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블루리지

블루리지파크웨이(Blue Ridge Parkway)를 대표하는 구름다리인 린코브 비아덕트(Linn Cove Viaduct)

위기주부 2022. 2. 28.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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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워싱턴DC까지의 1차 대륙횡단 이사 겸 여행의 7일째 아침은 테네시(Tennessee) 주의 북동쪽 끝에 있는 도시인 존슨시티(Johnson City)에서 맞았다. 이전 글에서 6일째 아침도 테네시 녹스빌이라고 했었으니 횡단방향과 반대로 움직인 것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전날 스모키마운틴 국립공원을 구경한다고 남쪽으로 약간 우회하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북동쪽의 워싱턴DC 방향으로 계속 맞게 가는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은 것이다.

그래도 전날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 주의 애쉬빌(Asheville)에서 바로 버지니아로 향하지 않고 북쪽으로 산을 넘어 다시 테네시로 돌아온 이유는, 숙소 근처의 그레이(Gray)라는 마을에 사는 여기 아내의 친구집을 방문하기 위해서 였다.

맨발로 뛰어 나와서 우리를 반겨준 아일린은 아내의 직장 동료였는데, 우리보다도 먼저 LA에서 여기까지 대륙횡단 이사를 한 선배님이라 할 수 있다.^^ 고양이를 10마리 이상 키우는 '캣맘'이라 캠핑카를 빌려서 고양이들을 모두 태우고 이사를 해서 우리처럼 중간에 관광을 하지도 못했고, 횡단거리도 우리보다 400마일 정도 짧았지만 말이다.

월드컵이 열리는 축구장처럼 잔디를 깍아놓은 땅이 모두 이 집의 뒷마당이고, 그 오른쪽에 잔디 상태가 안 좋은 옆집과 다시 줄 맞춰 깍아놓은 옆옆집의 뒷마당이 담장도 없이 붙어있는데, 한 마디로 미국의 전원 주택단지의 스케일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축구장이 끝나는 곳에 코너킥을 차는 위치를 표시하는 막대기가 하나 세워져 있고, 그 너머로는 소들을 방목하는 목장이라고 해서, 집구경과 담소를 모두 마치고 떠나기 전에 함께 저 아래까지 하이킹(?)을 했다.

마침 소들이 이 쪽 나무그늘에 다 모여있어서 커다란 소가 '실례하는' 모습과 귀여운 송아지까지 원없이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아일린과 작별하고 여기서 바로 북쪽의 인터스테이트 81번 고속도로를 타서 6시간 정도만 운전하면 대륙횡단의 최종 목적지에 바로 도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하루의 시간이 더 남아있었고, 꼭 구경해야 할 곳이 있어서 19E 국도를 타고 다시 동쪽의 노스캐롤라이나 주로 들어갔다.

그랜드파더마운틴(Grandfather Mountain)은 전날 알아 봤을 때는 주립공원이라고 생각되어서 입장료를 조금 내더라도 방문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구글 스트리트뷰로 보여드리는 이 도로 옆 입구에서 자동차로 산 위로 올라가는 길은 사유지라서 성인 1인당 $22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다시 온다고 해도 아마 '할아버지 산'을 비싼 요금을 내고 이리로 올라갈 것 같지는 않아서, 유명하다는 장소 두 곳의 사진만 아래에 보여드리고 넘어간다.

1994년도 영화 <포레스트검프>의 유명한 대륙횡단 달리기 장면에서 아주 잠깐 나오는 이 오르막길이 산 위의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도로에서 찍은 것이란다. 그래서 Forrest Gump Curve라는 안내판도 붙여놓았다고 하는데, 다시 보니까 저 멀리 해뜨는 블루리지 산맥의 모습이 왠지 익숙하게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꼭대기 주차장에서 바로 걸어갈 수 있는 1952년에 만들어진 흔들다리인 Mile High Swinging Bridge가 인기있는 관광지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공원의 지도를 보면 사유지를 통과하지 않고 여기까지 하이킹으로 오는 트레일도 있기는 한데, 왕복거리가 제법 되어서 우리처럼 지나가는 여행객이 산을 타고 이 흔들다리를 구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여서 포기했다.

전날에 이어 다시 블루리지 공원도로(Blue Ridge Parkway)를 만나서 먼저 정차한 곳은 린코브 비지터센터(Linn Cove Visitor Center)인데, 구글맵에는 임시폐쇄라고 되어있지만 코로나 훨씬 이전부터 운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이 날 우리가 꼭 구경해야할 장소에 대한 안내판을 볼 수가 있었다.

