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과 공연장

캐피탈원아레나(Capital One Arena) 스위트석에서 워싱턴위저즈와 LA클리퍼스의 NBA 농구경기 관람

위기주부 2022. 2. 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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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는 4대 프로 스포츠팀이 모두 있는 미국의 13개 도시들 중의 하나로 각각의 팀명이 풋볼은 커맨더스(Commanders)*, 야구는 내셔널스(Nationals), 농구는 위저즈(Wizards), 그리고 아이스하키는 캐피탈스(Capitals)이다. (*2020년까지는 인디언을 의미하는 레드스킨스(Redskins)였는데, 2022년 2월에 커맨더스로 변경됨) 위기주부는 그 중에 MLB 야구만 좀 좋아해서 경기장에서 본 적이 있고, 버지니아로 이사와서도 14년동안 살았던 고향팀을 계속 응원하기로 해서, 여기 야구장에는 LA다저스가 원정을 왔을 때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중한 인연이 닿아 만나게 된 지인의 초청을 받아서, 예상밖으로 NBA 농구경기를 먼저 구경하게 되었다.

NBA 워싱턴 위저즈와 NHL 워싱턴 캐피탈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실내경기장인 캐피탈원아레나(Capital One Arena)는 백악관에서도 가까운 DC의 시내 한가운데 있어서,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이 외관 사진만으로는 체육관같아 보이지가 않는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우리 일행은 경기장 지하에 주차를 하고, 백신접종 확인 및 보안 검색을 통과한 후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3층으로 올라갔다. 참고로 캐피탈원(Capital One)은 미국의 신용카드 전문은행으로 본사가 바로 DC에서 포토맥 강 건너인 버지니아 타이슨(Tysons)에 있다.

경기장 3층은 아예 이름도 'Lexus Level'이라 부르면서 렉서스 자동차 전시장처럼 꾸며 놓았다. 일반석과는 완전히 분리되게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카펫이 깔린 복도를 따라 조금 걸어가다 호텔 객실같은 문을 열고 스위트(suite)로 들어가니까,

이렇게 NBA 농구코트가 눈앞에 짠하고 내려다 보였다! 그러고 보니 미국에 이사와서 이런 실내 경기장에 딱 한 번 가봤던게 바로... 2009년 3월에 로스앤젤레스에서 김연아가 세계피겨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딴 다음날에 했던 갈라쇼를 보기 위해 LA 스테이플스센터 경기장을 방문했던 때였다.

위의 사진을 클릭하시면 이틀동안 25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던 당시 위기주부의 블로그 포스팅을 보실 수 있다.

스위트석 안에는 두 종류의 치킨윙과 핫도그, 미니버거, 그리고 새우와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나초칩이 준비되어 있었고, 경기 중간에 직원이 팝콘까지 제공을 해주었다. 무엇보다도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있는 대신에...

이렇게 캔맥주가 가득! 이 경기장은 가방 자체를 가지고 들어올 수가 없어서, 배에 넣어서 가는 수 밖에는 없단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미국국가가 연주되는 장면인데, 이 날은 음력설을 앞두고 중국 가전회사 하이센스의 후원으로 '중국의 날'로 경기가 치러지는 모양이었다. 경기장 가운데에서 조명을 받으며 한 여성이 중국 전통악기로 미국의 국가를 연주하는 모습이 전광판에 나오고 있다.

이 스위트 럭셔리박스(Luxury Box)는 아래 경기장쪽으로 12개의 관람석이 있고, 바에 5개의 의자 및 별도의 테이블과 소파 등이 있어서, 최대 18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날 우리 일행은 이 사진을 찍은 위기주부 포함해서 딱 5명 뿐이었다~

홈팀 워싱턴 위저즈(Washington Wizards)와 붙는 원정팀은 바로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Los Angeles Clippers)로 공교롭게도 '고향팀'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기라도 한 번 할까 했지만...

