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

링컨 탄생지(Abraham Lincoln Birthplace) 국립역사공원과 켄터키 버번트레일(Kentucky Bourbon Trail)

위기주부 2022. 11. 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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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이 암살당한 워싱턴DC의 포드 극장(Ford's Theatre)을 얼마 전에 소개하면서 (포스팅을 보시려면 클릭), 작년의 2차 대륙횡단에서 그의 출생지도 방문을 했었다는 말씀을 마지막에 드렸었다. 미국 중서부 켄터키 주의 엘리자베스타운(Elizabethtown)에서 대륙횡단 12일차 아침을 맞았는데, 거기서 남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호젠빌(Hodgenville)이라는 시골마을 농장의 작은 통나무집에서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이 1809년 2월 12일에 태어났다.

10월의 마지막 날이었지만 아주 파랗게 잘 다듬어진 잔디 언덕에 만들어 놓은 링컨 탄생지 국립역사공원(Abraham Lincoln Birthplace National Historical Park)의 간판이 보인다. 일찌기 1916년에 내셔널파크(National Park)로 지정되어 전쟁부에서 관리하다가, 1939년에 국립공원청으로 이관되면서 국립역사공원으로 변경이 되었단다.

주차장에 우리 이삿짐차 말고는 다른 차도 없었던 것 같고, 일요일 아침에 문 열자마자 와서 방문객이 우리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나지막하게 만들어 놓은 비지터센터의 안으로 들어갔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당시 코로나 때문에 최대 수용인원이 15명이라는 안내판을 세워놓은 내부에는, 역시 직원 1명 이외에 다른 사람은 보이지가 않았다. "앗싸~ 1등이다! ㅎㅎ"

머리에 예쁜 레이스 두건을 쓰고 엄마품에 안긴 아기가 링컨 대통령이니까, 아마도 수 많은 그의 동상들 중에서 가장 어린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링컨의 할아버지가 가족들을 이끌고 버지니아에서 켄터키로 이주를 했는데, 그는 인디언의 습격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 토머스는 당시로는 가장 변방인 땅에서 목수일을 배우면서 개척자(Frontier) 가족을 꾸렸다. (참고로 빨간 점으로 표시된 링컨이 소년시절을 보낸 인디애나와, 사회생활을 시작한 일리노이에도 NPS가 관리하는 국립공원이 각각 있어서, 이 곳과 DC의 포드극장 및 기념관까지 총 5곳이 관리되고 있음)

링컨의 아버지 토머스(Thomas)와 어머니 낸시(Nancy)는 1806년에 결혼을 해서 첫 딸을 낳고, 1808년에 200달러에 여기 농장을 매입해서 사진과 비슷한 작은 통나무집을 짓고 살면서 둘째 링컨을 낳았다고 한다. 대강 이 정도 둘러보고 전시관의 옆문으로 나가서 조금 걸어가면 기념물이 보이는데...

"앗! 우리보다 먼저 온 아낙네들이 있었네..." 링컨 탄생 100주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2년여 후인 1911년 11월에 당시 태프트(William H. Taft) 대통령을 비롯한 3천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헌정식이 열렸는데, 유명한 워싱턴DC의 링컨기념관(Lincoln Memorial) 보다도 11년이나 먼저 만들어져서 링컨 대통령을 기리는 최초의 기념물이란다.

아낙네들이 무슨 중요한 사진을 찍는 것 같아 밑에서 좀 기다린 후에, 링컨이 사망한 나이에 정확히 맞춘 56개의 계단을 걸어 올라간다. 기념관의 뒤쪽으로 돌아가면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나오는데, 그 안에는...

통나무집(log cabin) 한 채가 실내에 만들어져 있다! 전시실에 사진으로도 남아있던 통나무집의 목재를 이용해서 이 안에서 다시 조립을 한 것이라는데... 한 때는 그 사진 속의 통나무집에서 링컨이 실제 태어났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고, 그냥 이와 비슷하게 생겼을 허름한 농부의 집에서 링컨 대통령이 태어났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 뿐이라고 현재는 설명되어 있다.

기념관을 나와서 다시 56개의 계단을 내려오면, 그 옆으로 여기 농장의 이름이기도 했던 싱킹스프링(Sinking Spring) 우물이 아직 남아있어서 밑으로 내려가보고 있다.

대륙횡단기 전편의 매머드 동굴 국립공원 여행기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켄터키주는 카르스트 지형이라서 땅이 꺼진 곳에 지하수가 고인 우물이 많은데, 여기는 더 이상 물은 보이지 않고 지금은 젖은 낙엽들만 잔뜩 구멍에 쌓여 있었다.

