성가대석(choir loft)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일반적인 계단을 추가로 만들기에는 예배당이 너무 작아서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 당시의 대부분의 작은 예배당이 그랬던 것처럼 성가대석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사다리를 이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긴 수녀복을 입고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것이 너무 불편했기 때문에, 수녀들은 어떤 식으로든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는 계단을 만들어 줄 목수를 수소문했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수녀들이 '목수들의 수호성인(the patron saint of carpenters)'인 요셉(St. Joseph, 성모 마리아의 남편)에게 9일간의 기도를 마치던 날에, 당나귀를 탄 허름한 행색의 목수가 찾아와서는 자신이 3개월 안에 혼자 계단을 만들어 줄건데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아무도 볼 수 없도록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3개월째가 되는 날 목수는 사라지고 이 나선형의 나무계단이 완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수녀들이 사례를 하기 위해서 지역신문에 광고를 내면서까지 그 목수를 찾았으나... 지금까지도 그 목수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수녀들은 그 허름한 목수가 바로 하늘에서 내려온 '요셉(St. Joseph)'이라고 믿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 후로 '기적의 계단(Miraculous Staircase)'이라 불리게 되었는데, 계단을 만드는데 사용된 나무가 여기 산타페 지역에서는 전혀 구할 수 없는 종류이고, 쇠못이나 접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못(wooden peg)을 홈에 끼우는 방법으로만 만들어졌으며, 무엇보다도 구조적으로 놀라운 것이 중앙의 기둥도 없이 나선형의 계단을 만들었다는 것이란다. 마지막으로 나선형 계단이 360도를 정확히 두 바퀴를 돌아서 6.7m의 성가대석까지 올라가는데, 그 계단의 수가 33개로 예수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힐 때의 나이와 같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말 내 눈앞에 기적이 있는 것일까?"

"여기 보시는 앞에 두 분... 기적을 믿으십니까?"

예배당을 나와 매표소에서 기념품 가게로 들어가는 벽에 걸려있던 사진인데, 정말로 튼튼하게 만들어진 계단이 맞다~

하지만, 우리는 조용히 기적을 음미할 여유가 없는 바쁜 여행객들...^^ 예배당을 나와서 다운타운의 광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뒤로 보이는 성프란시스 성당(St. Francis Cathedral)이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데, 그 전에 광장 주변을 간단히 둘러보기로 했다. 지금 서있는 광장 남쪽의 San Francisco St.를 따라서는 여러 예술적인 간판의 럭셔리한 상점들이 줄지어 있고,

광장 북서쪽에 있는 이 건물은 미술관(Museum of Fine Arts)인데, 그림은 뉴멕시코 주청사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패스~

광장 북쪽을 따라서 나지막한 건물의 일렬로 늘어선 기둥 안쪽의 그늘에는 분위기에 안맞게 좌판을 깐 상인들이 가득했는데,

이 지역 인디언들이 바닥에 자리를 깔고, 직접 만든 작은 공예품 등을 관광객에게 팔기 위해서 앉아있는 것이었는데, 광장 건너편의 화려한 상점들의 백인 주인들과 비교가 되어서 약간은 기분이 씁슬했다. 이 건물은 Palace of the Governors라고 불리는데, 지금은 뉴멕시코주의 역사박물관으로 사용이 되고 있었다.

간단히 광장 주변을 둘러보고는 마지막 목적지인 성프란시스 성당으로 향하는 길에 마주친 조각상이다. 사슴의 머리를 한 사람이 들고있는 지팡이 위에 앉은 빨간 천을 물고있는 까마귀...? 이런 토속적인 인디언 신앙과 스페인에서 들어온 카톨릭이 묘하게 섞여있는 '신성한 믿음(Holy Faith, Santa Fe)'의 땅인 산타페~ 이 곳에서 정말 기적은 일어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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