경기 시작하자마자 점수가 벌어지기 시작해서 순식간에 20점 이상 차이로 홈팀이 앞서서, 내기를 하는게 별로 재미가 없을 것 같아 흐지부지 되었다. 그러나 막판에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줄은 이 때는 정말 몰랐었다.

경기장에서 스포츠를 직접 관람하는 장점(?)은 이렇게 방송에서는 보여주지 않는 작전타임이나 쉬는 시간의 경기장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것이다. 잠깐의 작전타임 시간에도 이렇게 사자춤을 보여주길래, 메인인 하프타임에는 매년 미국에서 전국 순회공연을 하는 '쉔윤(Shen Yun)' 정도의 무대공연을 기대했지만,

중국 현대무용팀이 나와서 알 수 없는 몸짓을 보여주고 들어간 것이 전부였다. (동영상 열심히 찍었다가 지웠음...) 참고로 경기는 2퀴터 중반에 최대 35점차까지 났다가, 워싱턴이 LA를 66-36으로 무려 30점 차이로 앞선 상태로 전반을 마쳤다.

그나마 간간이 나와서 역동적인 댄스를 보여주는 위저즈의 치어리딩팀 공연이 가장 볼만했던 것 같은데, 클릭해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가 있다.

마지막 4쿼터 5분여를 남겨두고 스코어는 102-91... LA클리퍼스가 많이 따라붙기는 했지만, 그래도 10점 이상 차이가 나는 상태였다. 작전타임 시간에 티셔츠를 관중들에게 던져주는 행사를 하는 모습인데, 아쉽게도 우리가 있는 3층 박스석까지는 새총으로 쏴도 올라오지가 않았다.

딱 10.9초를 남기고 위저즈가 자유투를 실패한 후에 공은 클리퍼스 소유인 상태지만, 스코어는 115-109의 6점 차이로 3점슛 두 개를 연달아 성공시켜야 겨우 동점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클릭해서 동영상을 보시면 관중들과 무용수의 댄스를 보여주는 이 때만 해도 경기는 거의 워싱턴의 승리로 끝난 분위기에 일찍 경기장을 나가시는 분들도 보였다. 그러나...

클리퍼스가 2.7초만에 3점슛 하나를 성공시키고는 다시 작전타임을 불렀고, 위저즈는 남은 8.2초 동안에 패스만 돌리면 이기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홈팀 관중들에게는 정말 실망스런 상황이 발생하는데, 사이드라인에서 심판에게 공을 건네받은 위저즈 선수가 패스할 자기 팀 선수를 찾지 못해서 5초 바이얼레이션으로 공격권이 클리퍼스로 그냥 다시 넘어간 것이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클릭해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는데, 클리퍼스 선수가 3점슛을 성공시키는 것은 물론, 슛동작에서 위저즈 선수가 파울을 하는 바람에 추가 자유투까지 얻게 된다. "Oh my god, Jesus!"

워싱턴의 승리를 확신하던 관중들의 '기립좌절' 속에 파란옷의 LA 선수는 1점짜리 보너스 자유투를 보란 듯이 성공시키고,

경기는 115-116으로 LA 클리퍼스의 대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고향팀 이긴다고 내기 할 걸..." 두 팀 모두 NBA 중위권에 한국에서는 딱히 인기가 없는 팀이라서, 이 경기를 다룬 뉴스기사는 딱 하나만 찾을 수 있었는데 (보시려면 클릭), 그 기사에 따르면 ESPN의 분석으로 35점차 경기가 뒤집어질 확률은 0.3%밖에 되지 않는단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더니, 농구는 4쿼터 10초 남았을 때부터인가... 그렇다면 우리들 인생은?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되고, 처음으로 NBA 농구경기를, 그것도 스위트 박스석에서 관람을 하는 등 여러가지 반갑고 좋은 시간을 보낸 저녁이었다. 이렇게 멋진 경험을 하도록 경기에 초대해주신 지인과, 한국에서 출장와 이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주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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