블루리지파크웨이는 약 30년의 공사를 거쳐서 1966년에 전체 469마일 중에서 딱 한 구간만 제외하고는 완성되었다고 말씀드렸는데, 바로 그 미완의 구간이 여기 그랜드파더 산을 지나는 7.7마일로 평소처럼 산을 깍아서 길을 만드는 경우에 바위산의 절경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최초로 곡선의 육교(viaduct)를 조립해서 만드는 공법으로 1979년에 공사가 시작되어서, 당시 화폐로 1천만불의 공사비를 들여서 1983년에 완성이 되었다.

비지터센터를 떠나서 북향으로 조금 달리니 바위절벽과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을 정면에 두고, 좌우로 난간이 만들어져 있는 부드럽게 휘어진 도로를 지나게 되었다. "아~ 여기가 그 구름다리 위네! 그냥 다 지나가면 안 되는데..." 생각이 들었는데, 다리가 끝나고 조금 지나서 오른편에 Yonahlossee Overlook이라고 차를 안전하게 세울 수 있는 곳이 나왔다.

그리고 도로와는 튼튼한 난간으로 구분되어져서 차로 지나왔던 구름다리까지 다시 안전하게 걸어올 수 있는 트레일이 길옆에 잘 만들어져 있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린코브비아덕트(Linn Cove Viaduct)는 S자 모양으로 휘어진 전체길이가 약 380미터인 구름다리로 7개의 기둥 위에 153개의 콘크리트 조각을 조립해서 만든 것이라 한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드는 생각은... "적당히 터널을 뚫는 것이 훨씬 더 쉽지 않았을까?"

글의 제목 그대로 블루리지파크웨이를 대표하는 장소라서 'blue ridge parkway'로 이미지 검색을 해도 대부분 여기가 나온다. 그 사진들처럼 S자로 도로가 휘어진 모습을 좀 더 잘 볼 수 있을까 해서 위험하게 난간 위로도 올라가 봤지만 별반 다르지 않다. 검색에서 나온 사진들과 같은 풍경을 찍으려면 앞서 소개한 비지터센터에 차를 세우고 타나화 트레일(Tanawha Trail)로 0.5마일 정도 걸어서 도로 건너편 언덕 위로 올라가야 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서있던 약간 도로 아래의 바위까지 우리도 걸어와서 기둥과 육교를 가까이서 구경을 했다. 여기 도로 아래는 와봤으니까 다음 번에 이 길을 다시 지날 때는 꼭 비지터센터에서 트레일을 해서 도로 위로 올라가봐야 겠다!

소떼들과 함께 찍은 커플사진을 위에서 보여드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기서 찍은 커플셀카 한 장 더 투척한다~

돌아서 나오면서도 계속 사진을 찍게 되는 그런 멋진 풍경이었는데, 그래서 360도 풍경을 동영상으로도 하나 찍었으니 클릭해서 유튜브 비디오로 보실 수 있다.

난간에 앉아서 포즈를 잡으신 사모님 독사진도 한 장 찍어드리고는 겨우 주차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도로 건너편에는 불법주차를 막고 또 여기서 바로 언덕으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나무로 펜스를 예쁘게 만들어 놓았다.

다시 차를 몰고 블루리지파크웨이를 북쪽으로 달리면 Julian Price Memorial Park를 지나는데, 도로 바로 오른편으로 이렇게 작은 호수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가서 블로잉락(Blowing Rock)이라는 산속 마을에 있는 Moses H. Cone Memorial Park에 차를 세웠다.

여기는 리바이스(Levi's) 청바지 회사에 원단을 공급해서 "Denim King"이라 불렸다는 Moses and Bertha Cone 부부가 1901년에 만든 여름별장인 콘매너(Cone Manor)가 있지만, 내부투어가 중단된 상태라서 마굿간을 개조한 이 비지터센터의 화장실만 잘 이용하고, 아침에 아내의 친구가 이것저것 챙겨준 간식들로 점심을 해결했다. 시간 관계상 계속 블루리지파크웨이를 달릴 수는 없었기 때문에 Deep Gap에서 221번 국도로 빠져 Grassy Creek이라는 곳에서 마침내 대륙횡단 7일째만에 버지니아(Virginia) 주에 입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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