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맘모스케이브

켄터키주 맘모스케이브(Mammoth Cave) 국립공원의 대표적 동굴탐험인 히스토릭투어(Historic Tour)

위기주부 2022. 11. 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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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미서부 그랜드캐니언 동굴의 엘리베이터가 고장나는 바람에, 투어를 하던 사람들 중에서 좁은 비상계단을 이용한 탈출이 어려웠던 노약자들이 하루 넘게 지하에서 나오지 못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다행히 거기는 개인소유의 관광지로 동굴 속에 침실과 식당이 만들어져 있어서, 그 분들은 본의 아니게 1박에 약 150만원이나 하는 특별한 호텔에서 무료숙박을 한 셈이 되었다. 위기주부는 그 동굴을 2019년에 하바수 폭포 하이킹을 한 후에 직접 들어가 봤었는데, 이번 뉴스로 많은 분들이 검색으로 방문하셨던 그랜드캐년 캐번(Grand Canyon Caverns) 여행기는 여기를 클릭해 보실 수 있다. 땅속으로 들어가는 동굴투어는 이와 같이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는 다른 세상으로 들어간다는 느낌 때문인지 묘한 매력이 있어서, 우리 가족 3명 모두가 아주 좋아하는 여행코스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켄터키(Kentucky) 주에 있는 매머드 동굴 국립공원(Mammoth Cave National Park)을 구경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인 히스토릭투어(Historic Tour)를 막 시작했다.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아니라 지상에서 계단으로 여기까지 내려와서 철문을 통과하면 처음 Houchins Narrows 통로가 나오는데, 이름처럼 좁지도 않을 뿐더러 바닥에는 육각형의 보도블럭까지 깔아놓았다. (내셔널파크에 대한 소개와 동굴투어의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서 전편을 보시면 됨)

천장은 그대로 있고 바닥만 약간의 경사를 따라 계속 내려가기 때문에, 이렇게 걸을 수록 상하 공간이 점점 넓어지다가,

지하 140피트의 로툰다(Rotunda)에 도착하면 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루프를 돌게 되었다. 우리가 향하는 왼쪽 길의 옆으로는 돌과 목재를 쌓아서 나무 파이프(?)를 동굴속으로 계속 연결했던 흔적이 남아있는데, 옛날에 탄약의 원료가 되는 초석(saltpeter)을 채굴했던 광산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계속해서 보도블럭이 잘 깔린 브로드웨이(Broadway)를 따라서 동굴 속으로 더 들어가는데... "뭐야? 이거 이렇게 평탄한 길로 넓은 터널만 그냥 한바퀴 빙 돌아서 다시 나오는거 아니야?"

중간에 감리교회(Methodist Church)라는 넓은 공간에서 레인저가 옛날처럼 랜턴에 불을 붙인 후에 이 동굴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데, 실제로 1800년대에 여기에 사람들이 모여서 주일예배를 드렸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것이라 한다.

그리고는 마침내 다시 천장이 낮아지면서 계단이 나오고, 더 깊고 좁은 곳으로 내려가게 된다.

Gothic Avenue에 들어서면 낮은 천장에 옛날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목탄으로 예쁘게 써놓은 것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는데, 가운데 자세히 보시면 1850, 1838 등의 그들이 방문했던 연도를 확인할 수 있다.

갈림길에서 철제 다리를 건너면서 수직으로 만들어진 구멍인 Bottomless Pit을 몸을 내밀고 내려다 본다. 살짝 나온 위기주부의 신발 앞에는 바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옆으로는 다시 구멍이 계속해서 아래로 이어지는데, 확인해본다고 물건이나 돌을 던지지 말라는 표지판이 만들어져 있었다.

다리를 지나오면 이렇게 머리를 부딪힐 만큼 낮은 틈으로 만들어진 계단을 또 계속해서 내려가는데, 저 너머에 이 투어코스의 하이라이트 구간이 나온다. "괜히 걱정했네... 역시 동굴투어는 이래야 제맛이지~"

이름부터가 정말 특이하고 자극적인 구간이다. 팻맨스미저리(Fat Man's Misery)... '뚱뚱한 자의 비애'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는데, 보통 미국에서 공공장소에 이런 차별적인 표현을 써놓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아직까지는 천장이 좀 낮을 뿐이고, 특별하게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지만...

