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내츄럴브리지

수백만년 동안 강물이 깍아낸 천연의 암석육교들, 유타주 내츄럴브리지(Natural Bridges) 준국립공원

위기주부 2011. 1. 22. 11:18
반응형
그랜드서클(Grand Circle) 여행 3일째에 모뉴먼트밸리를 출발한 우리가 북쪽으로 달려 도착한 곳은 유타주를 흐르는 콜로라도강의 남동쪽에 있는 내츄럴브리지 준국립공원(Natural Bridges National Monument)이라는 곳이다. (미국의 'National Monument'를 흔히 '국가기념물'이나 '국립명승지' 등으로 번역해 소개하기도 하는데, 국립공원과 마찬가지로 국립공원관리국(National Park Service)에서 관리를 하고 있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단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기서는 '준국립공원'으로 쓰고 <국립공원 여행기> 카테고리에 소개를 함)


아무것도 안나올 것 같은 고원지대의 숲길을 네비게이션을 따라 달리다 보면 이렇게 공원의 입구를 알리는 간판이 나오는데, 두 벽돌기둥에 걸쳐진 '브리지(bridge)'가 이 곳에서 무엇을 보게 되는지를 짐작케 한다. (모뉴먼트밸리에서 여기까지의 경로는 전편의 여행기를 클릭, 구글맵으로 공원의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입구에 있는 비지터센터 뒤로 보이는 하늘이 겁나게 푸른데, 여기가 정확히 해발 2001m의 고지대이기도 하거니와 반경 50km안에 사람이 사는 마을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밤에는 정말 하늘이 깜깜하다고 하는데, 그래서 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이 선정한 세계 최초의 '국제 깜깜한 밤하늘 공원(International Dark-Sky Park)'으로 선정되어서 2010년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 곳 밤하늘의 사진을 보시려면, 그랜드서클 여행계획 포스팅의 'Owachomo Bridge'를 보시기 바람)


비지터센터의 내부에는 지혜가 보고있는 고지대 사막의 생태계에 대한 설명과 인디언의 유적에 관한 해설을 비롯해, 사진에 보이는 잘 만들어진 공원의 모형이 있었는데, 모형의 위를 투명한 돔으로 씌워둔 것이 특이했다. 아마 모형속에 작게 만들어져 있는 구멍뚫린 브리지를 사람들이 자꾸 만져서 그런게 아닐까?^^


워낙에 외진 곳이라서 이 비지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기도 모두 자가발전으로 충당하는데, 디젤발전기를 쓰다가 매연을 없애기 위해서 최근에 많은 돈을 들여서 태양광발전기로 교체했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한 노력이다! 우리는 비지터센터 바로 뒤에 있는 피크닉테이블에서 컵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는 '천연의 암석육교들'을 구경하러 출발을 했다.


수백만년동안 강물이 깍아낸 3개의 거대한 천연의 암석육교가 있는 내츄럴브리지(Natural Bridges)는 1908년에 준국립공원에 해당하는 National Monument로 지정되었는데, 이는 현재 유타(Utah)주에 있는 자이언, 브라이스캐년, 캐피톨리프, 캐년랜드, 아치스의 5개 국립공원들 보다도 빠른 최초라고 한다. 하지만, 100년이 넘게 국립공원으로 승격이 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규모가 작고, 잘 알려지지 않은 외진 곳에 있어서 방문객이 적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 그 '소수의 매니아 방문객'에 포함된 뿌듯함을 가지고, 공원을 순환하는 일방통행 도로를 따라서 시파푸(Sipapu), 카치나(Kachina), 그리고 오와초모(Owachomo)의 3개 브리지를 둘러보자.


