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모하비

"자이직스(Zzyzx)라고 들어는 봤나?"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 있는 버려진 온천과 사막연구소

위기주부 2016. 5. 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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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부 여행을 오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달리는 고속도로는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와 라스베가스(Las Vegas)를 잇는 15번 프리웨이(freeway)이다. 특히 라스베가스에서 LA로 돌아오는 경우에, 40번 프리웨이와 합쳐지는 바스토우(Barstow) 전까지는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을 가로지르게 되는데, 이 황량하고 지겨운 고속도로 구간에 '알고보면 재미있는' 볼거리들이 몇 개 있다.

네바다(Nevada)와 캘리포니아(California) 두 주의 딱 경계에 위치한 도시인 프림(Primm)을 지날때면, 세계 최대 태양열 발전소의 집열타워가 정말 태양처럼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태양열 발전소에 대한 설명과 프림아울렛(Primm Outlets), 또 주경계에 위치한 로또가게의 이야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그리고, 한국 고속도로 휴게소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의 밸리웰스(Valley Wells) 휴게소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를 지나면,

데스밸리(Death Valley) 국립공원으로 올라가는 127번 도로가 시작되는 사막 한가운데의 도시인 베이커(Baker)가 나온다. 이 마을에는 인터넷에서 가져온 위의 사진처럼 세계에서 가장 큰 온도계(World's tallest thermometer)가 있는데, 데스밸리 퍼니스크릭(Furnace Creek) 마을의 온도가 화씨134도(섭씨57도)까지 올라갔던 것을 기념해서 높이를 134피트(약41m)로 1991년에 만들어서 세운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Baker의 로또명당에 관한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베이커를 지나서 LA쪽으로 6마일(10km) 정도 달리면 나오는 첫번째 인터체인지... "그런데, 도로 표지판에 뭐라고 써놓은거지?"

Zzyzx Rd... 지직스 로드? 찌즉스 로드? 한글로 정확한 발음이라는 정답이야 없겠지만, 보통 '자이직스 로드'라고 읽는 이 표지판! 위기주부가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던 2008년에, 따로 이 이름에 대해 연구(?)해서 아래의 포스팅을 올릴만큼 신기해 했던 이 도로를 마침내 들어가보기로 했다.

     미국 도로표지판 'Zzyzx'는 어떻게 읽어야 하지?

자이직스 로드(Zzyzx Road)를 따라 조금만 달리면, 모하비 국립보호구역(Mojave National Preserve)으로 들어간다는 표지판이 나온다. (모하비 국립보호구역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는, 여기를 클릭해서 첫번째 모하비 여행기를 보시면 됨)

멀리 모래산이 보이는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에 있는 마른 호수인 소다레이크(Soda Lake)의 바닥까지 약 5마일을 달려야 하는데, 중간에 도로가 유실된 비포장 구간이 잠시 나오니 주의해야 한다.

도마뱀이 그려진 사막연구소(Desert Studies Center)의 간판과, 그 아래 표지판을 보니 예약없이는 차로 들어갈 수가 없다고 되어있다. 그래서 도로 오른쪽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음에도) '쓸데없이' 넓게 잘 만들어 놓은 방문자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사막의 태양을 피할 수 있는 피크닉에리어와 안내판을 잘 만들어 놓은 것을 보니, 그래도 방문객들이 좀 있는 모양인가? (구글맵으로 이 곳의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The Last Word and the Last Chance" 알파벳 순서로 마지막에 나오는 특이한 이름의 온천, Zzyzx Mineral Springs를 사막에 만들어 마지막 재기의 기회를 노렸던 사업가 Curtis Howe Springer가 이 곳의 주인공이다. (사진을 클릭해서 원본보기를 하시면 내용을 보실 수 있음)

중앙분리대까지 있는 멋진 자이직스 온천의 입구! "여기 제대로 찾아온 것 맞아? 귀신 나올거 같은데..."

지금 우리가 걸어온 길의 이름은 'Blvd of Dreams', 번역하자면 "꿈의 대로"라고 할 수 있겠다.^^

온천리조트의 한가운데에는 이렇게 멋진 야자수로 둘러싸인 인공호수가 만들어져 있고, 가운데는 예전에는 물을 뿜었을 것 같은 분수도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그 너머로... 모하비 사막의 모래밭이 보인다.

지금은 사막연구소로 사용되고 있다는, 비교적 깔끔한 상태의 건물들이 있었지만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미국드라마 로스트(LOST)에 나왔던 섬에 숨겨진 '다르마(Dharma)' 마을처럼 저 건물들 안에서 사람들이 우리를 몰래 쳐다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끼익~ 끼익~ 그런 마을의 한가운데에 놓여있는 그네를 타는 소녀... 뜨거운 사막의 바람에 모자가 뒤집어져서 좀 웃기게 나오기는 했지만, 이 때의 참 이상하고 오묘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막연구소의 정문인 셈인데, 굳게 잠겨있는 문 앞에는 긴급한 용무가 있으면 문에 붙여놓은 '무전기'로 연락하는 안내문이...

그렇게 사막과 만나는 끝까지 걸어오면 죽은 잎들을 수염처럼 달고 있는 야자수들이 둘러싼 반원형의 공간이 나온다.

뜨거운 햇살에 부스러져가는 플라스틱 의자 하나와 나무로 만든 교단...? "사막에 대해서 연구를 시작해보자~"

돌아서다가 깜짝 놀랐다! 사람을 만나서...^^ 그런데, 건물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우리처럼 차를 몰고 방문한 노부부였는데, 여기서 준비한 식사를 하시는 모양이었다.

지혜가 보고 있는 안내판에 따르면, 여기 사막 가장자리에서 나오는 Soda Springs의 물은 1860년대부터 사막을 가로지르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식수원이었으며, 1940년대에 온천으로 개발되어서 1950년대 전성기에는 하루 100명도 방문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1974년에 온천이 문을 닫고 버려진 상태로 방치되다가 국립보호구역에 편입된 이후에 사막연구소가 들어섰다고 한다.

"아빠, 우리 여기 왜 온거야?"
"그냥 한 번 와보고 싶었어..."
"이제 우리 뭐할거야?"
"뭐하기는... 집에 가야지."



P.S. 한국에서는 오늘 5월 4일은 '어린이날 이브(?)'로 휴일 전날, 특히 올해는 임시공휴일까지 끼어서 4일 연휴의 전날이지만, 미국에서는 내일 5월 4일은 '스타워즈데이(Star Wars Day)'입니다.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포스가 함께 하기를... May the Fourth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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