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과 공연장

현대 천문학이 시작된 역사적인 곳, 미국 로스앤젤레스 윌슨산 천문대(Mount Wilson Observatory)

위기주부 2017. 4. 23. 05:04
반응형

철이가 탄 은하철도999의 종착역이 '안드로메다'인 것도, 한국의 대표적인 남자그룹 가수가 '빅뱅'인 것도, 그리고 어쩌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이름이 '갤럭시'인 것까지도... 그 모든 이름들은 바로 백여년전 이 곳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04년에 문을 연 LA의 윌슨산 천문대(Mount Wilson Observatory)는 4월부터 9월까지는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관람을 할 수 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위기주부는 산아래에서부터 3시간동안 걸어 올라와서 천문대 안쪽부터 구경을 하고 마지막에 이 입구로 걸어나왔지만 (등산기는 여기를 클릭!), 대부분 자동차로 와서 관람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입구쪽부터 차례로 소개를 해드린다.

천문대의 지도로 왼쪽 도로가 입구이다. 이 천문대에는 상주하는 연구원들도 많아서 그들의 거주지가 빨간 글씨로 표시되어 있는데, 대부분 '밤일'을 하시는 분들이라서 낮에는 주무시기 때문에 방문객들은 조용히 구경해야 한단다. 위쪽 제한구역 옆에는 "Michelson’s Speed of Light Measurement Monastery"라는 표시가 있는데, 바로 미국 최초의 과학분야 노벨상 수장자인 물리학자 마이켈슨(Albert A. Michelson)이 1924년에, 여기서 22마일 떨어진 마운트볼디 정상부근에 설치한 반사경에 빛이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회전거울로 계산해서 빛의 속도를 정확히 측정한 시설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제일 먼저 만나는 건물은 직각이등변 삼각형의 지붕이 좀 우스꽝스러운 천문대 박물관(Astronomical Museum)이다.

전시장 내부는 아주 단순한데, 입구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에 보이는 똑같은 크기의 액자들로 시간순서대로 윌슨산 천문대의 역사와 중요한 천문사진들을 걸어놓았다. 중앙에는 왼쪽에 사진에 보이는 천문대의 모형이 있고,

오른쪽에는 천체망원경의 반사경을 깍는데 사용되었다는 커다란 원판이 전시되어 있는데, 사각형의 울퉁불퉁한 까만 돌(?)을 여러개 붙여놓은 저 원판으로 오목한 반사경의 유리를 1/1,000,000 인치의 정확도로 깍아냈다는 것이 불가사의하게 느껴졌다.

박물관을 나오면 정면에 아주 높은 타워의 꼭대기에 망원경이 설치된 것이 보이는데, 바로 저 빛나는 해를 확대해서 관찰하기 위한 150-Foot Solar Tower Telescope로 1910년에 만들어져서 1962년까지 세계 최고성능의 태양망원경이었다고 한다.

강렬한 태양광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긴 촛점거리를 사용해야하고, 또 지표면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이렇게 높은 타워로 망원경을 만든다고 한다. (타워의 가운데 빛이 지나가는 파이프가 보이며, 땅 속으로도 타워 절반 정도의 높이로 빛이 들어간다고 함)

현재 UCLA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 태양망원경 이외에도, 이 천문대 최초의 시설인 The Snow Solar Telescope와 1908년에 만들어진 60-Foot Solar Tower Telescope의 두 대의 태양망원경이 더 있어서, 1919년까지는 이 곳의 공식적인 이름이 '윌슨산 태양천문대(Mount Wilson Solar Observatory)'이었다고 한다.

천문대 중앙에서 남쪽으로 보면 오른쪽에 1908년에 만들어져서 1917년까지 세계최대의 천체망원경이었던 60인치 망원경(60-Inch Telescope)의 돔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아래에 설명할 CHARA Array의 6개 1미터 망원경 중의 하나가 보인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백년전까지는 세계최대였던 이 60인치 천체망원경은 지금은 아마츄어 천문동호회나 일반인들이 미리 신청을 하면 누구나 사용을 할 수 있는데, 하룻밤 사용료는 현재 $1,700 이라고 한다. 이 날도 사진에 보이는 학교클럽으로 보이는 고등학생들이 안쪽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블로그 쓰면서 찾아보니까 LA에 사시는 한국분이 자기 생일선물로 이 망원경을 하룻밤 혼자 사용하신 분이 계셨음!)

