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모하비

모하비사막에 있는 프로비던스산맥 주립공원의 미첼동굴(Mitchell Caverns)과 캠핑장

위기주부 2010. 10. 2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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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숭숭 뚤린 홀인더월(Hole-In-The-Wall)을 뒤로하고, Black Canyon Road를 돌아내려와 다시 Essex Road로 올라가면 이렇게 왼쪽에 캘리포니아 주립공원 표시와 오른쪽에 프로비던스산맥(Providence Mountains) 주립공원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정면에 보이는, 평평한 사막에 우뚝 솟은 바위산 정상의 높이가 무려 6,996ft로 해발 2,132m나 된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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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도 없는 비탈길을 오르면 이렇게 주립공원안내소가 나오는데, 월요일인데도 이 황무지에 많은 자동차와 사람들이 보인다. 이 사람들은 모두 이 산맥 중턱에 있는 석회 동굴인 미첼캐번(Mitchell Caverns)의 가이드투어를 하려고 여기에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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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는 어김없이 캠핑카들이 보이는데, 앗! 왼쪽구석에 있는 저 빨간텐트는? 그렇다... 우리는 오늘 여기서 캠핑을 하기로 했다. 여기의 높이는 해발 약 1,300m이고, 아득히 멀리 40번 프리웨이가 동서로 지나가는 저 사막 아래의 높이는 해발 약 600m이다. 관광가이드북에 있던 '광대한 적막감'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 밤에는 아주 '심각한 적막감'이 될 것 같은 불길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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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는 오후 1:30에 딱 1번만 있는 가이드투어가 시작되었다. 정원이 25명인데 매진이 되어서 늦게 온 사람은 그냥 돌아갔다. 레인저가 동굴의 유래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는데, 광산개발을 하다가 발견된 석회암 동굴을 Jack & Ida Mitchell 부부가 여기에 살면서 휴양지로 운영했는데, 1954년에 캘리포니아주가 이 땅을 사들여서 동굴투어가 가능한 주립공원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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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탈을 따라 만들어진 길을 10분쯤 걸어가니 이렇게 동굴의 입구가 나왔는데, 우리는 오른쪽 콧구멍(?)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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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는 가이드 없이는 못 들어가도록 출입문이 잠겨져 있었다. 처음으로 해보는 진짜 동굴 구경에 지혜가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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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내려가서 레인저가 조명을 켜자 이렇게 진짜 종유석이 머리위에 매달리고 거대한 석주가 있는 석회암 동굴이 나왔다. 그런데 잠깐! 여기는 모하비사막에서도 해발 1,300m가 넘는 곳의 땅속인데 어떻게 이런 석회암 동굴이 있을 수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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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인 Queen's Chamber인데, 레인저가 레이저로(^^) 종유석들을 가리키며 자세히 설명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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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5천만년 전에는 바다속에 있어서 석회질 성분이 쌓인 이 곳이 육지가 된 이후에 1200만년 전까지는 비가 많이 오는 기후라서 땅속으로 스며든 빗물이 석회질을 녹이면서 이 동굴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뭐, '장대한 지구 역사의 신비'라고... 지금은 이 땅이 비가 많이 오지 않는 사막이 되어버린 관계로 더 이상 이 동굴의 종유석들이 성장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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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시간반의 흥미로웠던 투어를 마치고 캠핑장으로 돌아오니 오후 3시가 좀 넘었을 뿐인데, 벌써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곳은 사이트가 6개밖에 없어서 빈자리가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었는데, 반대로 캠핑카들은 모두 떠나고 결국 우리만 남았다!

겨울에 사막에서는 해가 지기 시작하면 바람이 무섭게 분다. 조슈아트리국립공원에서도, 안자보레고주립공원에서도 그랬다. 이 날 저녁에는 사진이 없다. 정신없이 부는 바람과 갑자기 내려가는 기온 때문에, 하도 급하게 장작불을 피워서 삼겹살을 구워서 먹는다고, 사막의 보라빛 일몰을 찍지를 못했다. 또, 빈 텐트가 날아갈까봐 빨리 들어가서 잔다고 무수한 별들도 찍지를 못했다.

텐트가 부러질까 걱정하면서 어렴풋 잠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사람들 소리에 잠을 깨서 시계를 보니... 엥! 저녁 9시30분? ^^ 거짓말처럼 바람은 잠잠해지고, 늦게 캠핑장에 도착한 남자 3명이 멀리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아주 가까이 들렸다. 다행히 지혜는 계속 잘 잤지만, 아내와 나는 4개월만에 침낭에서 자서 그런지 새벽까지 계속 잠을 자는둥 마는둥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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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보기 위해서 6시에 밖으로 나와보니, 어제 밤에 도착한 남자가 텐트도 없이 식탁을 침대삼아서 침낭에 들어가 자고 있다. 젊어서 가능한 건지, 아니면 이슬이 안내리는 건조한 사막이라서 가능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텐트없이 자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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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잘 보기 위해서 언덕으로 걸어가보니 다른 한 명은 벌써 일어나서 저 아래에 내려가 있다. (절대 일 보는 것을 찍은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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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유카(Mojave Yucca) 너머로 떠오르는 사막의 일출이다. 하지만, 카메라 과다노출로 하얗게 된 이런 멋없는 하늘이 절대로 아니다! 일출 사진은 정말로 찍기가 어려운 것 같다. 역광을 받는 풍경을 살리면서, 불타는 붉은 하늘도 같이 표현하는 쉬운 방법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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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 사막의 바위산이 아침 첫 햇살에 그야말로 붉게 물들었다. 식탁위의 친구는 잠시 고개들고 일출을 보더니, 돌아누워 계속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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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에서 30군데 이상에 텐트를 쳤었는데, 이렇게 텐트속에서 지평선 위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가격이 $12인 홀인더월 캠핑장을 놔두고, $25이나 하는 여기 주립공원 캠핑장에 온 이유 두가지는 바로 이 일출과 수세식화장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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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텐트를 걷어서 내려가는 길에 돌아보니, 총각 3명이 광할한 사막의 기운을 받으며 무슨 요가와 같은 동작을 하고 있었다. 동굴도 좋지만, 명색이 사막에 왔으니 모래를 밟아봐야지... 그래서, 이제 미국에서 제일 높은 모래언덕이라고 하는 Kelso Dunes와 한국 동해 백사장에 있는 정동진역이 울고 갈 것 같은, 모하비사막의 한가운데에 기차역이 남아 있는 '켈소(Kelso)'로 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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