상쾌한 시골의 아침 공기를 맡으며 잘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서 공원을 좀 더 걸어보기로 했다.

기념관이 만들어지고 방문객이 늘어나자, 바로 인접한 사유지에 1928년에 Nancy Lincoln Inn 건물과 그 옆으로 개별숙소로 사용되는 4개의 캐빈이 만들어져 2차대전까지는 성황리에 영업을 했다는데, 지금도 옛모습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 지붕에 올라 앉아서 아침 햇살에 젖은 날개를 펼쳐서 말리는 새들의 모습인데, 커다란게 독수리처럼 보였다.

기념관이 정면으로 보이는 공터에 만들어져 있던 벤치와 모형을 지나서 주차장으로 돌아갔는데, 비지터센터 뒤쪽의 숲속으로도 보드워크를 잘 만들어 놓아서 좀 더 걸어보기로 했다.

브로셔에 '대통령의 발자취(Pathway of a President)'라 되어있는 이 보드워크의 완만한 경사를 따라서, 휠체어로도 기념관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다.

노란 단풍이 든 깨끗한 아침 숲속을 참 기분좋고 편하게 걸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래서 커플셀카를 찍는데 웃음이 절로 나왔던 모양이다...^^ 이렇게 링컨 탄생지(Abraham Lincoln Birthplace) 국립역사공원 방문을 마치고 공원 밖으로 나갔는데, 차에 기름을 넣어야 해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주유기가 있는 가게로 들어갔다.

그 오래되어 보이는 주유소의 이름도 Lincoln's General Store였다. 그리고 대륙횡단을 계속하기 위해서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데로 시골길을 조금 달렸는데, 도로 왼편으로 똑같은 이름의 국립공원 간판이 또 등장을 해주시는 것이 아닌가!

같은 공원 이름의 아래에 작게 'Boyhood Home Unit'이라고 된 이 곳은, 링컨이 태어난 농장이 소유권 문제에 휘말려, 2살때 북동쪽으로 10마일 떨어진 여기 놉크릭(Knob Creek)으로 가족이 쫒겨난 곳이다. 커다란 건물은 비지터센터로 사용되는 이 마을의 태번(Tavern)이었고, 역시 그 옆의 작은 통나무집같은 곳에서 8살쯤까지 살다가 가족이 인디애나 주로 이사했단다. 우리는 그냥 지나쳤기 때문에 구글 스트리트뷰 사진만 가져와 보여드리는데, 연초에 미국을 방문한 후배가 선물했던 버번의 이름이 이 곳의 지명을 딴 'Knob Creek'이었다. (여기를 클릭해서 마지막에 그 술병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음)

켄터키 주에서도 루이빌과 렉싱턴, 그리고 남쪽의 바즈타운(Bardstown)을 연결하는 삼각형 지역에 유명한 양조장(distillery)들이 많아서, 켄터키 버번트레일(Kentucky Bourbon Trail)이라고 여기 양조장들을 둘러보는 관광코스가 유명하단다. 위기주부도 짐빔(Jim Beam)과 와일드터키(Wild Turkey) 등은 들어본 상표이지만, 대륙횡단을 2~3일 안에 마쳐야 했기 때문에 그냥 지도에 'BG Parkway'라 표시된 길로 렉싱턴(Lexington)까지 달렸다.

그 도로에는 이렇게 관광지를 알리는 갈색의 표지판으로 양조장을 찾아 나가는 출구를 알려주고 있었다. 참고로 이 길의 풀네임은 Bluegrass Pkwy로 미국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잘 자라는 잔디의 품종으로 유명한 켄터키 블루그래스(Kentucky Bluegrass)에서 따온 것이다. 그리고 렉싱턴에서 64번 고속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달리다가 그레이슨(Grayson) 마을의 맥도널드에서 늦은 점심으로 버거를 샀지만, 패티가 거의 익지 않아서 홈페이지에 리뷰만 남기고 그냥 계속 달려서 켄터키 주를 떠났었는데, 저녁에 매니저로부터 "가게로 다시 오시면 공짜로 버거를 제공하겠다"는 전화가 걸려왔던게 기억난다~ 미래에 그 '공짜버거'도 챙겨먹고, 버번 양조장도 방문하고, 또 매머드 동굴의 '얼어붙은 나이아가라 폭포'도 구경하기 위해서, 다시 켄터키를 방문할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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