바로 이렇게 날씬한 사모님이 옆으로 서도 꽉 끼일 정도로 허리 아래만 좁게 파인 구간이 구불구불 휘어지면서 한참을 이어지는데, 정말로 뚱뚱한 사람들 특히 하체비만인 분들은 지나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다. (여기 하이라이트 구간을 지나는 영상은 본 포스팅의 마지막에 소개하는 유튜브 비디오에서 설명과 함께 보실 수 있음)

좁은 길을 무사히 다 빠져나와서 사람들이 안도하는 곳이 투어에서 가장 깊이 내려온 지하 280피트의 Great Relief Hall이고, 거기서 조금 더 걸어오면 여기 벤치가 잘 만들어져 있는 리버홀(River Hall)이 나왔다. 여기 갈림길에서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전편에서 설명드렸던 지하에 흐르는 강과 호수를 볼 수 있다지만, 우리가 참가하는 히스토릭 투어는 이제 저 조명이 설치된 계단을 따라서 위로 올라가게 된다.

안전하게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 이제 조금씩 지상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인데, 지금까지는 종유석이 있는 석회암 동굴이라기 보다는 폐광의 모습에 더 가깝다고 느끼실 것이다. 그건 이 투어가 옛날 사람들이 매머드 동굴을 처음 발견하고 관광지와 광산으로 개발했던 가장 쉬운 코스를 돌아보는 것이라서 그렇고, 얼어붙은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는 것 같다고 해서 프로즌 나이아가라(Frozen Niagara)라 불리는 거대한 종유석 등을 보려면 따로 만들어져 있는 정반대쪽 입구로 들어가는 다른 투어를 이용해야 한다.

그래도 이 투어에서 가장 멋진 볼거리가 마지막에 등장을 해주시는데, Sparks Avenue를 다 올라오면 사람들이 서있는 난간이 만들어진 절벽의 건너편에서 밝은 조명을 받고 있는...

맘모스돔(Mammoth Dome) 아래로 바위를 깍으며 수직으로 떨어지는 지하폭포를 볼 수 있다. 사진으로는 가운데 희미한 물줄기만 보이지만, 마지막에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의 뒷부분을 보시면 조명을 받으며 떨어지는 폭포수의 모습을 소리와 함께 보실 수 있다.

그 동안 야금야금 많이 내려왔기 때문에, 이제는 저 폭포 옆의 절벽을 따라서 잘 만들어놓은 철제 타워를 한참 올라가야 한다. 그 후에 나오는 Audubon Avenue를 따라 조금 걸으면 루프가 끝나면서 다시 로툰다를 만나게 된다.

들어올 때는 못 봤는데, 로툰다의 한 쪽 벽에는 1920년대에 만들어진 제1차 세계대전의 희생자를 기리는 기념비가 2개 만들어져 있다. 안내판의 설명을 보면 처음부터 기념비의 풍화를 막고 사람들에게 많이 보여줄 목적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에도 인기있는 관광지였던 이 동굴안에 일부러 만든 것이라 한다.

왔던 길을 돌아나가 지하입구를 막고있던 철문을 차례로 통과해서 밖으로 나가고 있는데, 다행히 철문이 고장나서 안에 갇히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투어그룹의 맨 뒤에 서서 우측통행으로 다시 지상의 광명을 찾아 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땅속에서 1시간반 이상을 있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세계에서 가장 긴 동굴 시스템이라는 켄터키주 맘모스케이브 내셔널파크(Mammoth Cave National Park)의 히스토릭 투어를 잘 마쳤다.

출구 계단에 잠시 서서 대륙횡단 여행기에서 빼먹으면 섭섭한 커플셀카 한 장 마지막으로 찍었다. 그렇게 전체 2시간 정도가 소요된 동굴투어 하나만 마치고는, 차를 몰고 1시간여 거리의 엘리자베스타운(Elizabethtown)에서 2차 대륙횡단 11일째의 밤을 보냈는데, 좀 일찍 숙소를 잡은 이유는 다음날 아침에 꼭 구경해야할 곳이 부근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매머드 동굴은 국립공원 연간회원권이 있어도 투어 할인이 없지만, 만 62세에 만들 수 있는 평생회원권인 시니어패스(Senior Pass)가 있으면 50% '경로할인'이 있었다! 어차피 은퇴 전에는 다시 와보기 힘든 곳이니까, 나중에 RV를 몰고와서 캠핑장에 몇일 세워놓고 이번에 못 본 Frozen Niagara와 River Styx 등의 다른 투어 2~3개를 반값에 모두 해볼 수 있기를, 그래서 이 카테고리에 여행기가 추가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그 때까지 블로그를 쓰고있을 지가 의문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P.S. 위기주부의 미국 국립공원 소개 시리즈의 세번째로, 블로그에 올린 2편의 맘모스케이브 국립공원 여행기의 내용을 하나로 묶어서 동영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에서는 생략한 동굴의 다른 모습과 직접 찍은 영상도 보실 수 있으므로, 아래 유튜브 비디오를 꼭 클릭해서 끝까지 한 번 봐주시고, 의견을 여기 블로그나 해당 영상에 댓글로 남겨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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