첫번째 Bridge View 주차장에 차를 대고, 절벽 끝으로 걸어가는 길... 지혜가 눈덩어리를 사진사에게 던지려 하고 있다~


여기서 보면 세계에서 두번째로 길다고 하는 Sipapu Bridge가 아래쪽으로 보인다. (배경과 같은 바위라서 구별이 잘 안되는데, 찾으셨나요?) 공중에 떠 있는 길이(span)만 약 82m이고, 바닥에서 67m 높이에 있는 다리 중간부분 '가느다란' 바위의 폭이 10m, 두께가 16m라고 한다. 여기에 살던 인디언들은 저 다리 아래로 자기의 조상들이 하늘에서 내려왔으며, 죽으면 자신들의 영혼도 저 문을 통해서 하늘나라로 올라간다고 믿었단다.


참고로 세계에서 제일 긴 Natural Bridge는 역시 미국 콜로라도강의 지류에 있는데, 정말로 강가의 무지개가 그대로 돌이 된 것 같이 아름다운, 위 사진의 Rainbow Bridge로 역시 준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공중에 떠있는 길이가 84m라고 한다. (바위가 자연적으로 허공에 떠있는 것 중에서 가장 긴 것은 아치스(Arches) 국립공원의 Landscape Arch로 길이가 88m임. 바위에 구멍이 뚫리는데 직접적으로 강물이 역할을 하는 경우에만 'Bridge'라고 구분해서 부르며, 이외의 경우는 그냥 'Arch'라고 부름)


이 협곡의 중간까지만 내려가면, Sipapu Bridge 아래로 인디언들의 하늘나라를 올려다 볼 수 있다고 해서, 절벽을 따라 내려갈 생각을 하고 트레일이 시작되는 다음 주차장으로 왔는데... 이렇게 경사진 바위에 눈이 많이 남아있어 미끄러워서 사진만 찍고 트레일은 포기해야 했다. 아내와 지혜가 서있는 절벽 아래로 다른 각도에서 본 Sipapu Bridge와 구멍 뚫린 그림자가 보인다. 여기서 지혜와 약속했다~ 눈 없는 여름철에 다시 와서, 저 아래까지 내려가보기도 하고 여기 캠핑장에서 깜깜한 밤하늘의 별들도 꼭 보기로...^^


다음 주차장은 Horse Collar Ruin Overlook으로 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트레일을 걸어가면, 저기 두 협곡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인디언 유적지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역시 이렇게 멀리서 바라만 보는 것으로 만족... (인디언 유적지는 다음 날 콜로라도주 메사버디(Mesa Verde) 국립공원에서 실컷 보게 됨^^)


바위를 오르내리는 트레일을 못해서 약간의 아쉬움을 가지고, 두번째 브리지인 Kachina Bridge View에 도착을 했다. 같은 털장갑을 끼고 손을 흔들고 있는 모녀의 뒤로, 하늘나라 인디언들이 쓰던 밥공기가 하나 떨어져 뒤집어져 있다...^^


아쉬움은 이렇게 눈싸움으로 날려 버리면서...


포장된 길을 따라서, 절벽 끝에 잘 만들어진 전망대에 도착을 했다.


이 공원에 있는 3개의 브리지중에서 가장 '젊은' - 즉, 강물에 의해서 바위에 구멍이 뚫어진게 가장 늦은 이 다리는, 그래서 다리의 길이는 62m로 짧지만 매달린 바위의 바위의 폭과 두께가 각각 13m와 28m로 직전의 Sipapu Bridge보다 훨씬 육중하다. 또, 가장 하류에 있어서 지금도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강물이 다리 아래로 흐르면서 침식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공원 안내지에 있는 이런 브리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한 그림을 직접 사진 찍어서 올린다. 평평한 땅을 구불구불 흐르던 강물의 침식작용에 의해서 세번째 그림처럼 두 평지를 잇는 다리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네번째 그림을 보면 두 강물이 만나는 곳에서는 앞서 소개한 레인보우브리지와 같은 모양의 암석육교가 생기기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런 거대한 천연의 암석육교들을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인가? 아니다...^^ 가장 경이롭고 아름다운 모양을 가진, 마지막 세번째 Owachomo Bridge는 트레일을 따라 절벽 아래로 걸어내려가서, 수백만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그 길고 가느다란 바위를 바로 아래에 서서 올려다보게 된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