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과 공연장

현대미술관 더브로드(The Broad), 2015년 9월에 문을 연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새로운 명소!

위기주부 2016. 12. 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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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한지 1년도 훌쩍 넘은 브로드 현대미술관 '더브로드(The Broad)'를 마침내 이 블로그에 소개한다. 이미 지혜와 아내는 각각 따로 친구들과 방문을 했지만, 위기주부 혼자만 계속 기회가 없었는데... 지난 12월초에 드디어 구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북쪽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와서 걸어가면서 바라본 브로드뮤지엄(Broad Museum)의 모습인데, 건물이 마치 거대한 하얀색의 '설겆이 할 때 쓰는' 스펀지같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브로드미술관의 장점은 입장료가 없다는 것인데, 대신에 홈페이지에서 한 달전에 미리 원하는 입장시간에 예약을 해야 한다. 하지만, 개관한지 1년이 넘은 지금도 인터넷 예매는 금방 매진이 되므로, 표가 없는 사람들은 위기주부처럼 이렇게 문 앞에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려야 한다. (주말에는 보통 1시간 전후로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

참고로 브로드미술관 바로 길 건너에는 지혜가 콘서트밴드 활동을 한 음악학교인 콜번스쿨(Colburn School)이 있고, 그 아래쪽으로는 사진에 보이는 LA의 '원조' 현대미술관인 모카(MOCA, 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가 있다. "미술관 앞이라고 화단도 콘크리트를 뚫고 올라온 것처럼 예술적으로 만들어 놓았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차례가 되어서 브로드 현대미술관으로 입장을 했다.

디즈니홀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거대한 악기 속에 앉아있는 느낌이었는데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더브로드(The Broad)에 입장을 하니까 거대한 조각작품 속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찰흙이 굳은 것 같은 곡선의 벽면을 뚫고 바로 3층 전시관으로 올라가는 저 에스컬레이터가 가장 압권이었는데,



위의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시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넓은' 3층 전시관이 나타나는 순간의 감동을 느끼실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더브로드(The Broad)는 미술관이 넓어서 '브로드(broad)'가 아니고, Eli and Edythe Broad 억만장자 부부가 자신들의 현대미술 수집품들을 전시하기 위해서 만든 개인미술관으로, 이 스펀지 건물을 만드는데만 1억4천만불을 들였고 그걸 또 무료로 운영을 하고있는 것이다.

3층의 상설 전시관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제프 쿤스(Jeff Koons)의 <TULIPS>라는 작품이다. 각각의 전시품들의 사진과 설명이야 미술관 홈페이지나 인터넷에서 훨씬 잘 찾아보실 수 있으므로, 그냥 늘 그랬듯이 전체적인 분위기만 느낄 수 있게 소개를 한다.

그나마 위기주부가 이름을 아는 현대미술가... 아니, '낙서(落書)를 하는 사람'들인 장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와 키스 해링 (Keith Haring)의 겁나게 비싼 낙서들이 걸려있던 방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갑자기 작아진 관람객들이 식탁을 올려다보게 되는 <UNDER THE TABLE>

파란색 기다란 막대풍선을 불어서 만든 강아지... 그 바람을 불어넣은 매듭에 비친, 사진을 찍는 위기주부의 모습~^^

<행복한 눈물>이라는 작품 때문에,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만화가'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의 또 다른 눈물을 흘리는 그림으로, 작품 제목은 친절하게 그림 위에 적어 놓았다~ <I...I'M SORRY!>

꼭 낙서나 만화같은 그림만 현대미술이 아니라, 정면에 보이는 <JOHN>처럼 극사실주의(hyperrealism) 초상화도 있다. 그러나...

왼쪽 작품 <GREEN BLUE RED>, 오른쪽 작품 <BLUE RED>... 재료만 주면 나도 그리겠다... 아니 색칠할 수 있겠다...

그렇게 3층 전시관을 한바퀴 둘러보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온 곳에 다시 서서, 숭숭 뚫린 스펀지 구멍으로 자연광이 들어오는 천정을 올려다 본다. 내려갈 때는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중간에 전시하지 않은 미술품을 보관하고 있는 2층의 창고도 잠시 들여다 볼 수가 있다.

2층에는 사무실 및 미술품 창고와 함께 오큘러스홀(The Oculus Hall)이라는 작은 강당이 있는데, 미술관 건물의 정면에 움푹 파여있는 '둥근 창(oculus)'을 통해서 빛이 들어오는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1층 전시실에는 내년 봄까지 "CREATURE"라는 제목의 전시를 하고 있는데, 다양한 생명체(creature)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이 전시의 중심을 잡고있는 이 외눈박이 괴물의 앞에 앉아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좀 산만한 것 같지만 사람들이 이렇게 '거인' <GIANT FIGURE> 앞으로 무심히 지나다니는 사진을 골랐다.

여기는 미술관 의무실이 아니라... 약품과 의료용품 등이 가득 들어있는 이 3개의 벽장도 미술작품이라고 한다~

말하는 먼지 <DUST>... 프로젝터로 눈과 입이 '먼지' 여기저기에서 움직이면서, 계속 뭐라고 무슨 말을 하는 소리도 들린다.

<6 BEARS>라는 나무를 깍아서 만든 아날로그적인 생명체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생명체는...

바로 이 일본 작가의 조각(?)작품인 <NURSE KO2>였다. "잘 만든 애니피규어(Anime Figure)도 현대미술에 속하는구나~"

실제 독일 나치스와 영화에서 나치스로 등장한 배우들의 얼굴만 164개를 모아놓은 <THE NAZIS>라는 작품인데, 가운데 눈에 띄는 고전영화의 명배우, 율 브린너(Yul Brynner) 한 명만 나는 알아봤다.

그렇게 1시간반 정도? 혼자만의 현대미술 관람을 마치고 나가는 출구쪽에는 어김없이 기념품 가게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남쪽 출구로 나가면 백년 넘은 올리브 나무들이 심어진 작은 정원이 나온다.

어떻게 보면 저 미술관 건물 안의 작품들 보다도, 이 울퉁불퉁한 Barouni olive tree가 더 예술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스폰지같은 겉모습의 더브로드(The Broad) 현대미술관 건물은 정말 외관만으로도 하나의 미술작품이라는 생각이다.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Los Angeles Philharmonic Orchestra, LA Phil)의 음악감독 겸 지휘자인 구스타포 두다멜(Gustavo Dudamel)의 사진이 걸려있는 디즈니홀로 돌아왔다. 직사각형의 스펀지같이 생긴 더브로드 미술관 건물은, 매끈한 금속을 곡면으로 처리한 이 디즈니 콘서트홀과 의도적으로 대비를 이루도록 설계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함께 돌아보면 두 건물의 질감이 완전히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으로 1년 동안을 벼르던 LA 다운타운의 새로운 명소! 더브로드(The Broad) 미술관의 관람을 마쳤다.^^

P.S. 이미 많은 분들이 페이스북으로 보셨겠지만, 위기주부가 혼자 미술관 관람을 하는 동안에 아내와 지혜는 디즈니홀에서 <Dudamel & Russian Masters>라는 클래식 연주회를 감상하고는...

공연이 끝나고 지휘자 두다멜을 따로 만나서, 이렇게 함께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 영광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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