CHARA(Center for High Angular Resolution Astronomy) Array는 별도 전시관의 이 그림으로 설명하면, Y자 모양으로 배치된 6개의 반사경 1m짜리 광학망원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망원경으로 관찰한 빛을 한 곳에 모아 빛의 간섭현상을 이용해서 처리를 하면, 지름 400미터짜리 망원경과 같은 높은 해상도의 사진을 얻을 수가 있는 시설로, 조지아 주립대(Georgia State University)에서 2000년에 여기 만들어서 운용을 하고 있는 최신 관측시설이다.

두 개의 CHARA 망원경 사이에 보이는 관이 나무 뒤의 망원경에서 수집된 별빛을 Beam Combining Lab으로 보내는 진공파이프이다. 2년전 뉴멕시코 여행에서 방문했던 VLA 전파망원경도 이런 Y자 배열을 이용했었는데, 광학망원경도 이런 식으로 해상도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참 대단했다.

          조디포스터 주연의 영화 <콘택트>에 나왔던 미국 뉴멕시코주의 VLA(Very Large Array) 전파망원경

그리고, 뒤를 돌아서 저수탱크 위로 만들어놓은 이 다리 'Bridge to the Stars'를 건너면... 오늘의 주인공인 100인치 후커망원경(Hooker 100-Inch Telescope)을 만난다. 다리 옆의 안내판에는 1931년에 아인스타인(Albert Einstein)이 바로 이 자리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서 왼쪽 Visitors Gallery 입구로 가서 계단을 올라가면 내부를 볼 수가 있다.

정확히 1백년전인 1917년에 만들어진 반사경 지름이 100인치(=2.5m)인 이 천체망원경은 1948년까지 세계최대였는데, 60인치와 100인치에 이은 그 다음 주자는 역시 이 천문대를 만든 Georgy Ellery Hale이 샌디에고 팔로마산에 만든 200인치 헤일망원경(Hale 200-Inch Telescope)이다.

          세계 최대의 천체망원경이 45년간 운영되었던 샌디에고 지역의 팔로마 천문대(Palomar Observatory)

이 백년된 망원경은 최신 광학기술로 업그레이드가 되어서 지금도 활발히 사용이 되고 있으며, 주말에만 유료로 진행되는 투어를 이용하면 저 안에도 들어가서 설명을 들을 수가 있다고 한다. 그럼 이 곳이 왜 현대천문학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느냐? 노란 쇠사슬 뒤로 보이는 흑백사진이 누구냐 하면... 자신의 이름을 딴 우주망원경이 지구궤도에 떠있는 에드윈 허블(Edwin Hubble)이다.

1923년에 사진 속의 허블은 당시 성운(nebula)으로 알고있던 '안드로메다(Andromeda)'를 관찰한 끝에, 안드로메다는 성운이 아니라 우리 은하수(Milky Way) 밖에 있는 또 다른 별들의 집합인 은하, 즉 '갤럭시(Galaxy)'라는 것을 최초로 밝힌다. 그리고 계속된 연구로 안드로메다 은하를 비롯한 여러 은하들이 모두 굉장히 빠른 속도로 모두 멀어지고 있는 것을 관찰하게 되는데, 이것은 현재의 팽창우주를 설명하는 '빅뱅이론(Big Bang Theory)'을 낳게 된다.

윌슨산 천문대(Mount Wilson Observatory)는 앤젤레스 국유림에 있기 때문에, 여기 주차를 하면 국립공원 연간회원권 등의 패스를 놓아두거나, 아니면 $5 주차권을 위에 보이는 매점에서 사서 놓아두어야 한다.

주차장 맞은편으로는 LA지역의 거의 모든 방송사들이 모두 세워놓은 방송타워들이 가득 모여있다. 이렇게 전파타워들이 많은데 이동통신 안테나는 없는지 산속이라서 휴대폰은 잘 터지지 않는게 참 아이러니였다.^^

언덕 위에 있는 매점의 이름은 '코스믹카페(Cosmic Cafe)'로 자동차로 올라온 사람들도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걸어서 올라온 위기주부는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는 하산을 하기로 했다.

다시 3시간 동안 산을 내려가기 전에 샛파란 캘리포니아의 하늘을 올려다 본다~ 저 하늘너머 우주 깊숙히 멀리멀리...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서 안드로메다로 달리고 있지는 않을까?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